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뜻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형태가 둘 이상으로 쓰여 헷갈리게 하는 낱말들이 여럿 있습니다. 주로 지방에 따라 달리 쓰이던 말들이 현대에 와서 교류가 잦아짐에 따라 각자 세력을 크게 넓혀, 이제는 어느 하나를 버릴 수 없게 된 것들입니다. 이와 같이 복수 표준어로 인정(표준어 규정 제26항)되고 있는 낱말들을 몇몇 들어 보겠습니다.
위에서 인용한 낱말 가운데서도 특히, '가엾다/가엽다', '서럽다/섧다', '여쭈다/여쭙다' 등 'ㅂ 벗어난 끝바꿈'(ㅂ 불규칙 활용)을 하는 그림씨(형용사)와 풀이씨(동사)들이 자주 틀리는 것들입니다. 아래 예문을 들어 보겠습니다..
ㄱ-1. 우리들의 가엾은 아버지. -2. 우리들의 가여운 아버지. ㄴ-1. 서러워 말고 힘을 내세요. -2. 설워 말고 힘을 내세요. ㄷ-1. 아침마다 인사 여쭈는 아들들. -2. 아침마다 인사 여쭙는 아들들.
위에서 ㄱ∼ㄷ의 1, 2는 모두 맞는 표현입니다. 이들의 갖가지 끝바뀐 꼴인 '가엾게/가엽게, 가엾어라/가여워라, 가엾지/가엽지, …', '서러운/설운, 서럽게/섧게, 서럽지/섧지, …', '여쭈게/여쭙게, 여쭈어/여쭤/여쭈워, 여쭈어라/여쭈워라, …' 들도 모두 표준말이니, 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