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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김승범 선생님의 기업가정신에 대해 질의하겠습니다.
(기업가정신에 대한 학자들의 의견들은 모두 다 제각각이지만 크게 여덟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목적지향적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능력, 산업 환경과 상황에 알맞게 운영하는 능력, 적시적 기회를 인식하고 점검하는 능력, 지식과 기술을 축적하고 경영하는 능력, 자원동원 능력, 사업전반의 불확실성과 위험을 줄이는 능력, 새로운 경영기술과 원초성에 기여하는 능력,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능력등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처음 제너럴닥터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 작년 12월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는 사람들이 제닥 제닥 이러길래 뭔가 싶어서 홈페이지를 찾아갔다가 아 이거 벤처구나!라고 외쳤던 적이 있는데, 분명 도전하는데에는 목적이 있고 목표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김승범 선생님께서는 제너럴닥터의 문을 처음 열 때 어떤 꿈을 갖고 제너럴닥터의 문을 여셨나요? 듣고 싶습니다.
제너럴닥터의 문을 연지 어느덧 3년째가 되었습니다. 방금 꿈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그 꿈을 이루셨는지요?
제너럴 닥터에는 환자와 의사, 고객과 바리스타 등으로 사람을 구분짓는 이분법적인 사고나 언어 사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하신 것으로 압니다. 이유는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기 위해서라고 하신 것으로 아는데, 3년째 제너럴닥터를 꾸려오시면서 이것이 잘 지켜지던가요? 그리고 이러한 개념을 받아들이는 일명 '제너럴닥터 방문자'들의 시선과 반응들은 어떤가요?
제너럴닥터는 병원이면서 음식도 함께 판매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적인 진료와 인간적인 만남을 지향하지요. 이것은 '메닉디자인'에 입각한 것으로 아는데, 이 메닉디자인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인간적인 진료를 하려다보니 보험 수가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재의 대한민국 병원의 의료산업환경이 선생님께서 지향하는 꿈을 펼치기에 맞지 않기 때문에 활로를 모색하다가 음식도 함께 팔게 된 것으로 아는데, 맞는지요? 궁금합니다.
현재 의료공학디자인 회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어떤 실적을 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러면 한국의 의료산업 환경과 상황을 뛰어 넘어서 성공 가능성이 있는 모델을 손수 직접 이끌고 계신 것이네요? 이 모델을 이끄는 리더의 시각에서 이 모델이 현재의 상황에 꼭 필요한 모델이라고 판단하시는지요?
사실 저는 이런 제너럴닥터의 모델이 점점 확산된다면 이것은 분명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학에서는 '비즈니스 모델'로 부르고 특허까지 낼 수 있는 사항인데, 다른 의사선생님께서 이 모델을 사용하고자 한다고 할 때 김승범 선생님은 어떤 반응을 보이시겠습니까?
뜬금 없는 질문 하나 드릴게요. 제닥 오픈한 뒤에도 공부 열심히 하세요? 그리고 그걸 제닥 운영에 반영을 하시는지요?
제닥에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을 때, 아무래도 필요한 것은 자원일텐데.. 김승범 선생님의 자원을 동원하는 능력은 어떤 편인지 궁금합니다. 혹시 자원을 동원할 수 없을 때에도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편인지도 궁금하고요.
김승범 선생님께서는 무모하거나 위험한 도전을 즐기시는 편이신가요?
하지만 사업에 있어 도전은 즐기긴 즐기되 불확실성과 위험은 최대한으로 줄여야 합니다. 불확실성과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전략을 갖고 계신지요?
나중에 제너럴닥터를 프랜차이징하실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일명 '제너럴닥터 네트워크'를 구성하실 땐 어떤 방법으로 구성하시고 유지하실 계획이신가요?
김승범 선생님의 경영 철학
김승범 선생님, 선생님은 수치에 의한 경영을 중요시 하시나요 아니면 돈이 없어도 사람을 우선시하는 경영을 중요시 하시나요?
선생님의 마케팅 철학은 어떻게 되나요? (인위적인 요소들은 배재하는 편인가요? 스친소 촬영지 같은것을 부각시켜서 연계해서 마케팅을 진행할 수도 있었을거 같은데요)
기타 선생님만의 경영철학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놀이터 근처에는 원장이 직접 만들어 주는 핸드드립 커피로 유명한 병원이 있다. 이름하여 카페병원 제너럴닥터. 진료 자체도 남다르지만 커피 맛이 또한 일품이라는 것.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소지한 원장에게는 예사롭지 않은 사연이라도 있는 걸까. 이곳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의 비밀스러운 문턱을 넘으며 이곳이 정말 병원이 맞는지 의아해졌다. 커피와 런치 메뉴를 즐기는 사람들, 고양이와 장난을 치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 모두들 건강하고 즐거워 보이는 모습들이었다. 카페인지 병원인지 정체 모를 묘한 분위기 속에서 궁금증 반 설레임 반으로 이곳에서의 특별한 일상을 들여다보았다.
