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가자야(失家者也)
집을 잃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삶과 죽음의 근본을 모른다는 말이다.
失 : 잃을 실(大/2)
家 : 집 가(宀/7)
者 : 놈 자(耂/4)
也 : 어조사 야(乙/2)
출전 : 열자(列子) 第1篇 천서(天瑞)
이 성어는 열자(列子) 천서(天瑞)편에서 안자(晏子))가 한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안자(晏子)가 말했다. “그렇구나! 옛 부터 죽음은 있었던 것이다.
晏子曰 : 善哉. 古之有死也.
어진 사람은 죽음을 편히 쉬는 것이라 여겼고, 어질지 못한 사람은 죽음을 자연법칙에 굴복하는 것으로 여겼으며, 죽음은 덕(德)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仁者息焉, 不仁者伏焉; 死也者, 德之□也.
옛 사람들은 죽은 사람을 (고향; 사람의 처음) 돌아가는 사람(歸人)이라 말 하였다. 죽은 사람은 돌아 간 사람(歸人)이라 한다면, 살아있는 사람은 돌아다니는 사람(行人)이니, 돌아 다니면서 돌아가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집(고향)을 잃은 사람이다(失家者也).
古者謂死人爲歸人. 夫言死人爲歸人, 則生人爲行人矣, 行而不知歸, 失家者也.
한 사람이 집을 잃으면 한 세상이 그를 비난하지만, 천하가 집을 잃으면 잘못 됨을 아는 사람이 없다.
一人失家, 一世非之;
天下失家, 莫知非焉.
사람이 고향을 버리고, 일가친척을 떠나, 집안일을 돌보지 않고 사방으로 돌아다닌다면 사람들은 그를 어찌 사람이라 하겠는가? 세상 사람들은 반드시 그 일컬어 미치고 방탕한 사람이라 할 것이다.
有人去鄕土, 離六親, 廢家業, 遊於四方而不歸者, 何人哉? 世必謂之爲狂蕩之人矣.
또 사람이 물질적 세상을 중요하게 여기고, 자기의 재주가 교묘하고 능숙한 것을 자랑하고 명예를 따르며, 과장을 일삼고, 그침을 모른다면 어찌 사람이라 하겠는가? 세상은 그를 지모가 있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
又有人鍾賢世, 矜巧能, 脩名譽, 誇張於世, 而不知已者, 亦何人哉? 世必以爲智謀之士.
그러나 이 두 종류의 사람은 다 집(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세상 한쪽은 함께하나 한쪽은 편들지 않는다. 오직 성인만이 함께할 사람을 알고, 떠날 사람을 안다.”
此二者胥失者也.
而世與一不與一.
唯聖人知所與, 知所去.
도연명(陶淵明), 또 한 번의 歸去來
자공 : 선생님, 저는 이제 쉬고 싶습니다.
공자 : 살아서는 편히 쉴 곳이 없느니라.
자공 : 그러면 제가 쉴 곳은 어디에도 없는 것입니까?
공자 : 있기야 하지. 저 무덤이 바로 네가 편히 쉴 곳이다.
자공 : 아! 죽음이란 군자에게는 편안한 휴식이지만, 소인들에겐 공포의 대상이군요(君子息焉, 小人伏焉).
공자 : 너는 벌써 그것을 깨쳤구나. 사람들은 모두 삶의 즐거움만 알고 괴로움은 모르며, 늙음이 피곤한 줄만 알고 편안한 것은 모른다. 죽음이 나쁘다고만 알 뿐 그것이 휴식이라는 것을 모른다.
(列子 天瑞)
공부에 싫증난 자공이 어느 날 스승 공자와 나눈 문답이다. 물론 '아직 삶을 모르는데 죽음을 어찌 알겠는가(未知生,焉知死)'라며 철저한 현세주의를 내세운 공자 학단에서 오갔을리 만무한 꾸며 낸 이야기일 뿐이다.
열자는 장자와 함께 죽음의 주제를 다양하게 변주하고 있는데, 이 문답 바로 다음에는 중국적 생사관을 대표하는 유명한 문장이 뒤따른다.
'옛날에는 죽은 이를 '돌아갔다(歸人)'고 했다. 그러므로 인생은 '길을 가는 것(行人)'이라고 할 수 있다. 길을 떠돌며 돌아갈 줄 모른다면 이는 곧 집을 잃은 사람이다(行而不知歸, 失家者也).'
그래서 하우(夏禹)는 '삶이란 이 세상에 잠시 머무는 임시 거처일 뿐, 죽음이야 말로 고향에 돌아가는 것(生寄也, 死歸也)'이라고 했고, 이백은 '인생은 나그네(生者爲過客)'라고 노래했던 것이다.
