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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내 가슴에] 03
S#1. 유격 훈련장
산 여기저기 흩어져 코스별로 훈련을 받고 있는 군인들.
훈련장 여기저기엔 잔설이 남아 있지만 다 헤진 유격복만 입은 군인들.
그나마 웅덩이에 빠져 흠뻑 젖은채 와들와들 떨며 훈련을 받고 있다.
S#2. 유격훈련장 정문
빨간 번호판에 빛나는 별 두개를 단 세단이 들어오자 위병들, 깜짝 놀라 받들어 총 자세를 취한다.
세단이 안으로 사라지자 초소 안에 있던 근무자, 급하게 전화를 한다.
S#3. 훈련장
팀이 속한 분대원들, 빨간 모자를 쓴 조교의 지시에 따라 죽을 상을 하고 열심히 P.T 체조를 하고 있는데
교관 한 명이 급하게 뛰어온다.
교관 : 어이, 거기 강민 있어?
S#4. 고깃집
말끔한 군복으로 갈아입은 민, 사단장과 마주 앉아 있다.
사단장 : 진작에 알았으면 이런데서 이렇게 고생 안해두 되는건데 말이야. 내가 강장군님을 무슨 낯으로 대하겠나?
민 : ...
사단장 : 가고 싶은 데 있으면 서슴치 말구 말해.
민 : ...
사단장 : 보안대 쪽으로 빼줄까?
민 : 전 여기가 좋습니다.
S#5. 내무반 뒤편 공터 (밤)
민의 주위에 성질 더럽게 생긴 고참 두어명이 둘러 서 있다.
고참1 : (민의 가슴을 힘껏 밀어치면 민, 몸의 균형을 잃고 휘청한다) 쫄따구 새끼가 첫 유격을 빼먹어?
고참2 : 빽이 그렇게 좋대매? 근데 왜 이런데루 왔냐?
고참1 : 난 체질적으로 이런 새끼들이 안 맞아.
고참1, 발을 들어 민의 가슴을 내지른다.
민, '헉' 소리를 내며 뒤로 나동그라진다.
고참2 : 야, 야, 살살해라. 귀하신 몸 다칠라.
고참1 : 어쭈, 개기는데? 일어나, 새꺄. (발을 들어 밟는다)
고참들, 마구 때리지만 민은 소리도 내지 않고 오히려 홀가분한 표정으로 맞는다.
때리다 지친 고참들 사라지면.
민, 그대로 누운채 웃음도 울음도 아닌 소리를 내지른다.
S#6. 밀라노
화창한 하늘. 두오모 광장 앞 노천카페에서 신문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 준희.
광장을 가로질러 걸어오는 여인이 눈에 띈다.
검은 색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검은 선그라스를 긴 여인을 보는 순간 준희는 그 여인임을 알아차린다.
준희를 보지 못하고 자리에 앉는 여인. 잠시후 준희의 시선을 의식하고 돌아보지만 슬며시 외면해 버린다.
준희, 잠시 바라보다가 일어나 여인의 자리로 가려는데
이태리 남자가 나타나 여인에게 키스하고 옆자리에 앉으며 다정하게 어깨에 팔을 두른다.
준희, 그 모습을 보고 돌아서 간다.
S#7. 준희의 아파트앞
초조하게 벨을 누르는 여인. 광장에서의 옷차림 그대로이다.
반응이 없다.
핸드백에서 열쇠를 찾아 문을 열고 들어가는 여인.
S#8. 아파트 안
준희가 떠난 빈 아파트. 새주인을 기다리는 가구들엔 흰 천이 덮여있고.
복도에 걸려 있던 여인의 자화상이 바닥에 내려져 있다.
그리고 그 위에 여인이 남기고 간 스카프가 걸려 있다.
여인, 잠시 바라보다 그림 앞으로 다가가 그림을 들어 바닥에 힘껏 팽개친다.
다시 돌아서 나가는 여인의 선그라스 밑으로 눈물이 흐른다.
S#9. 서울의 야경
S#10. 준희의 서울집 2층 서재
한쪽 벽은 책으로 가득차 있고 다른쪽 벽엔60 몇인치쯤 되는 프로젝션 TV와 고급 오디오가 깔끔하게 놓여 있다.
한 켠엔 침대도 놓인 원룸. 방 중앙에 있는 커다란 테이블 위에 서류들이 흩어져 있다.
한쪽 옆의 욕실문이 열려 있고 물소리가 들린다. 전화벨이 울린다.
S#11. 욕실
커다란 욕조에 거품을 가득 풀어놓고 목욕을 하고 있는 준희.
골똘히 생각에 잠겨 벨소리를 못 듣다가 문득 전화벨이 울리는 것을 깨닫고 욕조 옆에 달려있는 수화기를 빼든다.