흰색 가운이 없는 열린 공간
“여기가 정말 병원 맞나요?” 이곳에 처음 온 사람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란다. 이름은 병원이지만 원두커피의 향과 고양이들이 먼저 반겨 주는 수상한 공간. 대부분의 방문객이 단골이지만 정작 이곳이 병원인 줄 모른 채 커피를 즐기면서 고양이들과 놀다 가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병원 본래의 모습과 역할에 대해 고민하다가 그에 가까운 이상 공간을 만들게 되었다는 제너럴닥터.
매달 새로운 전시가 기획 중이기도 한 이곳에서 의사의 상징인 하얀 가운은 눈에 띄지도 않는다. 이곳에서는 낮과 밤의 경계도, 병원과 카페의 경계도 없다. 또한 의사와 환자의 구분도, 일상과 의료의 구분도 없다. 밤과 낮 모두 카페이자 병원인 셈.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월요일~금요일, 오후 2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진료가 가능한 이곳의 의사는 2명.
“한 환자와 1시간도 모자랄 때가 있어요.” 흔히 김제닥과 정제닥으로 불리는 김승범 원장과 정혜진 원장이 입을 모아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직업이라고 생각하여 의사가 되었다는 김승범 원장이 인간적인 의료와 소통에 골몰하던 끝에 제너럴닥터의 문을 연 것은 2007년 5월. 그 후 정혜진 원장이 대학 병원에서의 전문의의 길을 접고 이곳에 합류했다.
그들은 한 환자 당 30분 이상을 할애한다고 한다. 환자의 고충을 꼼꼼히 듣고 조언을 해 주는 일은 수다에 가까울 정도다. 의료가 아니라 일상의 대화를 나누고 의사와 환자로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만나는 곳. 나를 잘 알고 있는 의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치유는 시작된다고 그들은 믿는다. 제너럴닥터는 삶의 연속선상에서 최소한의 진료를 통해 최대한의 의료를 달성하는 것을 추구한다는 것.
이곳은 쉽게 말해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가 운영하는 동네 병원이다. 우리가 갑자기 몸이 불편할 때 쉽게 찾아가는 곳. 하지만 이곳에는 아픈 주사와 번거로운 처방전 대신 맛있는 차와 편안한 대화가 먼저 기다리고 있다. 일반 병원에서처럼 경직되거나 의기소침해질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일반의와 전문의의 차이를 모르시는 분이 많아요. 전체 의사의 10%만 일반의로 활동하고 있는데 일반의라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경향 때문이죠. 말하자면 비전문의 콤플렉스라고 할까요. 우리나라는 어딜 가나 전문의잖아요. 하지만 저희 생각은 좀 달라요. 일반의와 전문의는 역할 자체가 다르죠. 감기같이 일상적이고 간단한 것들은 전문의보다는 우리 같은 일반의의 손길이 유용하죠. 평소의 습관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구체적인 대화와 섬세한 접근으로 바로잡아 줄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마음의 치료를 염두에 두는 것인지 묻는 나의 우문愚問에 그런 건 아니지만 결국 몸과 마음은 서로 관련되어 있고 그래서 그들은 사람 자체를 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람과 좀더 가까이에서 호흡하고 소통하면서 증상을 치유하고 싶다고 했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 대해서도 환자는 문제가 있는 사람, 그리고 의사는 그것을 해결해 주는 사람이라는 공식은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커피와 고양이, 그리고 수다
“사람들이 보통 병원 갈 때 나는 내과 환자, 이렇게 가지는 않잖아요. 그냥 어디가 아파서 가는 거지요. 서로의 관계를 규정해 버리면 소통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의사는 단지 신체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 그 중에서도 무슨무슨 전문의, 그리고 환자는 어디가 아파서 온 사람이 아니라 무슨무슨 과 환자, 이런 식으로 입장을 정해 놓으면 서로의 목적과 필요에 의해서만 형성되는 관계가 되죠. 그런 형식적인 관계에 의해 시간 낭비, 비용 낭비도 생기는 거고요.”
그래서 동네 병원을 선호하게 되었고, 가족 같은 의사, 그리고 주치의 개념을 표방하게 된 거라는 얘기다. 그러려면 정공법보다는 약간의 쇼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주사는 안 놔주고 물이나 마시라고 하기도 한단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쉽고 편안하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런 이유로 보기도 좋고 커피 맛도 좋은 카페를 병행하게 됐다는 것. 맛좋은 커피와 음료, 간편한 런치 스페셜 메뉴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그동안 국내 최초의 ‘카페+병원’으로서 수차례 언론에 소개된 꽤 이름난 명소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콘셉트라고 오인받는 경우도 있다고. 그렇지만 주객이 전도된다거나 병원으로서의 본분을 소홀히 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김승범 원장은 강조한다. 오히려 카페라는 편안한 공간을 통해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주고받고 병원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면서 가깝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순전히 의사와 환자와의 거리를 좁히려는 의도에서 착안한 것이라는 얘기.
이런 신념이 들기까지 그는 처음엔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좋은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경험이 좋았지 커피 맛도 잘 몰랐고 인테리어에도 무관심했다고. 지금은 바리스타 자격증도 가지고 있고 메뉴에 대한 개발도 틈틈이 한다. 커피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지인이 핸드드립을 만들어보라고 권했다. 핸드드립 커피에 대한 첫 경험은 기대 이상의 매력을 주었단다. 왜 아니겠는가. 내가 직접 내린 커피는 내 입맛에 맞는 것인 만큼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가 된다.