도연명(陶淵明)은 전원 시인, 은일(隱逸) 시인으로 일컬어지지만 죽음의 문제를 천착한 시인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마흔 한 살 때 다섯 번째 사표를 던지고 '돌아가련다(歸去來)'를 노래하며 귀향했다.
가난한 은자의 도도한 즐거움을 만끽한 대선배의 삶을 소식(蘇軾)은 이렇게 흠모했다. '연명은 벼슬하고 싶으면 나가서 했고, 은퇴하고 싶으면 바로 물러났다. 그렇다고 고결하다고 자처하지 않았다. 배 고프면 남의 대문 두드리기를 마다 않았고, 넉넉할 땐 닭 잡고 술 빚어 손님을 청했다.'
(동파평론집東坡題跋)
시인은 자연을 노래하고 음주를 찬양하는 속에서도 어떻게 죽음을 맞을 것인가라는 문제를 내려놓지 않았다. 예순 세 살의 시인은 마침내 '나의 만가(挽歌詩)' 3수와 제문을 스스로 짓고 세상을 떠났다.
自祭文(자신을 제사하는 글)
도 아무개는 이제 잠시 머물렀던 여관을 떠나 본가로 돌아가려 한다(陶子將辭逆旅之館, 永歸於本宅)
(…)
수명은 백 살을 누렸고 몸도 자유롭게 살았다. 살 만큼 살고 늙어서 죽는데 무엇을 또 바랄 것인가
(…)
내 무덤엔 봉분도 없고 나무도 심지 않아, 해와 달이 그저 지나가리라.'
(自祭文)
形影神-神釋(정신이 하는 말)
자연의 대변화 물결 속에 무엇을 기뻐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랴. 끝내야 할 것이면 끝내면 그만이니,더 곰곰이 생각할 것도 없다.
육신과 그림자가 잘 죽는 방법을 서로 다투는데 정신이 끼어들어 이렇게 훈수했다. 시인의 생사관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중국인에게 정신적 스승이었던 석학 지셴린(季羨林)이 얼마 전 98세로 타계했다. 이 귀절을 평생 좌우명으로 실천했던 그도 아흔 살이 넘어서야 겨우 죽음에 담대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나라의 원로가 이런 여여(如如)로운 정신을 지닐 때 그 사회의 품격 또한 고상해지는 법이다.
열자(列子) 천서편(天瑞篇)
만물의 존망변화는 모두가 자연의 상서로운 조짐이다.
10.죽음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晏子曰 : 善哉, 古之有死也! 仁者息焉, 不仁者伏焉。
안자(晏子)가 말하였다. “훌륭하다, 옛날에 있던 죽음이여! 어진 사람은 휴식을 하고, 어질지 못한 사람은 굴복을 한다.”
死也者, 德之徼也。
죽음이라는 것은 덕이 돌아갈 곳이다.
古者謂死人為歸人。
옛날에는 죽은 사람을 일러 ‘돌아간 사람’이라 하였다.
夫言死人為歸人, 則生人為行人矣。
무릇 죽은 사람을 돌아간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곧 산 사람은 ‘행인(行人)’이라 한다.
行而不知歸, 失家者也。
길을 가면서 돌아갈 줄 모른다면 그는 집을 잃은 사람이라 할 것이다.
一人失家, 一世非之;
天下失家, 莫知非焉。
한 사람이 집을 잃으면 온 세상이 그를 비방하지만, 천하가 집을 잃으면 비난할 줄 모른다.
有人去鄉土, 離六親, 廢家業, 遊於四方而不歸者, 何人哉? 世必謂之為狂蕩之人矣。
어떤 사람이 고향을 떠나 육친을 버리고 집안일을 내던지고 사방으로 유랑하면서 돌아가지 않는 사람은 어떠한 사람이라 하겠는가? 세상에서는 반드시 그를 일러 방탕한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又有人鍾賢世, 矜巧能, 脩名譽, 誇張於世, 而不知己者, 亦何人哉? 世必以為智謀之士。
또 어떤 사람이 육체적인 삶을 중히 여기고, 교묘한 능력을 뽐내고, 명예를 닦아 세상에 과장된 자랑을 하면서도 그칠 줄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 또한 어떠한 사람이라 하겠는가? 세상에서는 반드시 그를 지혜와 꾀가 있는 사람이라 여길 것이다.
