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를 맞아 북한산 번개산행에 참석 하였다.
수은주가 영하7도를 기록하는 다소 추운 날씨였지만 하늘은 쾌청했다.
산 정상에 서면 바람도 거칠게 불어 체감온도가 영하20도는
되지 않을까 하여 두터운 옷도 준비했지만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불광역에 도착하니 오랫만에 뵙는 소식님이 먼저와 있었다.
그 동안 좋은 일이 연거푸 있었는지 혈색이 아주좋은 모습이었다.
한 동안 몸이 안좋아 산행을 뜸하셨던 메아리님도 내가 보고 싶었는지
한 층 더 이뻐진 얼굴로 나타나셨다.
늦게 배운 도덕질이 날 밤 새는 줄 모른다고 요즘 한창 산행에 재미를
붙이신 바다님도 기꺼운 발걸음 하셨다.
산행 번개를 취송님이 올린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취송님이 안보이시기에 전화 한 결과...^^*) 솔토님이 올렸다 하기에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요즘에 어려운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상종가를
때린다는 소문이 들리던데 틀림없는 사실이라 믿습니다.
전에 뵐 때는 산토님의 산 타는 솜씨가 엉성했는데 잠시 한 눈 파는 사이
어느새 산악회에 있어 빠져서는 안 될 멤버가 되시고 산행하는 실력도
날다람쥐가 되셨다.(오늘 두 눈으로 확인한 결과 입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오늘에사 소식을 들었습니다.
얼마전에 전공을 살려 사업을 시작하셨다 하던데 지면을 빌어 "축하 합니다 "
라는 인삿말과 함께 "날로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바랍니다"..엔젤님.
여전사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언제나 늘 선두에 서서 산행을 이끄시는
아직도 소녀의 모습을 간직하고 계시는... 허겁지겁 나타난 happy님.
족두리봉(독바위) 향해 대호 매표소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가파른 산길 30여분을 오르니 눈 앞에 족두리봉이 나타났다.
족두리봉의 원래 이름은 '수리봉'인데 여인네들이 쓰는 '족두리'를 연상케하는
바위가 정상에 놓여있어 등산객들이 붙여준 별명인듯하다.
족두리봉을 오를 수 있을것 같았는데 괜한 객기 부리다 사고라도 나면 낭패이기에
우회길로 접어들었다.우회길 올라서니 북한산에서 사고다발 지역이라는
향로봉이 한 눈에 들어왔다. 족두리봉을 오르지 못했기에 향로봉 만큼은 오르고
싶은 생각에 바다님의 의향을 물으니 흔쾌히 승낙한다.
작년 세 밑에 한 등산객이 실족사하여 운명을 달리했다고 하는 향로봉...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오르면 못오를리 없는 봉우리였다.그런데 능선을타는데
산토님이 먼저 올라와 있었다 아마도 우회길이 아닌 향로봉 능선을 정면으로
치고 올라왔던것 같았다.
향로봉 정상에 서니 서울시 남쪽,서쪽 전역이 한 눈에 들어온다.
파란색을 띠고 있는 한강이 긴 꼬리 늘어뜨리고 서해로 흘러가고 있었다.
겨울빛이 짱짱한 맑은 날이라 성산대교,가양대교가 시야에 들어왔다.
주거지역의 건물들은 성냥갑만하게 보였다.
오밀조밀하게 들어선 건물들이 마치 모자이크와 같았다.
봉우리의 정상에 서서 발 아래 놓인 풍경을 구경하는 그 맛!
두말하면 숨가쁘다...^^*
발길을 거두어 신라 진흥왕 순수비가 세워졌다는 비봉으로 향했다
비봉 역시 어떻게하든 오르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았지만 배짱이 없어
사모바위 근처에서 일행을 기다렸다.(점심을 하자고 하였기에 산토,바다,소식님이
자리 살피러 응봉능선 쪽으로 갔기에...)
험난한 문수봉을 오르려면 힘을 비축해둬야 하기에 응봉능선 가는 길
바람도 없는 양지녘에 넓다란 공간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7명이 가지고 온 음식을 찬찬히 훑어 보았는데 가지 수가 자그만치 19가지다.
육해공군이 다 모인 진수성찬...설을 맞아 각 가정에서 만든 군침이 도는 음식은
황홀할 정도로 훌륭했다.
코다리찜,가오리찜.과메기,산적,동태부침,제주도산 물미역 무침,시금치나물,고사리나물,
초고추장,김,김치,채 쓸은 무 무침,가자미 튀긴 것,고추를 넣어 만든 전,....
5섯 가지가 빠진 음식 이름은 잘 모르지만..아뭏든..그 많은 음식을 누가 먹을세라
게 눈 감추듯 해치웠다.
후식으로 먹은 커피...누구의 것인지는 몰라도 아주 맛이 좋았다.
문수봉이 어서오라고 아까부터 손짓하는것 같았다.
1시간여의 점심시간을 마치고 비봉능선을 타고 장대한 기골 가진 문수봉으로 향했다.
우회하여 가는것이 더 힘들다 하여 문수봉 허리(암릉)를 타고 올랐다.
