14일 세차게 내리는 비속을 뚫고
안동으로 향했다.
안동대 강당에서 식전행사로
하회탈춤 별신굿 맛배기와
배꼽을 드러내 놓고 엉덩이를 돌려가며
흔들어대는 밸리댄스로 눈요기를 하였다.
15일 아침이 되자 다행히 비가 그쳐
오후부터 경기가 시작된다기에
같이 간 동료와 어디 가서 점심이나 하자고
걸어나와 안동댐으로 향했다.
차도 없이,
걸어가면 물가에 메기탕집이 나오겠지
막연한 기대를 하고 약나 가파른 댐길을
걸어올라갔으나 한참 걸어가도 식당은 커녕
집 한채도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는 택시도 없고 할 수 없이
히치하이킹을 하기로 하고 지나가는 차량들마다
손을 들어보았으나 헛수고 였다.
땡볕에 서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허어 그것 참 안동 인심 한 번 고약하네 하고 욕하며
기진맥진 하는 찰라
지나가던 차 한대가 스르르 멈추는게 아닌가.
어이쿠 이제야 살았구나 싶었다.
어디가냐고 물길래 식당에 점심 먹어러간다고 했더니
자기가 소문난 집을 소개해 주겠다며 그 집까지 태워다 주었다.
고맙다고 점심을 대접하겠다고 했더니 처음엔 사양하더니
자기도 절에 들어가서 식사를 하려던 참이라며 같이
"동악골 가든"으로 들어갔다.
이집은 메기매운탕, 쏘가리매운탕이 유명하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다리를 건너 골짜기에 있는 관음사에 들러
비구니 스님이 직접 덖어서 만들었다고 하는 녹차와 항차를
대접받았다.
마흔 정도쯤 돼 보이는 스님은 운문사 승가대학을 나왔다고 하며
절에서 청국장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고 한다.
차에 상당히 심취해 있으며 다기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문경산,밀양산,그외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문경산이 제일 낫더라고 하는데 작은 찻잔 5개와 차 주전자
한 세트에 80만원 한다고 좀비싸다고 한다.
안동은 인구도 얼마되지 않아
잘못하면 남의 입질에 오르내리기 쉬워서
자기는 동네 노인들이나 아이들은 가끔 차를 태워다 주는데
남자들은 잘 태우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었다.
어쨌든 소중한 인연으로 맛있는 차를 몇잔 얻어 마시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