此二者, 胥失者也。
이 두 사람은 모두 다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而世與一不與一, 唯聖人知所與, 知所去。
세상 사람들은 한쪽 편은 들어 주면서도 다른 한쪽 편은 들어주지 않지만, 오직 성인(聖人)만이 편들어 줄 것을 알고 버릴 것을 안다.
안자(晏子) : 안영(晏嬰)은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齊)의 명재상이다. 자는 중(仲), 시호는 평(平)이다. 안약(晏弱; 안환자晏桓子)의 아들로, 제나라 래(萊)의 이유(夷維) 사람이다.
제 영공(靈公), 장공(莊公), 경공(景公) 3대를 섬긴 재상으로서 절약 검소하고 군주에게 기탄없이 간언한 것으로 유명하였다. 안평중(晏平仲) 혹은 안자(晏子)라는 존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안자는 삶과 죽음을 길을 가는 사람과 돌아가는 사람으로 구분하여 죽음은 덕이 회귀하는 것으로 인정하였으며, 세상을 도피하는 사람과 세상에 아부하는 사람 모두를 경계하였다.
이는 삶과 죽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부족이라고 말하고 오직 성인만이 삶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하였다.
▶️ 失(잃을 실, 놓을 일)은 ❶형성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乙(을, 실)로 이루어졌다. 손에서 물건이 떨어져 나가다의 뜻이 전(轉)하여 잃다의 뜻이다. 또는 손발을 움직여 춤추다가 감각을 잃어버린 멍한 상태를 본뜬 글자라고도 한다. ❷상형문자로 失자는 ‘잃다’나 ‘달아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失자는 夫(지아비 부)자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失자는 夫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失자의 금문을 보면 手(손 수)자 옆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손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 失자는 손에서 물건을 떨어트려 잃어버렸다는 의미에서 ‘잃다’라는 뜻을 갖게 된 글자이다. 그래서 失(실, 일)은 노름판에서 잃은 돈의 뜻으로 ①잃다, 잃어버리다 ②달아나다, 도망치다 ③남기다, 빠뜨리다 ④잘못 보다, 오인하다 ⑤틀어지다 ⑥가다, 떠나다 ⑦잘못하다, 그르치다 ⑧어긋나다 ⑨마음을 상하다 ⑩바꾸다 ⑪잘못, 허물 ⑫지나침 그리고 놓을 일의 경우는 ⓐ놓다(일) ⓑ놓아주다, 풀어놓다(일) ⓒ달아나다, 벗어나다(일) ⓓ즐기다, 좋아하다(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잃을 상(喪), 패할 패(敗),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얻을 득(得)이다. 용례로는 잘못하여 그르침을 실수(失手), 조치를 잘못함을 실조(失措), 자격을 잃음을 실격(失格), 희망을 잃어버림을 실망(失望), 시력을 잃음을 실명(失明), 일에 성공하지 못하고 망함을 실패(失敗), 효력을 잃음 실효(失效), 생업을 잃음을 실업(失業), 주의를 잘 하지 못하여 불을 냄을 실화(失火), 처지나 지위를 잃음을 실각(失脚), 언행이 예의에서 벗어남을 실례(失禮), 본 정신을 잃음을 실신(失神), 축나서 없어짐을 손실(損失), 종래 가지고 있던 기억이나 자격 등을 잃어버림을 상실(喪失), 조심을 하지 않거나 부주의로 저지른 잘못이나 실수를 과실(過失), 얻음과 잃음 또는 이익과 손해를 득실(得失), 불에 타 없어짐을 소실(燒失), 어디로 사라져 잃어버림을 소실(消失), 물건을 잃어버림을 분실(紛失), 떠내려가서 없어짐을 유실(流失), 말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실마치구(失馬治廐), 잃은 도끼나 얻은 도끼나 한가지라는 실부득부동(失斧得斧同), 정신에 이상이 생길 정도로 슬피 통곡함을 실성통곡(失性痛哭), 물건을 아무렇게나 써 버림을 실어공중(失於空中), 헛된 말로 말을 잃어버리고 터놓고 말을 하지 않아 사람을 잃는다는 실언실인(失言失人),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실우치구(失牛治廐) 등에 쓰인다.
