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길 논설위원장]
요즘 정국이 어수선하다. 여권에 문제다. 바로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때문이다.
하나는 불름버그통신의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수석 대변인”이란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블룸버그통신 기자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 기자는 국내 언론사에 근무하다 블룸버그 통신 리포터로 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문제의 기사를 게재했는데,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성명을 낸 것이다.
이 때문에 서울외신기자클럽을 시작으로 블룸버그통신,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이 '한국 내 언론의 자유가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한데 이어 21일에는 언론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국제단체인 국제언론인협회(IPI)까지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더구나 미 국무부도 해당 사건에 대해 "자유로운 언론은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핵심"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 국무부가 한국의 언론 자유문제에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사태는 지난 16일이래 사흘간에 벌어진 일인데, 지난 22일 ‘서해수호의 날’에 또다시 온 국민이 경악해 할 만한 일이 또 벌어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엔 가지 않고 지역경제를 탐방한다며 대구 칠성시장을 찾았었는데 여기서 기관단총 노출 경호로 사단이 난 것이다.
기관단총을 든 한 경호원이 총 개머리판이 보이게 총을 어깨에 메고 손가락은 방아쇠를 당길태세여서 만일 무슨 사태가 난다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화를 당할 것 같은 분위기다.
이 사진은 한 시민이 찍어 SNS에 올려 많은 국민들이 알게 된 것인데 청와대는 이에 대해 경호하는 사진이 맞다고 확인해줬으나 총기를 내놓고 경호 하는 건 당연 한 것 이라 해서 문제가 확산되고 있는것이다.
그러자 야권 전반에서 비판론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4일 "대구시민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본 건가"라고 성토했던 자유한국당뿐만 아니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뒤늦게 입을 열어 청와대를 비판하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북한과는 싸울 일이 없다고 GP(비무장지대 감시초소)까지 폭파하는 정권이 국민에게는 기관총을 들이댔다"며 "대구 시민을 테러집단으로 보는 것이냐"고 공개 성토했다.
이어 황 대표는 "정상적인 사고라면 북한이 적이고 우리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데 이 정권은 거꾸로 북한은 보호하면서 국민은 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냐"며 성토했다.
바른미래당도 이종철 대변인이 나서 "대구 칠성시장 방문 시 기관총 경호를 보는 국민들은 청와대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불편함과 불쾌함이 가시지 않는다"며 "국민들은 '틀렸다'는 지적보다 '불편하고 불쾌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가 표방한 '열린 경호'답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청와대가 내놓은 전직 대통령의 경호 사진은 '민생현장 방문' 사진이 아니라 대(對)테러 경호가 필요한 현장들“이라고 말했다.
또 민평당 김형구 수석부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당초 '열린 경호'를 표방하지 않았는가"라며 "청와대 논리대로라면 무산된 '광화문 청사'가 생겼더라면 박격포라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인지 구차한 변명에 국민은 더욱 불안해 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관총 소지의 정당성을 해명하기 위해 전임 정부의 경호 사진을 공개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상황도 사례도 맞지 않다고 했다.
이번 기관단총 경호사건은 대통령 시장방문에 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기관총을 꺼내 들은 것을 솔직하게 사과하고 고치면 될 일이다.
청와대는 이번일로 경호수칙을 되돌아보고 고칠 일이 있으면 고치고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청와대는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낮고 열린 경호’를 하겠다는 약속으로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더 이상 논쟁은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