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삼구동창 모임에 아주 특별한 취향의 모임이 있다
모임의 이름이나 모이는 날자나 장소도 정하지 않았으나
매월 한번씩 어김없이 모여 서울 근교에서 소문난 집을 찾아 다닌다.
이름하여 고상하게는 <보사모><사사모><영사모>라고 할수도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삼신(三身:法身 ·報身 ·應身)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사모는 보신탕을 사랑하는 모임이고 사사모는 사철탕을 사랑하는 모임으로
풀이하지만 우리끼리는 소박하게 구탕족, 또는 보신탕족으로 불리기를 좋아한다.
이 모임은 처음부터 창설 목적이나 취지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고
구성원도 그리 많지 않았지만 일편단심 민들래라 고정멤버는 항상 정해져 있다.
한국에서 석학이라 이름하는 국문학의 조동일박사와 조석연총장이
한양 조씨가문을 대표하여 꼭 자리를 지키고 영명하여 온라인계를 주름잡는
사이버 학헌 회장과 그 아래것으로 "못말리는 삼구" 창안자인
불초 소생이 주멤버로 딱 버티고 있어 이 모임의 장래를 어느 누가 감히 의심 할것인가?.
성경말씀대로 '"네 비록 시작은 미약하지만 나중엔 창대하리라"
그외에도 이번에 수필집을 펴낸 주먹께나 쓴다는 성광수학장과
한때 중국과 중동을 휩쓸고 다니며 이나라 음료수계를 대표한 명가수 황치근회장,
한국의 철학적 고민을 안고 현재 일산에서 칩거하고 있는 이호조 선생등을 꼽을수 있지만
나의 스승격인 그들은 아직 예비회원으로 엄격한 3차의 심사를 거쳐야 입회하게 된다.
그동안 <보사모>가 서울 주변을 두루 섭렵한 보신탕의 "명가"를 일일이 기억할 필요는 없지만
도봉산 아래 '삼밭골'을 위시하여 자양동의 '영남 보신탕' 불광동의 '가마솥 보신탕"
'장안동의 '삼호집' '형제집' 남한산성의 '정수장' 그외에도 여러곳을 돌고돌아
현재는 황구만을 고집하는 하남시의 '청수영양탕'에 잠시 머무르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 날이 풀리면 승용차 한두대로 한탄강변 철원과 대광리 ,신망리,
그리고 조동일박사가 추천하는 전라남도 담양 보신탕의 명가 "무정집"을 찾아
팔도의 별미를 맛볼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볼까도 생각중이다.
조동일 박사의 학문적 지론에 의하면 개고기는 탕을 으뜸으로 치는대
보신탕이라는 말 자체가 개장국(狗醬)에서 유래 됬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개장국보다 보신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88올림픽 개최 이후 혐오식이라 지상으로 말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피부미용에 그만이라고 여성들에게 까지 인기를 더하고 있다.
옛날 우리네 경상도에서는 보신탕은 된장을 풀어 개를 삶아 고기를 건져 내고,
그 국물에 파, 부추, 토란 줄거리, 고사리 중 한두가지를 더해 무르도록 삶은 다음
다시 찢어놓은 고기를 그 국물에 넣어 양념을 하고 밥을 말아 먹었다.
경상도 지방과 중국 교포들은 끓일 때 옛방식 대로
차조기(紫蘇, 蘇葉)를 넣어 개의 특유한 누린 냄새를 없에기도 했으며
양념으로는 들깨 가루, 고춧가루, 후추가루,겨자등을 사용하기도 했다.
보신탕을 먹으면서 꼭 겻들려야 하는 것은 소주 한잔이지만 마시다 보면
한잔이 두잔되고 보통 1인당 1병꼴로 마시게 된다.
그러나 교회 장로인 조석연동문은 소주없이도 잘도 자시기도 한다
우리 일행은 탕보다 먼저 수육을 시켜 그것을 안주삼아 소주를 마신다.
