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고부군(현 정읍시 고부면)을 본관으로 하는 대표적인 성씨라고 하면 고부 이씨를 들 수 있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전국에 22,891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부 이씨의 기원은 고려 문종 때, 해동공자 최충의 구재학당 출신으로 문하평장사에 오른 이경조가 시조이다. 문종에서부터 숙종때까지 5대 왕을 섬기면서 여산군에 봉해졌다. 후손들은 그가 살았던 고부를 본관으로 삼았다.
고부 이씨 집성촌은 다음과 같다.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 내요리
전라북도 부안군 줄포면 난산리
전라북도 고창군 신림면 법지리
전라북도 정읍시 소성면
전라북도 완주군 이서면 금평리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회수동
평안남도 양덕군 쌍룡면 용반리·용전리
고부 이씨 인구 중에 반 이상이 제주도에 살고 있다고 한다. 본관은 고부인데 가장 많이 사는 곳은 바다 건너 제주도이니 여기에는 사연이 있을 것 같아 조사해 보았다.
고부 이씨가 제주도에 입도하게 된 계기는 조선 중중 때 발생한 기묘사화와 관련이 있다. 이세번 (李世藩, 1482~1526)은 조광조와 친분이 두터웠는데 사화가 일어나자 수백인과 함께 조광조의 무고함을 호소하는 상소를 올리게 되었다. 이때 이세번은 제주도로 유배를 가게 되었다. 이세번은 월성 석씨와의 사이에서 두 아들을 두었으니 충현과 충효이다. 이세번이 유배지에서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부인 석씨는 두 아들과 함께 바다를 건너 제주로 갔다. 이세번의 장남은 유배지에서 타계한 부친을 묻고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대정현(모슬포)에 남아 주민들의 훈학에 힘썼다고 한다. 이후에 후손이 늘어나면서 오늘날 제주도는 고부 이씨 집성촌 중의 하나가 된 것이다.
고부 이씨 중에 유명한 인물이라고 하면 제주 대정현 출신으로 제주4.3항쟁을 이끌었던 남로당 간부 김달삼이 있다. 본명은 이승진이라고 한다. 김달삼보다 시기적으로 앞선 인물 중에는 역시 대정현의 관노비 출신으로 1901년 제주봉기(민란)를 이끌었던 이재수가 있다. 이정재 주연의 '이재수의 난'이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