준희 : 네.. 네.. 서류는 다 봤습니다.. .. 몇가지 복안이 있긴 한데 차차 말씀드리죠. .. 큰아버님은 제가 한번 만나뵙겠습니다.
네, 너무 걱정마세요. .. 네..
준희, 수화기를 다시 걸어놓고 물 속으로 뽀르르 들어간다.
S#12. 고급 요정의 정원 (밤)
연못이 있고 연못 가운데에는 작은 누각도 있는 호사스러운 정원.
정원 주변에 길게 이어진 화랑을 따라 창호문이 늘어서 있고 그 안에서는 가야금 튕기는 소리 등등 노는 소리가 들린다.
거기서도 안으로 한참 들어가 있는 밀실.
주변엔 휘광과 그의 부하 몇명이 경계의 눈초리를 빛내고 있다.
S#13. 요정의 밀실
강장군과 민, 진수성찬이 차려진 상을 가운데 놓고 마주 앉아있다.
각각의 옆에는 시중드는 아가씨가 두명씩 있고 상 가운데에 마담이 앉아있다.
민, 마지못해 앉아있는 표정
마담 : (교야이 철철 넘쳐 흐른다) 아드님은 정말 미남이시다.
강장군 : (취했다) 그럼 나는!
마담 : 호호호, 부전자전이란 말두 있잖아요.
강장군 : 소위 지도층이란 놈들이 새끼들 군대 안보내는 거 알지? 얜 현역으루 갔다 왔어. 그것두 자원입대해서.
마담 : 보기 드문 젊은이네. 아버님 닮아서 국가관이 투철하신가봐요?
강장군 : (기분좋다 술잔을 들고) 그럼 누구 새낀데. 자, 마시자.
민 : (조금 마시고 내려 놓는다)
강장군 : 임마, 사내 자식이 그게 뭐야? 너 이런데 처음 와 보냐?
민 : ...
강잔군 : 아가씨가 맘에 안들어? 어이, 마담!
마담 : (민에게) 다른 애 불러 드릴까요?
민 : (술잔을 들어 벌컥 마셔버린다)
강장군 : 야, 분위기 좀 띠워봐.
마담, 병풍 뒤로 손뼉을 쳐 신호를 보내면 미닫이 문이 스르륵 열리면서 풍악조와 무용조 등이 등장한다.
풍악소리가 고조되고 분위기가 무르익을수록 민, 더욱 괴롭게 술을 들이키고 강장군은 기생들과 어울려 신나게 논다
S#14. 요정안 침실
술이 떡이 된 민, 이부자리 위에 아무렇게나 엎어져 있고 옆에 앉아 았던 아가씨 중의 한 명이 민의 웃옷 벗기려고 낑낑댄다.
힘겹게 뒤집어서 웃옷을 벗겨내고 허리띠를 푸는데 민 깨어난다.
민 : (눈을 억지로 뜨고 아가씨를 본다)
아가씨 : (상냥하게) 좀 도와 주실래요? 허리 좀 드세요
민 : (허우적거리며 여자의 손을 뿌리치고 가까스로 일어나 앉는다) 아가씨, 뭐야? 여기 어디지?
아가씨 : 기억 안나세요? 아버님하구 술 드셨잖아요.
민 : (머리가 아프다)
아가씨 : 아버님께서 여기서 주무시라구 하셨어요.
민, 방금 전의 일들을 가까스로 기억해내는데 아가씨 일어나 민의 앞에서 웃옷을 벗는다.
민, 잠시 그 모습을 보다가 벌떡 일어나 나가버린다.
S#15. 요정의 정원
민, 한쪽 구석에서 괴롭게 토하다 고개를 드는데
눈에는 토하는 고통 때문인지 마음의 상처 때문인지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혀 있다.
S#16. 송부틱 (아침)
2층에서 청소하고 있는 연이.
미스정, 옷가방으로 들고 1층 출입문 쪽으로 나온다.
미스정 : 공장에 갔다 올께.
연이 : 예
미스정 : 사장님은 점심 약속 있으시대니까 두시쯤 오실거야. 가게 잘 보구...
연이 : 예, 다녀오세요.
미스정 나가고 혼자 남은 연이. 청소를 마치고 스케치북을 꺼내 1층이 내려다 보이는 2층 테라스에 앉아 의상 스케치를 시작한다.
잠시후 문이 열리고 준희 들어서지만 연이는 그림에 열중한 나머지 준희의 등장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매장 안으로 들어선 준희, 둘러보지만 아무도 없다.
1층을 둘러보고 2층으로 올라오는 준희. 그림에 몰두하고 있는 연이를 보고 그 옆으로 다가가
연이의 뒤에서 연이의 그림을 넘겨다본다.
워낙 감각이 있는데다가 3년 가까이 송부틱에서 이리저리 단련되다 보니 연이의 솜씨가 전문가 수준이다.
준희 : (속으로 감탄하고 있다가) 실례합니다.
