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 / 2집 - 지은 가격12,000원
솔직한 가사와 또박또박 대화를 건네는 목소리, 그녀의 설득력있는 음악들이 가득한 오지은 월드가 다시 시작되었다. 더 깊고 진해진 밴드 사운드의 2집 [지은]은 생명력을 가지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그녀의 음악을 의미한다.
* 오랜 시간 기다려온 오지은 월드, 그 두 번째 시작
데뷔부터 놀라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대선배 유희열로부터 홍대 인디씬의 여왕이란 별명을 부여 받은 오지은. 드디어 그녀가 창조해낸 두 번째 세상이 시작되었다. 미니멀한 편성으로 가사와 목소리를 부각시켰던 1집 [지은] 에서, 깊고 진하게 사운드 스펙트럼을 확장시킨 2집 [지은]으로 돌아온 오지은. 그녀는 이번 앨범을 통해 밴드 사운드로 펼쳐지는 또 한번의 거부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1집이 2년 동안의 사랑이야기를 모았다면, 2집은 그녀가 20대를 지나는 동안의 일들을 되돌아 보며 정리하는 음악들로, 5분 안팎으로 흐르는 한 곡 한 곡이 10년 가까이 써내려 간 장편소설을 마주하는 느낌이다. 더구나 수많은 단어와 문장으로 어렵게 풀어내어야만 머리를 울리고 눈물을 쏟아내게 하는 긴 이야기들이, 솔직하게 선별해낸 일상적인 단어들로 표현되어 쉽게 공감할 수 있기도 하다. 또 사랑이라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주제들을 다루지만, 그것을 보는 다양한 시각적 정의가 듣는 이의 가슴을 쓸어 내리게 하는데, 이러한 오지은표 가사 메이킹 능력은 2집에서도 고스란히 발휘되어 그녀의 음악에 인격을 부여하는 소중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오지은의 두 번째 앨범 [지은]은 1집 [지은]과 동명 타이틀을 붙였다. 이는 언제 어디서 어떤 음악을 하든 모든 음악들이 ‘오지은’이란 이름을 건 음악들이며, 발표의 순서만 다를 뿐 어떤 앨범에 수록된 곡이든 그녀가 항상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담고 있는 것을 뜻한다. 마치 하나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 그 이름으로 계속 성장하고 성숙해지듯, 그녀의 음악 또한 새 앨범을 발표할 수록 그 음악적 깊이는 계속 성숙해지나 언제나 같은 한 사람의 것임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또 1집에서 느꼈던 충격을 기억한다면, 2집에서는 더한 감성적 충격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 가사나 멜로디를 머리로 미쳐 따져 생각하기도 전에 마음이 먼저 캐치하고 웃거나 울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범상치 않은 가사는 억지로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그녀 자신의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 다양한 고뇌와 삶의 이야기들을 오지은의 목소리를 타고 흐르는 가사에 대입시키면 모두 나의 이야기가 되고, 듣는 이를 다독여주는 따스한 손길이 된다. 그렇다고 대중가요에서 흔히 반복 재생되는 울고 짜는 지리멸렬한 코드는 아니다. 이는 오히려 선이 굵은 삶을 살아 온 명필가가 단어 하나로 끌어낸 생생한 감정의 터치이다. 당연하게도 그녀만의 작가주의적 가사를 감싼 음악을 대신할 것은 현재로선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지은 그녀가 20대의 모든 삶을 짜내어 만든 그녀만의 단어와 또박또박 말을 건네는 음색, 오직 그것으로만 가능하다. 그렇기에 2집을 듣는 순간 무한 반복으로 이어지는 청취는 필수불가결할 것이다.
* 마음을 움직이는 진실된 목소리의 힘 그리고 모던 올스타 세션들의 집합
2집의 수록곡들을 통해 그려낸 여러 감정들의 모습은 각각의 곡에 담긴 그녀만의 사연과 경험들을 표현함에 있어 얼마나 진솔했는지를 보여준다. 다양한 경험의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가사에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모두가 수긍하듯 그것은 단순히 가사만의 역할은 아니다. 다양한 보컬의 표현법들은 가사 전달을 위한 가장 정확한 연기를 해내고 있다. 그렇기에 가사를 익혀 외우지 않아도 목소리의 표현만으로 노래의 느낌과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피부에 닿는다. 해외 프로모션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통해 그녀가 노래하는 모습을 본 후 해외에서의 러브콜을 받았던 것도, 언어를 넘어 음악으로 표현된 목소리의 힘에 있을 것이다.
