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는 한 선박의 승무원들이 14일 파나마운하 공식반환식에 참석한 축하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미군이 관리해오던 파나마운하의 공식반환식이 중남미 각국 수반들이 참석한 가운데 14일(현지시각)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열렸다.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과 고어 부통령,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등은 이번 행사에 불참했고, 지난 77년 운하관리 재협상을 벌인 카터 전 대통령이 미국 대표단 단장으로 참석했다. 재협약에 따라 파나마운하는 12월 31일 자정을 기해 파나마 당국에 넘어갔다.
반환된 파나마운하 지역은 총길이 81.6㎞의 수로와 1426㎢의 주변지역이다. 파나마 전 국토면적(7만8200㎢)의 5분의1에 해당된다.
연간 1만7000여척이 이곳을 통해 대서양과 태평양을 넘나들며, 전세계 전체 물동량의 약 4%인 2억2800만t을 소화하고 있다. 선박 1척당 통과료는 평균 3만4000달러. 연간 6억5000만달러(약 735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1914년 운하 개통 이후 이곳을 사용한 선박은 82만5000대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일본을 항해하는 선박은 파나마운하를 이용하면 4800㎞나 단축할 수 있다.
파나마정부는 운하 반환을 계기로 운하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서비스를 개선할 예정이다. 또 파나마시티 북동쪽 15㎞ 지점에 있던 포트 클레이턴 미군기지 일대를 산업, 주거, 교육 시설용 복합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통행료 수입으로 한몫 보자는 계산이다. 정규병력이 없는 파나마는 운하 경비에 경찰 1만3000여명을 동원할 계획이다.
미국은 최근까지 이 곳에 5개의 군기지에 1만여명을 주둔시켜 전략적 요충지로 관리해 왔다. 2차 대전때는 6만5000여명을 배치시켰다. 미군은 지난 8월 1일 하워드 공군기지와 포트 커비 기지에서 철수했고, 30일 포트 클레이턴 기지 관할권도 파나마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