연이, 기절초풍하여 돌아보는데 준희도 연이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다.
연이 : (일어나며 스케치 북을 접는다) 죄송해요, 들어 오시느줄 몰랐어요.
준희 : (너무 놀라 말을 못한다)
연이 : (왜 나보다 더 놀래지? 근데 어디서 봤드라?) ...무슨 일이시죠?
준희 : (정신을 차리고) 여기 디자이너세요?
연이 : 아뇨, 전 디자이너가 아니구요 그냥, 음... 그냥 일해요
준희 : 아, 네.
연이 : 사장님하고 약속 하셨나요?
준희 : 아뇨, 그런건 아닙니다. 좀 둘러봐도 될까요?
연이 : 네, 그러세요. 안내해 드릴까요?
준희 : 아뇨, 됐습니다.
준희, 2층에 전시된 옷들을 살피며 걷는데 정신은 온통 연이에게 가 있다.
연이는 연이대로 어디서 봤는지 기억해 내려고 애쓴다.
연이 : 혹시 전에 한번 오시지 않으셨어요?
준희 : 아뇨.
두사람, 서로 다른 위치에서 다시 침묵.
준희 : (도저히 안되겠는지 대충 훑어보고) 잘 봤습니다. (1층으로 내려간다)
연이 : 네... 안녕히 가세요.
연이, 2층 테라스에서 준희를 내려다 보고 있다.
1층 출입문 앞에서 마치 돌아볼듯이 멈칫하다가 그냥 나가는 준희.
S#17. 준희의 차 안
준희, 뒷문을 열고 탄다. 서서히 출발하는 차.
기사, 창백해진 준희의 얼굴을 백미러로 훔쳐보고
기사 : 피곤해 보이시는데 회사로 들어갈까요?
준희 : 아닙니다. 예정대루 돌죠.
준희, 의자에 깊숙히 몸을 박고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S#18. 음반회사 사무실
민과 선배, 들어선다.
댄스그룹으로 보이는 너댓명의 어린 아이들이 소파에 앉아있는 기획실장과 남기자 한테 인사하고 우르르 몰려 나간다.
남기자 : 쟤들이 요새 효자 노릇하지?
실장 : 다 남기자님 덕분이죠 뭐.
남기자 : 쟤네들 매니저가 아주 괜찮드리구. 인사성두 밝구 말이야.
실장 : 그 친구가 아주 싹싹하죠.
남기자 : 지난번에 우리 회식하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와서 계산 다하구 2차까지 아주 근사하게 내서 잘 먹었어
실장 : 아, 예. (안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다가 승욱을 보고) 어, 왔어?
남기자, 슥 돌아보면 실장, 봉투를 다시 안주머니에 넣는다.
실장 : 웬일이야? 여길 다 오구.
승욱 : 내 후배 좀 소개할라구.
실장 : 뭐하는 친군데
승욱 : 노래.
실장 : 쟝르가 뭐야? 댄스, 발라드?
승욱 : 록.
실장 : 왜 이래. 이거. 잘 알잖아.
승욱 : 한번 들어나 봐, 잘 해
실장 : 잘하는 애들이 한둘이야? 돈이 돼야지.
승욱 : (테입 꺼내 보이며) 글쎄 한번 들어보래니까.
실장 : 나 지금 바빠. 담에 보자구. 테이프나 놓구가. 들어보구 연락할께.
승욱, 민을 한번 보고 테잎을 책상에 갖다 놓으려는데 민, 승욱의 손에서 테입을 빼 자기 주머니에 넣고 먼저 나간다.
승욱 : 야, 강민.
승욱, 따라 나가면
남기자 : 쟨 성질 땜에 못크겠구만
S#19. 음반회사 앞 복도
민과 승욱, 음반회사의 문을 밀고 나온다
승욱 : (터덜터덜 걷다가) 아, 자본주의가 정말 인간 베리는구만. 저 자식 저 정도루 타락하지는 않았었는데 말야.
(민에게) 미안하다. 선배라구 힘이 있어야지
민 : ... 우리가 만듭시다.
승욱, 미친소리 하구 있네하는 얼굴로 민을 보는데 민, 웃어 보인다.
S#20. JS패션 외경
S#21. JS패션 사장실 앞 비서실
벽에 JS 패션에서 주최하는 패션 공모전 포스터가 붙어있다.
유리 칸막이가 쳐져있는 대기실. 미모의 비서가 칸막이 저편에서 전화를 받고 있다.
가페트가 깔린 안락하고 넓적안 대기실 소파에 기타 케이스를 옆에 놓고 앉은 민.
들락거리는 8등신 미인(모델)들을 심각하게 관찰하고 있다.
휘파람도 불었다가 윙크도 했다가.
잠시후 여비서, 자리에서 일어나 민 앞에 와 선다.
여비서 : 강민씨?