▶️ 家(집 가, 여자 고)는 ❶회의문자로 宊(가)와 동자(同字)이고, 姑(시어미 고)와 통한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안에서 돼지(豕)를 기른다는 뜻을 합(合)하여 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家자는 '집'이나 '가족'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家자는 宀(집 면)자와 豕(돼지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예로부터 소나 돼지와 같은 가축은 집안의 귀중한 재산이었다. 그러니 도둑이 훔쳐가지 못하도록 곁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전했을 것이다. 그래서 고대 중국에서는 돼지우리를 반지하에 두고 그 위로는 사람이 함께 사는 특이한 구조의 집을 지었었다. 아직도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집하는 중국의 일부 소수민족은 집안에 돼지를 기르고 있다. 家자는 그러한 가옥의 형태가 반영된 글자이다. 그래서 家(가)는 (1)일부 한자어 명사(名詞) 다음에 붙어 그 방면의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나 또는 어떤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일에 능하거나 또는 지식이 남보다 뛰어난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3)어떤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 (4)성 다음에 붙어, 그 집안을 나타내는 말 (5)호적상, 한 가(家)로 등록된 친족의 단체 등의 뜻으로 ①집 ②자기(自己) 집 ③가족(家族) ④집안 ⑤문벌(門閥) ⑥지체(사회적 신분이나 지위) ⑦조정 ⑧도성(都城) ⑨전문가 ⑩정통한 사람 ⑪용한이 ⑫학자(學者) ⑬학파(學派) ⑭남편(男便) ⑮아내 ⑯마나님(나이가 많은 부인을 높여 이르는 말) ⑰살림살이 ⑱집을 장만하여 살다 그리고 ⓐ여자(女子)(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당(堂), 집 우(宇), 집 택(宅), 집 실(室), 집 궁(宮) 등이 있다. 용례로는 부부를 기초로 하여 한 가정을 이루는 사람들을 가족(家族), 한 가족으로서의 집안을 가정(家庭),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집에서 나가 돌아오지 않음을 가출(家出), 대대로 전하여 내려오는 집안의 보물을 가보(家寶), 집안 식구를 가구(家口), 남에게 대하여 자기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친(家親), 남에게 자기 아들을 이르는 말을 가아(家兒), 집안 살림의 수입과 지출의 상태를 가계(家計), 한 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사람이 들어가 살기 위하여 지은 집을 가옥(家屋), 집안이나 문중을 가문(家門), 집안의 어른을 가장(家長), 집안 어른이 그 자녀들에게 주는 교훈을 가훈(家訓),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에게 길들여져 집에서 기르는 짐승을 가축(家畜),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한 집안의 대대로 이어 온 계통을 가계(家系),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집집마다 또는 모든 집을 일컫는 말을 가가호호(家家戶戶), 빈한한 집안이라서 아무것도 없고 네 벽만 서 있다는 뜻으로 살림이 심히 구차함을 이르는 말을 가도벽립(家徒壁立), 집안이 네 벽 뿐이라는 뜻으로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도사벽(家徒四壁), 석은 한 항아리고 담은 두 항아리의 뜻으로 집에 조금도 없다는 말로 집에 재물의 여유가 조금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가무담석(家無擔石), 한 집안에 주인이 둘이 있을 수 없다는 뜻으로 군신의 다름을 이르는 말을 가무이주(家無二主), 집에서 먹는 평소의 식사라는 뜻으로 일상사나 당연지사를 이르는 말을 가상다반(家常茶飯), 타국이나 타향에 살 때는 고향 가족의 편지가 더없이 반갑고 그 소식의 값이 황금 만 냥보다 더 소중하다는 말을 가서만금(家書萬金), 집집마다 알려주어 알아듣게 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다 아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유호효(家喩戶曉), 집의 닭을 미워하고 들의 물오리를 사랑한다는 뜻으로 일상 흔한 것을 피하고 새로운 것 진기한 것을 존중함을 비유하는 말을 가계야목(家鷄野鶩), 집의 닭을 미워하고 들의 꿩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아내를 소박하고 첩을 좋아함 또는 흔한 것을 멀리하고 언제나 새롭고 진귀한 것을 중히 여김을 이르는 말을 가계야치(家鷄野雉), 집집마다 살림이 부족함이 없이 넉넉하고 사람마다 풍족해 살기 좋음을 이르는 말을 가급인족(家給人足), 집안이 가난하여 혼백이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뜻을 얻지 못하고 실의에 빠짐을 이르는 말을 가빈낙탁(家貧落魄), 집이 가난하고 부모가 늙었을 때는 마음에 들지 않은 벼슬자리라도 얻어서 어버이를 봉양해야 한다는 말을 가빈친로(家貧親老) 등에 쓰인다.
