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
/ 이춘숙
구절초 따다가 문살에 수놓아
상강의 이슬로 창호지를 바른다
기러기 울고 가는 가을 밤
전등 불빛에
그 꽃
환하게 피어난다
길게 누운 해 그림자
꽃무늬 진 창호문에 살짝 엉기고
흰 구름이 써준 편지 물고 가던 기러기
은빛 억새 출렁이는 동산 어느메에
한 결 바람으로 내려앉는다
파도 없는 하늘바다
전선 위에 제비들 수다를 떨며,
하늘에 흐르는 음악을 두드린다
주름 깊은 할미는 큰손자 굶을까봐
딸네집 가듯 쌀자루 이고
기어이 사립을 나선다
그 등 뒤에 석양이 붉다
하늘이 저 토록 파란 것은
쑥부쟁이 꽃물이 들었기 때문이다.
카페 게시글
시/시조분과위원회
가을 하늘 /이춘숙
이용식
추천 0
조회 21
26.05.15 20:22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즐감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등 뒤에 석양이 붉다
하늘이 저 토록 파란 것은
쑥부쟁이 꽃물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을 하늘에 대한 묘사가 백미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