민 : (올려다 보면)
여비서 : 이쪽으로 오세요.
민, 여비서의 뒤를 따라 간다.
여비서, 사장실 문을 열어주면 민, 안으로 들어가려다 멈춘다.
여비서, 의아한 표정으로 보면
민 : (여비서의 얼굴에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는 시늉을 하고) 살바도르 달리!
여비서, 어머머 어떻게 알았지? 하는 표정으로 쑥스럽게 웃는다.
S#22. 사장실 안
여비서가 놀라며 새침떠는 모습을 보며 뒤로 들어오는 민.
여비서가 밖에서 문을 닫자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돌아서는데 나이 지긋한 사장이 자신을 빤히 올려다 보고 있자 당황한다.
민 : 아, 저.. (잘못 들어왔나...)
사장 : 아, 강민씨?
민 : 네.
이때 사장실 안쪽 내실 문이 열리고 기분 나쁜 얼굴을 한 중역들 나오고
곧이어 준희가 얼굴을 내민다.
준희 : 여기!
민, 뭐가 뭔지 모르게다는 표정으로 사장에게 웃어 보이고 내실로 들어간다.
S#23. 내실
벽의 두면이 유리로 시원스레 둘러쳐져 있고 회의 테이블, 홈바, 소파, 가페트 등
실내 장식은 물론 소품 하나하나에까지 꽤 신경을 쓴 티가 난다.
테이블 옆에는 옷이 걸쳐져있는 마네킨들이 주루룩 서 있다.
준희 : (민에게 반갑게 악수 청한다) 오랜만이다.
민 : (악수를 받으며 그 손을 끌어당겨 안으며 등을 두들긴다.) 그래. 진짜 오랜만이다. (포옹을 풀며 사무실을 둘러본다)
오우, 사무실 죽이는데.
준희 : 한 잔 할래?
준희, 냉장고까지 갖춘 홈바에서 양주병과 크리스탈 잔을 꺼낸다
민 : (기타 내려 놓고 소파에 풀썩 앉는다) 물이나 한 잔주라.
준희 : (얼음을 넣고 생수를 따른다) 면회두 한 번 못가구 미안하다.
민 : 됐네 이 사람아.
준희 : (피식 웃고 물 건네며 기타를 본다) 기어코 그 쪽으로 나서는구만.
민 : (씩 웃고)
준희 : 아버님은?
민 : 그래서 왔다. 돈 좀 빌려주라.
준희 : .. 얼마나?
민 : 그냥 되는대루, 많이
준희, 피식 웃고 액수를 쓰지 않은 수표를 한 장 찢어 건넨다
민 : (받고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보면)
준희 : 필요한 만큼 써.
민 : 이자는? 기일은? 담보는?
준희 : 알아서 해.
민 : (고개 절레절레 흔들며) 우리 아버지 장사 안되겠는데.
S#24. 변두리의 싸구려 나이트 클럽
네온싸인이 번쩍번쩍 빛난다.
S#25. 클럽
부르스 곡을 끝으로 촌스러운 디스키 쟈키의 멘트가 스피커로 흘러 나온다.
DJ : 다음은 우리 클럽의 귀여운 마스코트 미미양이 여러분과 함께 신나는 시간을 꾸며봅니다. 미미-나와주세요
전주가 쿵짝쿵짝 울리면 순애, 팔짝팔짝 뛰어나와 마이크를 잡는다.
순애 :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미미 인사드려요. 우. 멀리 기적이 우네. 나를 두고 멀리 간다네. 우.
조그만 홀로어에는 나이든 남자들과 아줌마들이 서로 뒤엉켜 있다가 조명이 환하게 바뀌자 얼룬 테이블로 들어가 앉는다.
순애가 땀을 뻘뻘 흘리며 노래하는 동안 스트립 댄서들만 곳곳에서 몸을 흔들어댈 뿐 홀로어에서는 춤추는 손님들은 거의 없다.
S#26. 여자 출연자 대기실
14인치 TV가 구석에 놓여 있는 좁고 지저분한 분장실.
TV에서는 한참 가요 순위 프로에서 1등한 그룹이 울며서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
양쪽 벽면에 부착된 대형 거울 앞에서 비키니 차림의 댄서들과 다음 출연자들이 화장을 고치고 옷을 갈아입고 있다.
연이, 한쪽에서 순애의 무대의상을 고치고 있는데 순애, 노래 끝나고 들어온다.
순애 : 연이 왔구나. (거울 앞에 가 앉아 화장을 고치며) 내 노래 들었어?
연이 : 응.
순애 : 어때? 나 많이 늘지 않았어?
연이 : 응, 들었는데 그 '우' 꼭 해야 돼?
순애 : 왜? 이상해?
연이 : 응. 좀.
순애 : 그게 뽀인튼데, 섹시하지 않아? '오'루 바꿔볼까? (심각하게 해본다) 오!