수육은 고기가 식지 않도록 끓는 물이나 증기로 따뜻하게 덥혀가며 먹는대
끓는 물위에 대나무 소쿠리를 놓고 그위에 살작 데친 부추나 야채를 얹어
고기와 부추를 섞어가며 먹고 취향에 따라 양념장이나 소금에 찍어 먹기도 한다.
양념장은 된장이나 초고추장에 겨자와 들깨와 참기름을 섞어 만들며,
고기를 소금이나 양념에 그냥 찍어 먹던지 상추나 깻잎에 싸서 먹기도 한다
.그맛은 먹어 본 사람 아니면 말을 하지 말라 .쥑인다 쥑여.
수육과 동시에 먼저 겻들여 나오는 창자와 뼈다귀 고은 육수에 들깨와 깻잎,
그리고 부추를 넣고 긇여 전골대신 맑은 국물로 목을 적신다.
그 자리에서 중심이되는 화제의 범위는 엄청 넓어서 동서고금은 물론
밖으로 천하대세를 안으로 내외금슬을 논하며
나아가서 남에게 말하기 어려운 가족과 자식들 예기를 담담하게 하기도 한다.
"노인은 과거에 살고 청년은 미래에 산다"는 그 말을 증명이나 하듯이
한두번은 옛날 한때 황금송아지 묶어논 시절을 회상하기도 한다.
때로 가끔은 모난 친구들을 골라서 고기와 함께 잘근잘근 씹기도 하지만
그것은 절친한 우정의 소치로 씹은 결과는 항상 덕담과 웃음으로 끝이 난다.
그러다보면 우연히 알지도 못하는 옆자리의 노동들과도 어울려
고향이 어디냐? 어느학교 나왔느냐? 수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백발이 성성한 포항 선배들에게 과일도 얻어먹고 "고향 까마귀" 찾아
삼천포로 빠져 먼길을 떠나기도 한다.
내가 만나 본 구탕족 중에 우리 전례의 보신탕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구견설"을 논할만큼 대단한 권위를 가지고 있는 어른이 조동일 박사라 생각한다.
소생도 "서당개 3년에 풍월 읊는다"고 보신탕 일화로 몇마디 거들고 싶지만
질서 정연한 학문적 논리에 말문이 막혀 명함도 내지 못한다.
그의 지론은 뭐니뭐니해도 보신탕은 수육보다 탕을 제일로 친다고 한다.
한집안인 조석연 총장의 예기에 의하면 한국의 명문가 중에서도
첫째로 꼽히는 "한양 조씨"가문 주실마을에서 자랄때 부터 문중 어른들이 모여
개를잡아 회채를 했고 그때마다 옆에서 고기와 탕을 먹고 자랐다고 한다.
그래서 조석연 총장도 보신탕의 효능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알고 있다.
[본초강목]과 [동의보감]에서는 개고기의 약효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개고기의 성질은 따뜻하며 짠맛과 신맛을 내며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한다.
그리고 뼈와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양기를 일으켜 밤에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기력을 증진시키고
오로칠상(五勞七傷)등 몸이 상했을 때 몸을 보하며 혈맥을 잘 통하게 한다.
개중에도 누렁이가 첫째고 검둥이,흰둥이 순서로 치며
누렁이는 여자에게 좋고 검둥이는 남자에게 좋다고 하며
개고기는 열을 내므로 열병이 있는 사람은 먹지 않는다.
마늘도 열을 내므로 같이 먹으면 열이 지나치게 되므로 같이 먹지 않는다.
개고기는 훌륭한 고단백 식품으로 개를 구워 먹으면 소갈증(당뇨병)이 생긴다
개고기는 섬유질이라 삶으면 풀어지고 고기는 소화가 잘 된다.
그래서 여름에 돼지고기는 잘 먹어야 본전인데 반해 개고기는 탈나는 일이 없으며,
기름도 돼지고기나 쇠고기보다 수십배 소화 잘 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지방질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콜레스테롤이 매우 적어
동맥 경화증과 고혈압을 예방한다고 한다
유난히 개고기를 좋아하는 사람 다섯명이 보신탕 잘 한다는 집에 갔다.
