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을 진단받고 진짜 인생이 시작됐다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암을 비롯한 질병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대부분 신파로 흐르기 십상이다. 그러나 오늘 소개할 영화 ‘50/50’은 다르다. 생존율 50%의 척추암을 진단받은 이후의 주인공과 주위 사람들의 모습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병을 소재로 하지만 암 투병의 극적인 장면보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현실에 가깝게 담아내고 있다.
줄거리는?
술도 마시지 않고 담배도 멀리하며 누구보다 건강을 챙기던 애덤. 27살의 젊은 나이에 병원에서 척추암 진단을 받는다. 생존율은 50%. 머리도 밀어버리고 마리화나도 피며 즐겁게 보내려 했다. 하지만 여자친구 레이첼은 애덤을 버리고 바람을 피우고, 친한 친구인 카일도 애덤의 병을 이용해 여자를 만나려는 궁리밖에 하지 않는다. 엄마는 도움이 되지 않고 걱정만 하고 있다. 기댈 곳이 없는 애덤은 심리치료사인 캐서린에게 점점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같이 항암치료를 받던 노인 한 명이 숨을 거두고 자리에 나오지 않자 애덤은 점점 지쳐가고 자신도 죽음을 받아들일까 하게 된다. 종양은 점점 커져 척추를 압박하고, 애덤은 마지막으로 수술을 해보기로 한다. 애덤은 친구 카일의 차를 타고 역주행을 하며 그동안 표현하지 않았던 슬픔, 고통 등을 토해낸다. 그리곤 캐서린에게 전화를 걸어 고백도 한다. 결국 수술은 성공하고 캐서린이 애덤을 찾아온다. 서로 사랑을 확인한다.
우리나라 국민 중 약 146만 명은 암을 이겨냈거나 현재 치료 중인 '암 경험자'이다. 이처럼 암을 극복하는 사람은 많아졌다.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좌절하지 않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과 함께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
최근 들어 장기생존 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신체활동의 긍정적인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 보건사회복지부에서는 암 생존자와 같은 만성질환자에 대해서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일주일에 150분 이상 시행하거나 고강도의 운동을 75분 이상 시행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암이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 이러한 권고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신체활동이 가능한 암 환자라면 중등도 신체활동을 지속하는 게 암 재발의 위험을 줄이고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균형 잡힌 식사
대부분의 암 환자는 적절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게 필수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 암 수술 전후나 항암치료 기간 중 몸의 근육량을 유지하는 게 생존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식습관에 대한 강박감이 있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오히려 환자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암 환자가 먹는 것이라고 하면 제약이 많은 특별한 음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잘 보충하고 신선한 재료로 요리해 먹는 게 생존 기간뿐만 아니라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취미 생활&iddot;문화 생활
암 환자에게 물리적인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환자의 정신과 삶의 질을 관리하는 것이다. 환자의 정신은 신체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암 환자는 암 진단 후, 극심한 스트레스&iddot;우울&iddot;불면증 등을 경험한다. 이때 부정적 감정이 심해지면 치료를 포기하거나 극단적이면 자살에 이르기까지도 한다.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팀이 2010~2014년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를 조사한 결과, 이 중 10%가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 암 환자들의 정신적인 고통을 예방&iddot;치료할 때 암 치료 효과가 더 좋다. 암 환자가 삶에 대한 의지를 갖고 긍정적으로 치료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 스스로 문화생활이나 취미 활동을 시도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일부 병원에서는 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미술치료&iddot;웃음 치료&iddot;요가&iddot;집단상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기도 한다.
▷주변인의 정서적 지지
가족과 주변인들의 정서적 지지도 중요하다. 암 환자끼리 고통과 감정을 나누는 모임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2012년 정신종양학회지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 환자 2000명을 대상으로 가족과 전문가에게 사회적 지지를 제대로 받지 못한 환자는 사회적 지지를 받은 암 환자보다 우울 지수가 33% 더 높고, 피로감과 수면장애 등도 더 많이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