연이 : 그래, 그게 좀 난거 같다
댄서1 : (거울 보며 인생 다 산듯한 톤으로) 우나 오나.
연이 : (옷을 순애에게 건네며) 이거 입어 볼래? 좀 고쳐 봤는데
순애 : 어머 이쁘다 (옷을 갈아 입기 시작한다)
연이 : 지금 만들구 있는게 있는데 니가 입으면 정말 이쁠거야
댄서2 : 누군 좋겠다 전속 디자이너두 있구
댄서1 : 연이씨, 우리 것두 좀 해 주라. 우리 옷은 옷값두 별로 안드는데.
댄서2 : 그래, 시장에서 그냥 사 입으니까 춤 출때 자꾸 끼구 올라 붙어가지구 말이야.
연이 : 그런 옷감은 우리 가게에 없어요.
댄서2 : 그럼, 옷감만 구해다 주면 해줄래?
연이 : 그러께요. 속옷 같은건 안만들어 봤지만 한 번 해보죠.
댄서1 : 어머머머, 이게 왜 속옷이야? 겉옷이지
댄서2 : 약속했다.
소리 : (무대 쪽에서) 뭐해? 빨리 나와!
댄서1 : 으이그 지겨. 나가면 될거 아냐 나가요.
댄서들 엉덩이 흔들며 우르르 몰려 나가면 순애, 거울 앞에서 연이가 고쳐 준 옷을 입고 폼잰다
순애 : 우와, 이 옷 너무 이뻐졌다. 전혀 다른 옷인데?
연이 : 맘에 들어?
순애 : 응, 넌 정말 그냥 썩기엔 아까운 인재야. (갑자기) 안녕하세요 미미 인사드려요. 오!
연이와 순애, 낄낄 거리며 웃는다.
S#27. 호텔 바
동남아시아계의 가수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하고 있는 바.
준희와 민, 둘 다 취해 있지만 서로 말없이 술만 마신다.
갑자기 픽 웃는 민. 준희, 민을 보면.
민 : 고아는 또 고아대루 괴롭겠지?
준희 : ... 무슨 소리야?
민 : 아냐, 쓸데없는 생각했어.
준희 : 여기 있잖아 고아나 다름없이 자란 사람.
민 : .. 차라리 고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어. ... 엄마 얘기 알고부터
준희 : (뭐라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술 마신다)..
민 : .. 나 집 나올까 생각중이야. 군대 갔다 와도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어.
준희 : 나이는 먹었잖아
민 : 그래. 다른 사람들이 보면 있는 놈이 호사떤다 그러겠지?
준희 : 알긴 아네?
민 : 후후, 미안하다. 모처럼 만나서 이런 얘기나 하구.. 참, (호주머니에서 테이프를 꺼내준다) 귀국 선물.
준희 : 뭔데?
민 : 내 노래
준희, 테이프를 받고 뒤집어 보다가 손짓으로 지배인을 부른다.
지배인 다가오면 준희, 테이프를 주며 귓속말을 하고 팁을 건넨다.
민 : 왜?
준희 : 들어봐야지
민 : 혼자들어 쪽팔리게
잠시후 가수들, 악기를 챙겨들고 무대에서 내려가면 민의 노래 나온다.
준희와 민, 말없이 술을 마신다.
S#28. 준희의 서재
준희, 민을 부축하고 들어오며 방의 블을 켠다.
둘 다 엄청나게 취해 있지만 준희는 아직 꼿꼿한 반년 민은 인사불성이다.
민은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풀썩 고꾸라져 버리고
준희는 술을 한 잔 따라 들고 잠시 창가의 의자에 앉아 있다가 어딘가로 전화를 한다.
소리 : (신호음이 몇 번 울리고 이태리 남자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누구요?
준희, 수화기를 내려놓고 창밖을 보며 술을 마시는데
민, 가물가물해지는 의식 속에서 침대 머리맡에 놓인 액자속의 사진을 본다.
준희와 연이(?)가 다정한 포즈로 찍은 사진을...
아침,
머리가 뽀개질 듯 아픈 통증을 느끼며 잠에서 부시시 깨는 민.
준희는 이미 나가고 없다.
테이블 위에 남겨진 쪽지. '미안. 일이 있어서 먼저 나간다. 연락할께. 준희.'
문득 지난 밤의 희미한 기억을 되살리며 돌아본 침대 머리맡에는 사진이 없다.
S#29. 안사장의 안방
송여사, 화장대에서 화장을 하고 있는데 안사장 들어온다
안사장 : 당신 내 여권 못봤어?
송여사 : 문갑 아랫 서랍에 있나 한 번 봐요
안사장, 문갑 서랍을 열고 뒤지다가 연이에게 입학선물로 주었던 시계케이스를 본다 무심코 드는데
안에 무언가 담긴듯 무게가 나가자 열어보는데 시계가 들어온다
안사장 : (기분 나쁘다) 이게 왜 여기 있어?