주문받는 아줌마가 와서는 사람을 하나씩 세면서 말했다.
하나 둘 셋...전부 다 개죠 ?
그러자 다섯명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보신탕에 관한 많은 일화중에 한가지다.
보신탕이 얼마나 좋은 음식인지는 不問可知라고 문자를 쓰보자.
"보신탕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말들을 마시라니까요."
2/5 愚礎가.
첫댓글 살아가는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썻기에 이 곳에 펌했습니다.^^/아래 사진은 대구 출신친구들입니다.^^/허정 부군이신 조동일 박사(우측 앞에서 두번째)도 보입니다.
클릭하는 순간 '청수'님이 올린건가 했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
하단 강아지가 넘 귀엽네요. 조런걸 어떻게 냠냠하냐꾸요. T.T
man도 보사모 자격이 있겠군요.사실은 man은 어떤 음식이든 좋아하는 식탐가로 과식을 자주하지만 어찌보면 식욕이 즐거음의 으뜸인데 먹다가 죽더라도 먹고 봐야지요
선배님은 보신탕에 대하여 전문가이십니다. 보신탕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군침이 도는지 눈으로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호상 선배님 건강하시죠? 선배님은 역시 멋쟁이십니다. 진짜 참 맛을을 즐기며 그런 그런 분과 인생을 즐기시는 선배님의 모습 눈에 선합니다. "하나 둘 셋...전부 다 개죠 ?"라는 말에 웃고 있는 청수입니다.
ㅎㅎㅎ....보신탕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재미있게 엮으셨네요. 저희 왕초님두 아마 일년열두달 보신탕 드실 분이지요.
회식은 거의 보신탕집이죠. 어렸을 때 혜화동 소신학교 시절부터 성북동 움막에 개를 수십마리 키워서 신학생들 부식조달을 했기 때문에 그 때 드신 버릇(?)으로 즐겨 드시는 것 같습디다. 그 시절은 너무 어려워서 고기반찬은 감히 상상도 못했다고 하더군요. //..저두 새악씨시절 신랑이랑 보신탕집에 가면 여자는 저 뿐이라서 쑥스러웠던 기억이 ~~ ^^* 요즈음은 보신탕집에도 여자들이 많아요...수육밑에 살짝 익은 부추맛 일품이지요...냠냠~~....^~^
뭐? 수육밑에 살짝 부추맛이라꼬? 야만인!!-------------------바람새말이 아*니* 고.
프랑스인의 표현임다.ㅋㅋㅋ
윗분들 우리집 진돗개는 탐내지 마시라요.^_____^*
부장님의 보신탕 말씀을 읽는순간,아~~!!완쾌 하셨구나....했어요. 포항에서 근무할때 맛있는 수육이라고 하면서 회식을 했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고기를 좋아 했답니다)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 였지요.짓궂은 동학년 선생님이 멍. 멍. 멍.하면서 놀리셨지요. 엄마야~~하곤 곧바로 화장실로 뛰었죠.그후 지금까지 한번도....미용에 좋다고 하면 빠지지 않는 미야지만 ㅎㅎㅎㅎㅎㅎ
이 글을 안읽고 지나쳤다면 평생 후회할뻔 했겠습니다. 김선배님의 존함이기에 클릭했더니 늦게나마 들려본게 참 다행입니다.
어쩌면 요렇게도 내 마음에 쏙 들어오는 얘기를 담으셨는지... 저도 이틀이 멀다하고 즐기는 식품이랍니다. 윗글의 보사모주인공님들처럼 전국은 섭렵치는 못해도 내가 살고있는 대구의 일원에는 주름깨나 잡는 편이지요.ㅋㅋㅋ 멍멍멍~~~
부장님 정말 보신탕에 대해서는 전문가이시군요 한국가면 함께 보신탕 먹으러 가고 싶군요 한번도 보신탕 먹어 본 기억이 없어요 멍멍이 한테는 미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