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도배하는 날이다.
드디어 이사할 수 있게 되는것 같아 마음이 더욱 조급해진다.
석고보드 연결부분은 테이핑작업을 한다.
요즘엔 도배 하시는분들도 기계가 있어 여간 편리해진것이 아니다.
풀은 믹서로 풀고, 풀은 기계로 발라주고, 원하는 길이 맞춰 칼질 한번 하고 붙이면 된다.
붙이는 일이 수월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예전에는 풀칠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었다.
아줌마 두분이서 일사불란하게 일을 처리한다.
점심을 시켜 달래서 시켜주려고 했는데, 바쁜 시간이라 두그릇은 배달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할 수 없이 라면을 끓여 주었다.
점심 먹고 나서 30분정도 마무리 하고나니 끝이다.
오후에 장판하시는 분이 오셔서 장판을 깔았고, 꽤나 늦은 시간까지 작업을 했다.
장판작업 하는 동안 읍내에 가서 전기줄에 전구를 킬수 있는 것을 만들어 왔다.
어두운 시간까지 작업을 마치고, 나는 그제서야 짐을 실으러 먼저 집으로 가서 부랴부랴 급한 짐만 싣고 왔다.
대강 던져 놓고 잠잘것들과 대강 먹을 것을 챙겼다.
무엇보다도 냄새나지 않는 화장실을 쓰고 물을 길어다 붓지 않는 것만으로도 천국에 온것 같다.
전기는 들어오지 않아 전주에서 길게 선을 연결하고, 전파사에서 임시등을 만들어와 불을 당겼다.
불이 거실에 있어 부엌자리에 매트를 깔고 하루를 보냈다.
빨래도 마음껏 할 수 있고, 깨끗한 화장실, 온기가 있는 집안, 따뜻한 물을 쓸 수 있는 것이 행복의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뼈저리게 느낀 몇달간이다.
방울이도 살맛 나지?
오늘도 어김없이 현화가 찾아 왔다.
아침으로 호박을 구어 먹으려고 하는데, 현화가 오는 바람에 작은버너에 커다란 팬이 불안하게 얹혀져 겨우겨우 익은 호박을 둘이 나눠 먹을수 밖에 없었다.
현화네 아침 시간은 7시.
나의 아침 시간은 보통 10시 이후이다보니 나는 아침으로 먹고 현화는 그 시간에 우리집에 오면 참이 된다.
나의 먹을거리라고는 호박과 우유, 그리고 라면뿐이다.
거실에 앉아 생긴대로 먹다보니 모든것이 흩어져 있다.
겨우겨우 라면만 끓여 먹기를 거의 한달째...
먼저집에서는 물이 없어 가장 간단히 라면으로...
새집에서는 시설이 안 되어 있어 얼마 남지 않은 등산용 버너가스 떨어질까봐 간당간당해서 라면으로...
야외용 가스렌지는 새는것 같고...
임시 주방이 정리되었다.
자고 난 자리도 엉망...
첫댓글 오호 화장대 도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