송여사 : 뭐가요?
안사장 : 연이 시계
송여사 : 내가 맡아 뒀어요. 비싼거 잃어버리기라두 하면 연이나 당신이나 속상할거 아녜요
안사장 : 당신 그걸 말이라구 하는거야? 선물은 선물이야. 잃어버리든 국을 끊여 먹든 본인이 간수햐야지. 걔가 애야?
송여사 : 당신 정말 아침부터 왜 이래요? 그깐 일루
안사장 :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얘긴데 송부딕에서 일시키는 것두 그래,
자기 공부하기두 바쁜 애를 데려다가 그게 뭐하는 짓이야?
송여사 : 당신 말하는게 정말 이상하네? 그정두도 못해요? 피 한방울 안섞인 애 데려다가 먹여주구 입혀주구 학교 보내주면,
그정돈 해두 되는거 아녜요?
안사장, 더 싸우고 싶지 않아 나가버린다.
거울만 보고 얘기하던 송여사, 안사장의 나가는 모습을 눈으로 쫓는다.
S#30. 송부틱 외경 (아침)
S#31. 송부틱
송여사, 전화를 받고 있다.
송여사 : 네, 안그래두 오늘 미스정 보낼려구 했었어요.
김여사 : (소리) 연이 보내주면 안될까?
송여사 : 연이요? (살짝 얼굴 찌푸리지만 목소리 여전히 상냥하게)
김여사 : 걔가 손이 다르더라구, 정말 엄마 닮았는지 (당황) 아뭏든 잘하는거 같애.
송여사 : (얼굴 표정이 확 바뀐다) 지금, 뭐라 그러셨죠?
김여사 : (얼버무린다) 아, 나 자꾸 헷갈린대니까, 송여사 집에 사니까 뭐, 엄마같구 딸같구, 아뭏든 연이 보내줄꺼지?
송여사 : ... 네, 그러시죠 뭐.
송여사, 수화기 내려 놓으며 뭔가 찜찜한 얼굴이다.
S#32. 송부틱 지하창고
재봉틀 보조대 위에 디자인 복이 펼쳐져 있고 재봉틀이 경쾌하게 돌아가고 있다.
화려한 레이스가 달린 무대용 의상을 만들고 있는 연이. 거의 완성단계다.
연이, 웅을 뒤집어보며 흐믓한 미소 짓는데 문이 벌컥 열린다.
연이, 놀라 돌아보면 송여사 들어오다.
송여사, 연이가 재봉틀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순간적으로 한복집에서 바느질 하고 있는 다른 여인의 모습을 떠올린다.
S#33. 회상
20년전 동네 한복집.
젊은 여자, 갓난 아이를 옆에 뉘어 놓고 바느질을 하고 있다.
젊은 송여사, 유리로 된 미닫이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와 뒤집어 놓는다.
S#34. 지하창고
송여사 : (기분 나쁜 상상을 애써 지우며 우아하게) 너 지금 뭐하는 거니?
연이 : 옷 좀 만들어 볼려구요.
송여사 : 너, 내가 여기 정리해 놓으라 그랬지, 옷 만들라 그랬니?
연이 : 정리는 다 했는데요.
송여사, 빠르게 지하실 안을 훑어 본다. 깨끗이 정리된 지하실
송여사, 말없이 연이 앞으로 걸어와 디자인 북을 집어든다.
송여사 : (보다가) 이건 어디서 베낀거니?
연이 : 제가 그냥 그린 건데요.
송여사, 디자인 북을 한 장씩 넘겨 보다가 입가에 비웃을 흘 흘리며 연이의 스케치북을 쓰레기통에 던져놓는다.
송여사 : 이 원단 누가 쓰라구 그랬니?
연이 : 안쓰는 거라구...
송여사 : 누가?
연이 : ...
송여사, 갑자기 옷을 두 손으로 잡고 힘주어 찢어 버린다.
송여사 : 앞으로 내 허락없이 여기 있는 물건에 손대지마. 알았지? 그리구 심부름 갈 데가 있으니까 올라와라.
송여사,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나가버리면 연이, 찢어진 옷을 보며 속상해하다가 얼른 쓰레기통에서 스케치북을 꺼낸다.
S#35. 강장군의 집 앞
성채같아 보이는 강장군의 집. 밖에서는 숲에 가려 집이 다 보이지도 않는다.
가봉할 옷보따리를 든 연이, 안사장의 집이 제일 좋은 줄만 알고 있다가 강장군의 집을 보고 기가 질린다.
연이, 경비초소로 조심스레 다가가는데 철문 안에서 도베르만이 금방이라도 달려들듯이 지어대자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친다.
경비 : 뭐야? 아가씨.
연이 : (너무 놀라 더듬는다) 저, 저기 송부틱에서 왔는데요.