▶️ 者(놈 자)는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者(자), 者(자)는 동자(同字)이다. 원래의 자형(字形)은 耂(로)와 白(백)의 합자(合字)이다. 나이 드신 어른(老)이 아랫 사람에게 낮추어 말한다(白)는 뜻을 합(合)하여 말하는 대상을 가리켜 사람, 놈을 뜻한다. 또는 불 위에 장작을 잔뜩 쌓고 태우는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❷회의문자로 者자는 ‘놈’이나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者자는 耂(늙을 노)자와 白(흰 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者자는 耂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노인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者자의 갑골문을 보면 이파리가 뻗은 나무줄기 아래로 口(입 구)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탕수수에서 떨어지는 달콤한 즙을 받아먹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탕수수’를 뜻했었다. 후에 者자는 ‘놈’과 같은 추상적인 대상을 지칭하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者(자)는 (1)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붙여, 어느 방면의 일이나 지식에 능통하여 무엇을 전문적으로 하거나 또는 무엇을 하는 사람임을 뜻하는 말 (2)사람을 가리켜 말할 때, 좀 얕잡아 이르는 말로서, 사람 또는 놈 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놈, 사람 ②것 ③곳, 장소(場所) ④허락하는 소리 ⑤여러, 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⑥이 ⑦~면(접속사) ⑧~와 같다 ⑨기재하다, 적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병을 앓는 사람을 환자(患者), 신문이나 잡지 따위에 글을 쓰거나 엮어 짜냄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기자(記者), 학문에 능통한 사람이나 연구하는 사람을 학자(學者), 책을 지은 사람을 저자(著者), 살림이 넉넉하고 재산이 많은 사람을 부자(富者), 힘이나 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생물 또는 집단을 약자(弱者), 그 사업을 직접 경영하는 사람을 업자(業者), 달리는 사람을 주자(走者), 어떤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을 신자(信者), 어떤 일에 관계되는 사람을 관계자(關係者), 물자를 소비하는 사람을 소비자(消費者), 근로에 의한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을 근로자(勤勞者), 해를 입은 사람을 피해자(被害者),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을 노동자(勞動者), 희생을 당한 사람을 희생자(犧牲者), 부부의 한 쪽에서 본 다른 쪽을 배우자(配偶者), 그 일에 직접 관계가 있는 사람을 당사자(當事者), 권리를 가진 자 특히 선거권을 가진 자를 유권자(有權者),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다는 회자정리(會者定離),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결자해지(結者解之),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진다는 근묵자흑(近墨者黑), 붉은빛에 가까이 하면 반드시 붉게 된다는 근주자적(近朱者赤) 등에 쓰인다.
▶️ 也(잇기 야/어조사 야, 잇달을 이)는 ❶상형문자로 뱀의 모양을 본떠서 본 뜻은 뱀이다. 그 음(音) 빌어 오로지 어조사(語助辭)로 쓰여지고 있다. ❷상형문자로 也자는 ‘어조사’로 쓰이는 글자이다. 여기서 말하는 어조사란 ‘~이다’나 ‘~구나’, ‘또한’, ‘역시’와 같은 것을 뜻한다. 也자는 乙(새 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새’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렇다고 也자가 어떤 것에서 기원한 것인지도 명확하지는 않다. 일부에서는 뱀이 꽈리를 틀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고대에 사용하던 주전자를 그린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두 가지 해석이 아주 틀린 것도 아닌 것은 也자와 결합하는 글자들을 보면 두 해석이 모두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찌 보면 고대에도 也자의 기원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也(야, 이)는 ①잇기(한곳에 대어 잇거나 한곳에 닿아서 붙는 일) ②어조사(語助辭), ~이다, ~느냐?, ~도다, ~구나 ③발어사(發語辭) ④또한, 역시(亦是) ⑤딴, 다른, 그리고 ⓐ잇달다(다른 사물에 이어서 달다)(이) ⓑ대야(둥글넓적한 그릇)(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영탄하는 어조사 야야(也耶), 그러한가를 야여(也歟), 별로 해로울 것 없음을 야무방(也無妨), 괜찮음 또는 해롭잖음을 야자무방(也自無妨) 또는 야자불방(也自不妨), 마침내 또는 마지막에는 급기야(及其也), 만일에 또는 행여 나를 혹야(或也), 그 사람 또는 그 자라는 궐야(厥也), 나는 것 같음이나 매우 빠름을 비야사(飛也似), 홀로 푸르다는 독야청청(獨也靑靑), 말인즉 옳다는 언즉시야(言則是也), 입이 관문과 같다는 구자관야(口者關也), 옳으니 그르니 하고 시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일을 시야비야(是也非也), 전쟁에서 사람은 죽는다는 병사지야(兵死地也), 누구들이라고 드러내지 않고 가리키는 말을 모야수야(某也誰也), 의외로 많음을 이르는 하기다야(何其多也)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