이곳에는 또 두 명의 의사 말고도 바둑이라는 고양이와 나비라는 고양이가 함께 살고 있다. 2008년 8월부터다. 가끔은 임시보호 중인 고양이들이 함께 머문다. 그동안 순이, 모로로, 꼬맹이 등이 다녀갔다.
고양이 역시 커피라는 매개물처럼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된 것이란다. 고양이가 예쁘더라, 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병원에 올 수 있고 이곳에 있는 동안 편안하게 머물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고양이와 환자와 의사 모두 행복한 공존이 이루어지는 곳, 이것이 제너럴닥터가 꿈꾸는 이상적인 공간이라고.
“치유의 시작은 소통이죠”
그렇다면 진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질까. 그는 대뜸 “의사와 얘기를 많이 나눈 경험이 없으시죠?” 하고 물었다. 에디터들이 많이 아프다고 했다. 직업과 환경에 대한 접근부터 시작한단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진료 방식이다.
“일반 병원 가면 그러잖아요. 스트레스 받으면 아프니까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하지만 그러려면 사회생활을 그만둬야겠죠. 저희는 진료를 보통 30분씩 하는데, 환자가 밥을 규칙적으로 먹을 수 있는 사람인지, 잠은 잘 수 있는 사람인지, 약이 필요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도움 되는 말이 필요해서 온 것인지 먼저 파악을 합니다.”
10~20분 정도 소요되는 이 과정을 마치고 증상 파악에 들어간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계속 추적해 가면서 노트를 펼쳐 놓고 이야기한다고 한다. 그림도 그려 가면서 설명하다 보면 환자와 의사 사이에 어떤 관계 구조가 형성되고, 서로에 대한 정보와 신뢰가 쌓여지면 약을 처방하여 계속 지켜보면서 증상을 관리하게 된다. 한마디로 정보의 일방향성을 지양하고 진료 과정에 환자가 함께 재미있고 의미있게 참여하도록 만든다는 것.
“동네 의사가 별 거 있나요? 말을 많이 하는 것, 그리고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죠. 그러한 관심이 전달될 수 있는 치료를 합니다. 바로 소통입니다. 관심을 서로 보여주고, 그런 것들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카페에서 수다를 떠는 것과도 비슷한 방식이죠.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그 시간이 소중해지는 것처럼, 그런 역할,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거예요. 한마디로 허세 없이 가식 없이 심플하게 만들어 보자는 거죠.”
그의 말을 듣고 있노라니 많은 부분 공감이 갔다. 처음 어색하게 느껴졌던 정체가 모호한 이곳에 대한 인상이 이내 편안함과 익숙함으로 바뀌었고, 생소하고 개별적으로 분할된 각각의 공간이 총체적이고 유기적인 하나의 공간으로서 숨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쯤에서 나는 이곳의 배경이 된 최초의 모델이 있었는지 궁금해졌다.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환자와 의사가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요. 외국 영화를 보면 의사가 방문해서 차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면서 치료를 하잖아요. 미국 같은 경우는 패밀리닥터가 보편화돼 있기도 하고요.”
다른 의사들이 자신도 하고 싶다고 찾아오기도 한단다. 이런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그는 진심으로 고마워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덧붙였다.
“학생들에게도 저희의 생각을 전달하려고 해요. 실질적인 경쟁력도 높이려고 하고요. 그간의 경험과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해서 공간 확대를 위해 지점을 낼 계획입니다. 처음에 걱정을 하던 의사 동료들도 이제는 부러워해요. 재미있게 산다, 그 정도의 부러움이겠지만 그 속에는 단순하지만 깊은 뜻이 함축돼 있는 거죠. 무엇보다 제 자신이 행복하니까요.”번갈아 가며 쉴 새 없이 말하는데도 지루할 겨를이 없는 그들의 밝고 활기찬 어조가 왠지 이 공간의 즐거운 분위기와도 닮은 듯했다. 아무런 경계와 구분이 없는 열린 공간 속에서 서로 소통을 이루는 것, 그럼으로써 환자와 의사가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제너럴닥터의 변치 않는 신념이자 확신인 것이다.
위치 :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와우산길 98번지 3층.
첫댓글 요즘은 의료조합만드신다고 진료잘 못하신다네요..참고로 이분은 거창한 사명감보단 자기에게 맞는 걸 찾다보니..이렇게 됐다고..
ㅎㅎㅎ 제닥 치즈 케잌이 넘 맛있어서 종종 갑니다~
같은 의료생활협동조합으로서, 제각기 자기 길을 찾아 열심히 걸어가는 의료인으로서, 힘차게 응원합니다! ^-^
5월에 의료생협으로 창립한 제너럴닥터 의료생협~ 카페도 분위기 좋고 일차의료의 접근과 따뜻한 진료로 유명세를 많이 탔죠. 이제는 여기에 더해 조합원들의 참여와 협동의 이야기가 많이 들려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