특히나 이번 2집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홍대 인디씬 올스타들이 모두 모여 함께 하였다는 데 있다. 갑자기 뜨거워진 인디씬에 대한 주목 속에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감각있고 실력있는 많은 뮤지션들이 연주와 편곡을 도왔는데, 디어 클라우드의 기타 ‘김용린’이 “요즘 가끔 머리속에 드는 생각인데 말이야”, 골든 팝스의 ‘Jimvok’이 “그대”와 “잊었지 뭐야”에서 감각적인 기타와 미디 프로그래밍을, 지적인 밴드 MOT의 ‘이언’이 “날 사랑하는게 아니고”에서 편곡과 미디 프로그래밍을 도와 더욱 곡의 완성도를 높였으며, ‘전자양’도 “차가운 여름밤”에서 그만의 독특한 세계를 펼쳐 보였다. 또한 오지은의 오랜 음악적 동료인 ‘시와’, 장기하와 얼굴들의 ‘정중엽’, ‘신동훈’, ‘도은호’, 그리고 특급 건반 세션으로 유명한 ‘임주연’ 등이 참여하였다.
* 찬란히 빛나는 사랑에 관한 솔직한 고백 트랙들
1. 그대
1집의 전반적인 편곡 분위기와 같이 어쿠스틱 기타와 오지은의 목소리로만 차분하게 시작한 후 부드럽게 밴드 사운드의 세계로 이동하는 트랙으로1집과 2집을 잇는 가교의 역할을 한다. 점층적으로 두터워지는 연주와 반대로 천천히 무너져가는 느낌을 주는 보컬의 대칭을 통해 서로에게 조금씩 지쳐가는 연인의 마음의 변화를 보여준다. 옛날 느낌이 나는 가사에 어우러지게 악기 소리도 일부러 옛날 느낌이 나도록 작업했다.
2. 진공의 밤
본격적인 오지은 월드의 시작을 알리는 킥 오프 트랙이다. 지난 앨범과 달리 밴드편성의 음악을 적극 도입한 이번 앨범의 성격이 확연히 드러난 곡으로, 강렬한 노이즈 기타의 연주가 절망적인 마음을 표현한다. 고통스러운 밤을 '진공'상태에 비유한 가사와 절절한 보컬이 2집에서 드러나는 오지은 월드를 의미한다. 기타와 베이스를 전부 연주한 정중엽과 신동훈의 드러밍이 보여주는 에너지에도 주목하자.
3. 요즘 가끔 머리속에 드는 생각인데 말이야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만으로 청량감있게 시작하는 팝적인 트랙이다. 오래된 연인의 머리 속에 가끔 드는 생각, 더 이상 서로가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상대방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그려내고 있다. 디어클라우드의 '김용린'의 휘몰아치는 듯한 기타연주와 섬세한 편곡이 곡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보컬과 잘 어우러진다.
4. 날 사랑하는 게 아니고
타이틀 곡 "날 사랑하는게 아니고"는 오지은의 보다 진화한 세계관을 여실히 보여주는 곡이다. 가사는 사랑의 가장 빛나는 순간에 문득 느껴지는 불안함과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가 갖고 있는 모순에 대해 묘사한다. 절제감이 느껴지는 도입부의 오지은의 목소리는 곡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강해지고, 공동 편곡자인 MOT '이언'의 정교한 편곡이 곡의 색채를 더욱 짙게 해준다. 요즘 추세와 달리 4분 30초의 다소 긴 듯한 러닝타임이지만, 오지은의 강한 목소리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인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5. 인생론
앞의 네 트랙과는 마치 밤과 낮처럼 확연히 구분되는 밝은 트랙들이 이어지는 그 시작으로, 5,6,7번 트랙 중 "인생론"은 경쾌한 락큰롤이다. 이제까지 모든 노래가 오지은의 내면에 관한 내용이었지만, 이 노래에서 처음으로 오지은의 시점은 바깥을 향한다. 얼핏 들으면 장난스럽기만한 가사지만 곱씹어보면 묵직한 내용인 '사람에게 상냥해야 한다'는 명제를 대인배가 되고 싶다며 밝게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6. 당신을 향한 나의 작은 사랑은
누군가에게 호감을 가지는 과정을 인스턴트 커피가 아닌 5분 동안 우려내야 하는 홍차에 비유한 노래. 천연덕스러운 우쿨레레와 퍼커션, 살랑대는 어쿠스틱 기타와 담백한 오지은의 목소리로 이루어진 이 곡은 홍차와 함께 하는 오후의 따뜻하고 포근한 감성이 느껴진다. 중간에 등장하는 플룻 솔로가 이 곡의 화룡정점.
