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상사화
미당未堂이 흘려놓은 꽃뱀들 둥지일까
내년 봄까지 서촉西蜀에 마실갔다는
동백들 한숨 꽃 멍울들인가
한여름 미동도 않으시던 선운사 육중한 부도浮屠
열반 입술 게송이 환하게 벌어졌네
자고로 꽃이면 극락이지
왠 설움 다비처럼 타올라 상사화라 했느냐
봄이면 동백에 붉게 설웁고
가을엔 너의 주황 단심에 불덩이 가슴 되니
이곳이 분명 염주 알 헤일 고해로구나
차마 재를 넘지 못하는 미련 앞에
청산에 흰 구름도 풍경소리에 짝지으니
에라 이왕 붉게 젖은 초라한 업신業身
복분자 술에 누워나 보자
(2005 . 9 . 27)
* 지난 일요일 고창 선운사에서 절정인 상사화(꽃무릇)를
보고 핸드폰에 입력해 본 졸시입니다.
[조설안] 시인님 핸드폰에도 입력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많은 글자가 들어가지 않던데요.. 여러번 나누어서 하는 모양이지요 ? ㅎㅎ 복분자 술 많이 드셨나 봅니다. 건필하시기를 빕니다. <2005.09.27>
[한비] 조시인님, 반갑습니다. 지난 일요일 인천지역의 문인들과 선운사로 문학기행 다녀왔습니다. 선운사는 여러번 갔었는데, 주로 동백이 절정인 5월경에 가서... 이번 여행에서 본 상사화는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핸폰에는 문자메시지 형태로 작성해서 임시보관함에 나누어 저장해 두면 훌륭한 노트가 됩니다. ㅎㅎㅎ 물론 복분자(인근 농가에서 담근 펫트병 판매주)에 얼큰한 하루였지요. <2005.09.28>
[구암] 한비 시인님, 마침 그날(9/25) 선운사에서 바로 그 상사화의 자태를 카메라에 담아 왔더라구요... 그림을 겻드려서 좋은 감상했습니다. 지난해에도 다녀 오신걸로 기억 되는데 ... 참 부지런 하십니다. 건안하세요.... <200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