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치앙은 ’도시‘, 마이는 ’새로운‘, 그러니까 치앙마이는 ’신도시'란 뜻이다. 그렇다면 '구도시'는?
치앙라이에서 (치앙라이의 라이는 란나 왕국을 세운 망라이 대왕) 시작된 란나 왕국이 국가의 모습을 갖추고 출발한 첫 수도는 지금의 치앙마이보다 약간 남쪽에 있었단다. 그런데 핑강의 대홍수로 여러 차례 범람을 겪은 후에 새로 지은 계획 도시가 바로 반듯한 사각형의 성곽과 해자로 둘러싸인 치앙마이다. 그리고 몇 백 년 동안 옛 도시는 모래 속에 파묻혀 잊혀졌다가 1980년대 대홍수로 700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그곳이 바로 오늘 우리가 찾아가는 위앙꿈깜이다.
택시를 타고 위앙꿈깜 주차장(?)에 도착하니 사람이 별로 없이 썰렁한 분위기다. 너무 일찍 왔나? 아님 원래 인기가 없나?
입장료는 없고, 먀차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는 데 300밧이란다.
물속에서 땅속에서 몇 백 년을 보내느라 힘들었을 짠한 유적들을 몇 군데 돌아보다가
눈에 확 뜨이는 불탑을 만났다. 하리푼차이에서 본 것과 양식이 같고 규모는 훨씬 큰 불탑이다. 정사각뿔의 외부 벽감 안에 칸칸이 부처님을 모신 특이한 모습이다. 왓제디리암.
위앙꿈깜 지역을 한 바퀴 돌고 났는데 아직도 오전이다. 기다리는 마부 아저씨 생각해주다가 너무 빨리 돌았나?
택시를 타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왓빠뎃이란 절로 이동했다.
힌두교의 영향일까, 사람들이 코끼리신 가네샤에게 열심히 소원을 비는 절이란다. 소원을 비는 절차도 복잡해서, 코팅한 매뉴얼도 나눠준다. 우리야 대충 구경만 했지만...
2월 2일 ~ 3일
별 일정 없이 숙소와 마야몰 부근에서 시간을 보내며 귀국을 준비했다.
2월 4일
귀국하는 날이다.
밤 비행기를 타야 하니까 숙소에서 늦게 나가려고 체크아웃 날짜를 내일로 정해 두었었다. 보즘금은 오늘 돌려받아야 할텐데 .. 콘도 사무실에 내려가 밤에 나갈 건데 보증금을 지금 돌려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된다고 쿨하게 대답한다.
좀 기다리라고 해서 방으로 올라갔다가 30분 후에 내려갔더니, 전기 수도 요금 665밧을 제하고 나머지 보증금을 돌려준다.
방 체크는 안 하나요?
방 체크는 커녕, 아무 때고 열쇠를 객실 테이블 위에 두고 나가면 된다고 하면서 미리 작별 인사를 한다.
우리도 그동안 고마웠어요. (사실 특별히 고마울 일은 없었다. 세탁기용 동전 교환과 드럼 세탁기 문이 잠겨서 도와달라고 한 것 말고는 직원들 만날 일도 없었으니.)
점심에는 베트남 음식점 VT냄느엉에서 이모님과 함께 작별 회식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택시를 타고 식당 앞에 도착해 내리려다 보니 아뿔싸! 식당 문이 닫혀 있다. 아이고, 휴일 체크를 안 했구나. 망했나? 순간 이 식당 분점이 있다는 생각이 떠올라서 택시에서 내리지 않은 채 미촉 분점으로 방향을 돌렸다. 다행히 매끄럽게 수습.
본점보다 크고 화려한 건물에 자리잡은 분점에서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커피도 마시고
매점에서 김과자까지 샀다. 점심 844밧, 김과자 200밧.
치앙마이 공항에 출국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라긴 했지만, 무난히 비행기를 탔고,
동서울 터미널을 거쳐 집으로 잘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