7. 웨딩송
정말로 지인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만들었던 노래. 공연 때 반응이 가장 좋은 곡 중 하나다. '철이 든 어른이라 달콤한 건 안 믿고 운명같은 말 간지럽다'던 어른이 '지루한 듯 똑같이 매일 아침 해를 보면 좋겠다'하고 변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오지은 식의 청혼가. 오지은 특유의 통통튀는 느낌이 스트레이트하게 달려가는 듯한 기타리프와 함께 흥을 돋운다.
8. 푸름
"푸름"은 "진공의 밤"과 같은 정서이지만 구성을 완전히 달리 하여 사랑을 잃은 여성의 절망을 좀 더 깊게 표현하고 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소편성으로 이루어진 이 곡은, 바이올린의 강한 솔로연주와 오지은의 보컬이 듣는 이로 하여금 소름을 돋게 할 만큼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시간이 흐름에 대한 잔인함을 표현하기 위해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가있는 시계초침소리는 필드 사운드 레코딩으로 유명한 일본의 '타카히로 가와구치'의 작품 [Remolded Counter]을 편집하여 사용하였다.
9. 잊었지 뭐야
투박한 드럼 리프에 영롱한 기타 사운드, 그 위에 얹혀진 달콤하면서 씁쓸한 보컬. 반복적인 멜로디와 가사가 골든팝스 'Jimvok'의 기타와 어우려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밴드 사운드도 아니고, 어쿠스틱도 아닌 이 노래에서 자유자재로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보컬을 느낄 수 있다. 사랑하는 상대에 취해 다른 아름다움을 잊었다는 뜻과, 당신의 아름다움을 잊었다는 중의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10. 익숙한 새벽3시
1집에서 10번 트랙인 "the end of love affair"와 11번 트랙 "wind blows"가 이어지는 것처럼 2집에서는 "익숙한 새벽3시"와 "두려워"가 같은 자리에서 대칭을 이룬다. 지난 앨범에서는 피아노 하나만으로 간결하게 이별의 아픔을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밴드 편성으로 흐르는 듯 풍부하게 표현했다. "익숙한 새벽3시"는 잠 못 드는 밤을 페미닌한 감성으로 묘사한 노래로 단순하지만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부서질 듯 노래한다.
11. 두려워
헤어진 후 좋았던 순간이 떠오르는걸 두려워하는 마음을 담담히 표현한 노래. 초반에 절제하던 연주는 겉으로는 보이지 않던 내면의 고통이 드러나는 것처럼 점점 고조되어 모던락에서는 흔치 않은 6분이 넘어가는 러닝타임의 노래가 되었다.
12. 차가운 여름밤
여름이지만 차갑게 느껴지는 밤을 그린 노래. 한여름 밤의 길고도 묘한 꿈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 독특한 믹스는 전자양의 작품. 그 길이는 7분에 달한다. 보컬과 기타를 동시에 원테이크로 녹음하였으며, 묘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더 살렸다.
13. 작은 자유 (Bonus Track)
티벳 사태가 일어났을 때 만든 노래. 하지만 티벳 뿐만 아니라 오지은 본인을 포함한 이 지구 위의 모두의 손에 작은 자유가 쥐여져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 곡의 기타를 가장 잘 표현해 줄 사람은 동료 뮤지션 '시와'라고 생각하여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허밍을 부탁. 따스한 연주가 나왔다.
*프로필
1995년 중2 겨울, 밴드 생활 시작.
2000년 고려대학교 서양어문학부 입학.
2002년 일본 삿포로 어학연수 / 일어 번역과 통역시작
2006년 듀오 'heavenly'로 공연활동 시작
2006년 가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수상.
2007년 1월 2년간 쓴 곡들을 모은 셀프 프로듀스 앨범 1집 '지은' 발매
자신의 레이블 soundnieva 설립
2007년 7월 EBS스페이스공감 최초의 헬로루키로 선정
2007년 10월 광명음악밸리 뉴커런츠로 선정
2007년 12월 EBS스페이스공감 베스트헬로루키 선정
향뮤직 2007년 인디부문 올해의 앨범
향뮤직 2007년 전체판매결산 2위
음악취향Y 2007년 top 10 앨범
음악취향Y 2007년 최고의 신인 뮤지션
2008년 9월 해피로봇 레코드와 전속 계약
2008년 11월 영화 순정만화 헌정음반 참여 "이게 바로 사랑일까?"
2008년 12월 1집 '지은(해피로봇 에디션)'이 전국 유통 시작
2009년 3월 기획 컴필레이션 '남과 여… 그리고 이야기'에 이지형과 함께한 듀엣곡 "소리벽" 수록
2009년 4월 22일 2집 [지은] 발매
음악 외 경력 : 민음사에서 발간한 일본 만화 "커피 한잔 더", "토성맨션"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