S#36. 강장군의 집 거실
어디선가 크게 틀어온 음악소리가 작지만 거실까지 들려온다.
전신거울 앞에 선 김여사, 연이, 마치 시녀처럼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김여사의 옷 가봉을 하고 있다.
허리부분의 크기를 조절하며 입에 문 핀을 하나씩 꺼내 찔러가는 연이.
김여사 : 학교 공부하랴, 일하랴, 힘들지?
연이 : 아뇨, 전 이 일이 재밌어요.
김여사 : 그래? 너두 이화처럼 의상쪽을 전공할껄 그랬다. 저번에 니가 가봉해준 옷두 아주 잘 나왔든데.
근데 전공이 뭐라 그랬지?
연이 : 국문학이요
김여사 : 국문학? 거기 나와서 뭐할려구? 졸업하면 선생 밖에 더 하겠어?
연이 : 전 어려서부터 선생님이 꿈이었어요
김여사 : 오, 그래? 지금 몇학년이지?
연이 : 삼학년이요
김여사 : 벌써 그렇게 됐나? 하긴 우리 민이가 제댈했으니. 어, 거기 단 좀 넉넉하게 해줘.
그리구 송여사가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지만 다음주 청와대만찬에 입구 갈 옷이니까 각별히 신경 좀 쓰라 그래.
연이 : 예.
이때 음악소리커지더니 잠시후, 민, 부스스한 몰골로 물병을 들고 계단에서 내려와 냉장고 쪽으로 가다가 연이 쪽을 본다.
짧은 순간 두사람의 눈이 마주치지만 곧 각자의 일로 돌아간다.
연이가 여전히 무릎을 꿇은 자세로 가봉을 하고 있는 동안 민, 냉온수기에서 찬 물을 받아들고 다시 계단 쪽으로 간다.
김여사 : (그제서야 민을 보고) 음악 좀 줄일 수 없니? 머리가 다 울린다. 그리구 무슨 술을 그렇게 마시구 다니니?
민, 못들은 척 올라간다.
S#37. 강장군 집 정원
연이, 현관을 나와 아까의 옷보따리를 들고 정원에 난 길을 걸어 내려온다.
민, 차를 몰고 나가다가 저만치 걸어가는 연이를 본다..
민의 차, 연이의 옆을 획 지나쳐 달려간다. 민의 차 백미러로 보이는 연이의 옷보따리가 꽤나 무겁게 느껴진다.
민, 갑자기 서다니 후진하여 연이 옆에 와 선다.
민 : 타요.
연이 : 괜찮아요
민 : 타요, 타가는 길이니까
연이 : (잠시 망설이다가 타며) 그럼, 버스정류장까지만 좀 태워주세요
S#38. 민의 차
민과 연이, 말없이 앞만 보고 있다.
차 안에는 전에 민이 녹음했던 노래가 흘러나온다.
연이 : (문득) 이 노래 누구껀지 아세요?
민 : ... 왜요?
연이 : 그냥 좋아서요
민 : (말없이 카스테레오에서 테잎을 빼 연이에게 준다)
연이 : ?
민 : 가져요.
연이 : 아니, 됐어요.
민 : 난 또 있어요
연이 : ...저, 정말 필요 없어요 여기서 그냥 듣죠 뭐.
민, 테잎을 다시 카스테레오에 꽂는다.
연이 : (민의 호의를 무시한 것같아 변명조로) 매장엔 클레식만 듣거든요. .... 따루 들을 데두 없구요.
연이, 민이 계속 아무말도 안하자 불안하기도 하고 또 불안해하는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한다.
연이 : 저기 버스정류장에 세워주세요
민 : ...
연이 : 어, 지났네?
민 : (앞만 보고) 가는 김에 끝까지 갑시다.
연이, 불안한 눈치로 민을 돌아본다.
S#39. 송부틱 앞
이화의 차 쏜살같이 달려와 급커브를 틀며 주차장으로 들어가 요란하게 선다.
이화, 성질대로 삐딱하게 차를 대 놓고 커다란 디자인 가방을 꺼내들고 송부틱으로 들어간다.
S#40. 송부틱
송여사, 책상에 앉아 공장에 보낼 작업지시서와 손님들의 치수를 적은 장부등을 펼쳐 놓고 보고 있는데 이화, 들어온다.
이화 : 엄마, 엄마, 이거 좀 봐줘
이화, 스케치북을 꺼내 테이블 위에 펼친다.
송여사 : (귀찮다) 얘, 엄마 일하구 있잖니?
이화 : 급한 거란 말야.
송여사 : (마지못해) 뭔데?
이화 : J.S패션에서 작품을 공모하는데 뽑히면 유럽 연수두 보내 주구, 인턴사원으로 취직하는거야
송여사 : J.S패션? 거기 엄마한테 디자인 배운 애들이 몇 명 있지.
