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 Alan Sokal이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학술지(?)인 Social Text를 엿 먹인 적이 있다.
http://en.wikipedia.org/wiki/Sokal_hoax
Sokal이 장난 삼아 쓴 말도 안 되는 논문(?)을 Social Text에서 실어준 것이다.
나는 이로써 Social Text라는 자칭 학술지가 얼마나 한심한지 드러났다고 본다. 또한 포스트모너니즘의 한심한 단면 하나가 들통났다고 본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사건 하나로 포스트모더니즘 전체가 엿 먹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받들 듯이 포스트모너니즘 추종자들이 Social Text를 받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과학계에서 인정 받고 있는 Vilayanur Subramanian Ramachandran라는 신경 과학자가 있다.
http://en.wikipedia.org/wiki/Vilayanur_S._Ramachandran
http://cbc.ucsd.edu/publications.html
Ramachandran이 Sokal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화 심리학을 엿 먹이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Phantoms in the Brain: Probing the Mysteries of the Human Mind(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 우리의 두뇌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에 실렸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한국의 인터넷에도 소개되어 있다.
신경 과학자 라마찬드란은 그의 저서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PHANTOMS IN THE BRAIN)』에서 진화심리학을 조롱하려고 만든 가설이 의심없이 받아들여진 사례를 소개했다. (# 이건 뭐 지적 사기 사건도 아니고) 그런데 실제로 현직 심리학자들 사이에서도 진화심리학에 대해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이 적잖이 있는 모양.
(엔하위키의 진화심리학 항목)
http://mirror.enha.kr/wiki/%EC%A7%84%ED%99%94%EC%8B%AC%EB%A6%AC%ED%95%99
Ramachandran은 Medical Hypotheses라는 학술지(?)에 장난 삼아 쓴 「Why do gentlemen prefer blondes?」가 실리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성과를 들먹이면서 진화 심리학을 엿 먹였다고 떠들어댄 모양이다(그가 들려준 이야기를 직접 읽어본 적은 없다).
Why do gentlemen prefer blondes?
V.S. Ramachandran
Medical Hypotheses, Volume 48, Issue 1 , Pages 19-20, January 1997
http://www.medical-hypotheses.com/article/S0306-9877(97)90018-9/abstract
공식 사이트는 아니지만 인터넷에 이 논문(?)이 떠돌고 있다.
Why do gentlemen prefer blondes?
v. s. ramachandran
from Medical Hypotheses (January 1997), pp. 19-20
http://homes.chass.utoronto.ca/~sousa/teach/rama.pdf
이에 대해 저명한 진화 심리학자 Don Symons가 한 마디 했다.
http://www.cep.ucsb.edu/ramachandran.html
Symons에 따르면 Ramachandran이 누군가를 엿 먹였다면 엿 먹인 것은 진화 심리학이 아니라 Medical Hypotheses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학술지(?)는 진화 심리학 계열과 상관이 없다.
무엇이 진화 심리학 계열 학술지인지에 대해서는 좀 애매하지만 적어도 아래의 목록에 나와 있는 것에 시도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http://en.wikipedia.org/wiki/Evolutionary_psychology#Journals
진화 심리학자들이 두 말 못하게 엿 먹이려면 진화 심리학계 학술지 중에 가장 잘 나가는 Evolution and Human Behavior에 장난 논문을 실었어야 했다.
다음은 Ramachandran의 장난 논문의 골자다.
Several authors have suggested that certain florid displays of secondary sexual characteristics – such as the peacock’s tail or the rooster’s bright-red wattles – may serve the purpose of ‘informing’ the female that the suitor is healthy and free of dermal parasites (6, 7). I suggest that being blonde, or light-skinned, serves a similar purpose.
...
A second, related reason for the preference might be that the absence of protection from ultraviolet radiation by melanin causes the skin of blondes to ‘age’ faster than brunettes and the dermal signs of aging (e.g. dark ‘age spots’ and wrinkles) are usually easier to detect.
...
Third, it also seems likely that certain external signs of sexual interest – such as social embarrassment and blushing – as well as sexual arousal (e.g. the ‘flush’ of orgasm) would be difficult to detect in dark-skinned women; so that the likelihood that one’s courtship gesture will be reciprocated and consummated can be predicted with greater confidence when courting blondes.
http://homes.chass.utoronto.ca/~sousa/teach/rama.pdf
blond(금발 머리)와 light-skinned(밝은 피부색)을 짬뽕했으며, 실증적 근거도 대지 않는 이런 논문(?)을 저명한 진화 심리학자들이 편집하는 학술지에서 실어줄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
머리카락, 눈, 피부의 색에 대해 진화론적으로 진지하게 연구하는 학자들이 있다. 그들의 글을 읽어본 적이 없다. 따라서 그들의 가설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검증되었는지에 대해 나는 아는 바가 없다. 그리고 진화 심리학계에서 그들의 가설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모른다.
Pierre L. van den Berghe, Peter Frost, Skin color preference, sexual dimorphism and sexual selection: a case of gene co-evolution. Ethnic & Racial Studies 1986; 9: 87-113.
In his foreword to Peter Frost's 2005 Fair Women, Dark Men, University of Washington sociologist Pierre L. van den Berghe writes: "Although virtually all cultures express a marked preference for fair female skin, even those with little or no exposure to European imperialism, and even those whose members are heavily pigmented, many are indifferent to male pigmentation or even prefer men to be darker."
http://en.wikipedia.org/wiki/Physical_attractiveness#Skin_color
http://en.wikipedia.org/wiki/Peter_Frost_(anthropologist)
이덕하
2013-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