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바람이 아까시꽃비를 내립니다.
나무들은 이리저리 흔들며 춤을 추고 덩달아 아이들의 기세도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갑니다.
흰 빛깔 잔치가 열렸습니다. 찔레꽃, 때죽나무꽃, 아까시꽃... 거기에 굴참나뭇잎까지 바람 따라 은빛깔을 뽐내고 있습니다.
아까시꽃 융단이 깔린 달콤한 숲길을 친구들과 걸으며 재잘재잘 웃고 떠들며 나뭇잎으로 꽃으로 놀았습니다.
점심으로 다 함께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칼질도 예술로 하는 아이들입니다.
맵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지만 허세라는 것을 잘 알기에 고추장은 조금만 넣었더니
국물 맛을 보며 “맹탕이다, 아무 맛이 안 난다” 불만이 속출하더니......
어느 정도 국물이 졸고, 야채와 어묵에서 감칠맛이 우러나오니 숟가락을 가지고 와서는 자꾸 맛을 보고 또 보고 합니다.
떡볶이를 먹을 때는 조용 ~~~ 유일하게 교사의 귀가 쉬는 타임입니다.
오후에는 나무피리를 만들었습니다.
백송나무로 만들어 향이 아주 좋습니다.
각자 맘에 들게 피리를 꾸미고 줄도 매달아 목에 걸어 다 같이 합주도 해보았습니다.
작년에 만들어 집에 아직도 가지고 있는 친구도 있지만 잃어버려 어디 있는지 모르는 친구도 있고 새로 온 친구들이 피리를 만들어보고 싶어 해서 활동해 보았습니다.
피리를 만드느라 자유놀이 시간이 짧아진 아이들은 집에 가기 전 하고 싶은 놀이를 해야 한다며 몸과 마음이 분주합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체험활동이나 산행이 책상에 앉아 하는 공부가 아니기 때문에 놀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에게 진정한 놀이란 스스로 만들고 계획하고, 마음대로 변화시키며 몰입할 수 있어 만족감과 포만감이 느껴져야 놀이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끔 교사로서 갈등할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자유놀이를 끊고 새로운 경험의 시간을 가져야 할 지, 아니면 놀이에 몰입할 수 있도록 교사의 욕심을 내려놓아야 할지를요.
하지만 놀이꾼 아이들은 어떤 경우에서도 배움과 성장을 자기 몫으로 가지고 간다는 믿음이 있어서인지 갈등의 순간마저도 즐겁습니다.
입하가 지나고 여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일상과 건강을 잘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때죽나무가 경기도민체전 여성축구대회에 참가하셔서 동메달을 따셨답니다.~~~
첫댓글 우와~ 아까시 꽃비가 내린 길을 걸어보고 싶네요 얼마나 향기로울까..☺️ 소중히 안고 들어온 피리는 주하의 또 다른 보물이 되었습니당ㅎㅎ 항상 뛰어난 재능을 기부해주시는 때죽나무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무려 동메달이라니! 축하드립니다~~^^
자연은 늘 다른 모습으로 감동의 선물을 주지만 큰 흐름에서는 순환의 고리 속에서 움직이지요. 아까시꽃길은 내년 이맘때쯤에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내년을 기약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