한 발,한 발 조심스럽게 발을 옮기면서 험난한 문수봉 정상에 섰다.
정말로 날씨가 아주 좋은 날이면 인천 앞 바다도 보인다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전망이 아주 좋았다. 북쪽으로 노적봉,인수봉,백운대,만경대가 보이고 서쪽으로는
의상능선이 위용을 뽐내고 있고,동쪽으로는 4개의 봉우리 거느린 보현봉이 우뚝
솟아 있었다.
거친 숨 토하며 오른 값어치를 문수봉은 하나도 깍지 않고 계산을 해주었다
모든것이 발 아래에 남산이 있고, 63빌딩이 있고,럭키 쌍둥이 빌딩이 있고,
한강이 흐르고...나는 날개를 활짝 핀 한 마리 새가 되어 서울시 전역을 날고 있었다.
그냥 스쳐가기엔 아쉬워서 몇 장의 추억을 디카에 담그고 대남문으로 향했다.
대남문에 본 경치또한 아주 근사하다 저 멀리 도봉산이 보인다.
서울 외곽에 북한산,도봉산 같은 명산이 있다는것은 서울 시민들에게 있어서는
행운이요 행복이다.
대남문 지나 문수사에 들르니 병풍처럼 펼쳐진 보현봉이 눈 가까이 있었다
뛰어난 미모였다...입산금지 구역이라 오를 수는 없지만....불법을 저질러서라도
오르고 싶은 기가막힌 풍경을 지닌 보현봉을 끝내 남겨두고 구기동 계곡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산행은 끝났다.
신문을 보면 영화평론가가 영화마다 마다 점수를 매길 때 별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 영화라 하듯
족두리봉 - 향로봉 - 비봉 - 사모바위 - 비봉능선 - 문수봉 - 대남문 - 문수사 - 구기동 <==
이, 코스는 별 ★★★★ 를 주고 싶을만큼 아주 산뜻한 정말로 좋은 코스였다.
번개산행에 동행한 여러님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 드립니다
고맙습니다...다음 산행에도 함께하여 좋은 추억 만들기를 바라겠습니다...^^*
다녀와서 보니 왼쪽 무릎에 멍이 자그만치 다섯개나 넘는다. 세상에 대장님은 산행시간은 길어도 그 무서운 문수봉은 안 데리고 가는데, 무조건 괜찮다하면서 글쎄요...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요. 정월초부터 기운을 다 뺐는걸요. 산에서 기운빼서 괜찮다구요. 무조건 괜찮다고 가래요.ㅎㅎㅎ 모두들 복 마니 마니 .
산행코스를 보니 안따라가길 정말 잘했다는 안도의 한숨이 나도 모르게 나오네요.. 헤헤.. 농담.. 아니고 진담..ㅋㅋ 내 첫 산행지 비봉. 그 아래에서 벌벌 떨다 내려온 비화가 아직도 전해진다나 뭐래나? 진광불휘님의 후기를 읽으니 나도 따라간 것처럼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잘 읽고 갑니다.
첫댓글 일분만에 결정하고 십분동안 밥하고 오분만에 화장하고 무조건 Go 를 외치며 허겁지겁 달려간 산행이었는데 회원좋고 코스좋고 음식좋고 후기 멋있고 이만하면 뭘더바라겠어요~~~!!!
진광님,해피님 수고 하셨습니다...그밖에 다른 산토피아 회원님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진광불휘님 후기를 읽으니 어제 산을 다시 한번 오르는 듯합니다.
진광불휘님의 눈이 보통 눈이 아닌가 봅니다 안 본듯 했지만 그냥 지나치질 않으셨으니 말입니다.. 산토님이 늘 후미를 담당하셔서 산을 못타는 줄로만 알았는데 요번엔 정말 날라 다니셨지요 그리고 산토님이 안내해주신 뒤푸리 음식도 색다른 맛이었구요
다녀와서 보니 왼쪽 무릎에 멍이 자그만치 다섯개나 넘는다. 세상에 대장님은 산행시간은 길어도 그 무서운 문수봉은 안 데리고 가는데, 무조건 괜찮다하면서 글쎄요...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요. 정월초부터 기운을 다 뺐는걸요. 산에서 기운빼서 괜찮다구요. 무조건 괜찮다고 가래요.ㅎㅎㅎ 모두들 복 마니 마니 .
불휘님 후기는 정말 생동감이넘치십니다.오랫만에 힘든 산행 하였습니다 .다리도 아프고 여기 저기 힘들었네요 엔젤과 메아리만 힘들었나 보다....
산행코스를 보니 안따라가길 정말 잘했다는 안도의 한숨이 나도 모르게 나오네요.. 헤헤.. 농담.. 아니고 진담..ㅋㅋ 내 첫 산행지 비봉. 그 아래에서 벌벌 떨다 내려온 비화가 아직도 전해진다나 뭐래나? 진광불휘님의 후기를 읽으니 나도 따라간 것처럼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잘 읽고 갑니다.
엔젤이 울었다며 그건 왜 빠졌어요? ㅎㅎㅎㅎ....나도 문수봉 가고 싶다...
엔젤이 울었다구요!!그 광경을 봤어야하는건데,,,,아까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