이화 : 진짜? 잘됐다.
송여사 : 대기업에서 경력 쌓는 것두 괜찮지.
이화 : 그럼 나, 뽑히는 거네?
송여사 : 어디 보자.
송여사, 이화의 스케치북을 한장씩 넘기며 얼굴이 점점 굳으면서 한숨을 팍팍 쉰다.
이화 : (약간 걱정스럽게) 왜?
송여사 : 애썼다. 베끼느라구.
이화 : (찔려서) 티나?
송여사 : 이거 가지구 가면 누가 봐두 엄마 작품인거 다 알아.
이화 : 우리과 애들은 모르던데?
송여사 : (한숨 팍 쉬며 째려본다)
이화 : 그럼 어떡해? (작게) 근데 얘 어디갔어?
송여사 : 누구?
이화 : 밥맛
송여사 : 심부름 보냈다. 왜?
이화 : (주변을 슬쩍 살피며 작게) 질기다, 질겨. 엄마가 너무 잘해주는거 아냐?
송여사 : (역시 주의를 의식하며 이화를 살짝 째려보고) 고아원에서 자라서 그런지 애가 특이하드라.
(문득 혼잣말처럼) 얌전 빼면서 독한 것두 닮았단 말야.
이화 : 누굴 닮아?
송여사 : 어, 아니야
이때, 주차장에서 요란한 경보음소리 들린다.
이화 : 어머, 내 차!
S#41. 주차장
민, 주차장에서 차를 돌려 나가려다가 삐딱하게 댄 이화 차의 범퍼를 살짝 박았다.
연이, 놀라 이화 차로 가고 민도 내려 이화 차를 들여다 보는데 어느새 내려온 이화, 다짜고짜 악부터 지른다.
이화 : 야, 너 눈 어따 달구 다니는거야? 어? 오빠.
민 : ..너 차냐?
이화, 민과 나란히 서있는 연이를 보며 울그락 불그락한다.
S#42. 송부틱
송여사, 민, 이화, 2층 소파에 앉아 있다.
송여사 : 어머, 우리 일하는 애가 폐를 끼쳤구나. 미안해서 어떡하니.
민 : 아녜요
송여사 : 걔가 근본이 없는 애라 예의가 좀 없어. 이해해라.
연이, 올라온다
연이 : 부르셨어요?
송여사 : 너 내가 그렇게 가르쳤니?
연이 : (황당) 예?
송여사 : 어디서 건방지게 고객차를 타구 다니니?
민 : (당황) 왜 그러세요? 그런거 아녜요.
송여사 : 민이 넌, 가만 있어. (연이에게) 당장 사과해.
연이 : (기가 막혀 송여사를 본다)...
송여사 : 쟤 눈 똑바루 뜨는 것좀봐.
민 : 그런게 아니라니까요.
송여사 : 역성 들어줄거 없어. 빨리 사과 못하니?
연이 : ... 죄송합니다.
송여사 : 됐어. 가서 차 내와
연이 : (억울해서 부들부둘 떨리지만 억지로 참고) 예.
돌아서 가는데 분하고 창피해서 눈물이 후두둑 떨어진다.
이화 : (연이가 혼나는 모습을 즐기며) 재수없어 흥.
민, 굳은 얼굴로 연이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본다.
한없이 초라해 보이는 연이의 뒷모습에 가슴이 미어진다.
송여사 : 오랜만인데 우리 이화하구 얘기두 좀 나누구 저녁 먹구 그러구 들어가라.
이화 : 그래, 오빠. 오늘 제대기념 파티 하자.
민, 송여사와 이화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듯 연이가 간 쪽을 보고 있다.
S#43. 탕비실
미스정, 준비해 놓은 차쟁반을 들고 밖을 살피다가 연이가 들어오자 자기가 괜히 민망해 한다.
미스정 : 내가 갈께.
연이 : (눈물을 훔치고 씩 웃어 보인다) 괜찮아요.
연이, 미스정의 손에서 쟁반을 받아들고 돌아 나간다.
S#44. 2층 소파
연이, 침착하게 찻잔을 내려 놓는 동안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민, 말문을 연다.
연이, 송여사 앞에 찻잔을 내려 놓는다.
민 : (송여사에게) 몇 시에 끝나죠?
송여사 : 응, 이제 곧.
연이, 이화 앞에 찻잔을 내려 놓는다.
이화 : 난 지금 나가두 돼.
연이, 민의 앞에 찻잔을 내려 놓는데.
민 : 일 끝난 다음엔 고객차를 타건 누구차를 타건 상관없겠죠?
송여사, 얼굴 굳고 연이도 민을 본다
민 : 저, 가보겠습니다.
민, 벌떡 일어나 연이의 손목을 힘있게 잡고 돌아 나간다.
놀란 연이, 민의 힘에 이끌려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