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주관 10월 중순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30분에 한국근대문학관 3층에서 실시하는 세계문학특강에 세 차례 참석했습니다.
지난 16일 오후에 개최되었던 1차 강연은 고려대학교 김화영 명예교수가 강사로 오셔서, 노벨상의 기원과 심사과정 그리고 시상 등에 대하여 설명하고 한국문학이 노벨상 수상자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점을 제시하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스웨덴 한림원에서 심사하여 발표하는 노벨문학상의 가치와 그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는 정치성 그리고 초기 북유럽에서 많이 수상한 배경을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영미권을 벗어난 수상자들 가운데 망명객이 많았으며, 시 소설 에세이 등 문학 장르가 다양해진 점과 작품의 경향 변화도 지적했습니다.
우리 글로 남긴 한국문학이 노벨상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1) 독서 인구와 독서량을 늘려 문학의 저변 확대를 꾀해야 한다 2) 세계수준에 맞게 원어민과 같이 많은 번역을 해야 하며, 유럽 유명 문학잡지에 게재해야 한다 3) 깊이 있는 독서, 개성 있는 선택이 가능하도록 작품이 독서 시장을 파고들어야 한다 4) 대입수험 제도의 개선과 휴대폰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 역설하였습니다
23일 두 번 째 시간은 원광대 김재용 교수가 [타고르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특강을 했습니다. 1914년 아시아인 처음으로 노벨상을 받은 타고르의 시는 김소월 한용운 등 한국 문인들에게 여러 가지 큰 영향을 미쳤는데, 그가 동방의 등불이라 칭한 것은 비단 한국만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타고르는 제국주의로 인도를 식민지 삼은 영국에 대해 비판의식을 갖고 있었으며, 조선을 식민지화하고 중국 남경 대학살, 위안부를 설치한 일본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식인들이 대대적으로 환영한 일본을 5회나 방문하며 아시아 최강국임을 확인한 그는 거기서 일본이 유렵의 제국주의를 잘못 배웠다고 하였습니다.
수상작 [기탄잘리]는 무제목 시 100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벵갈어를 사용한 후 영어로 번역되었습니다.
유럽 문명이 잘못되고 있다고 비판한 아일랜드 출신 시인 예이츠가, 서문에서 그의 작품을 깊고 높게 평가하여 노벨상을 받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출판사에서는 라틴어 번역 후에 독 영 불어로 다시 번역하였으며, 고대가 없는 프랑스 영국 독일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였습니다.
30일에는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 연구소 유석균 교수님이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마술적 사실주의]를 주제로 강의하였습니다.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탁월한 이야기꾼으로 [백년의 고독]에서 호세 아르카디오의 죽음, 미녀 레메디오스의 승천, 4년 11개월 2일 동안 내리는 비 등의 마술적 현실을 사회비판 의식(리얼리즘)과 모더니즘 기법 그리고 식민지의 상처로 그려냈다.
특히 병충해에 취약한 바나나 플랜테이션 일화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1) 마콘도는 근대 세계체재 (근대 자본주의 세계체재)에 편입된 것이 아니라 신식민주의 체재 하에 놓이게 되었다.
2) 세계체재는 근대성과 식민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야누스의 얼굴을 하고 있다.
3) 세계를 떠도는 자본은 언제든지 한 지역을 폐허로 만들 수 있다.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고독의 의미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하였다.
1. 고독의 반대말은 ‘유대’ 로 인간들끼리의 연대의식이 없던 등장인물들의 근친상간이다
2.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황금도시 엘도라도- [젊음의 샘]을 찾아 헤매던 정복시대의 탐험가들, 전투에서 잃은 한쪽 다리를 위해 성대한 장례식을 치루고 3만 명의 농민을 한꺼번에 학살하는 독재자들, 여성 정치범들이 옥중에서 낳은 아이들을 국가에 충성하는 새로운 인간으로 기르겠다며 비밀리에 군인들에게 입양시킨 군사 정권, 두 살이 되기도 전에 질병과 굶주림으로 사망하는 2천 만 명의 아이들
3. 고독의 반대말은 연대(유대): 고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행조건은 정의의 구현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