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약찬게 해설 열다섯번째 강설 (3)어차법회운집래 상수비로자나불
❂ 어차법회운집래 於此法會雲集來
이 법회에 구름처럼 모여들어
모든 법회와 불사에는 허공에 구름이 몰리듯 티끌처럼 많은 선신들이 옹호하고 보살의 권속들이 중중무진으로 장엄합니다.
단순히 사람만 듣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모든 법회를 귀중히 여겨야 합니다. 지금은 전국의 어느 절이건 법회를 자주 열고, 특히 도심 포교당은 일요일 법회도 갖고 있습니다. 법회에 참석하여 기도하고 법문을 들으면 깨우치는 바가 있고, 그 깨우침이 나를 진리의 사람으로 만들어 갑니다.
❂ 상수비로자나불 常隨毗盧遮那佛
항상 *비로자나 부처님을 따르니
비로나자나불은 광명입니다. 태양이 떠오르면 만물이 에너지를 얻어 살아갑니다. 이 비로자나불이 생멸의 근본입니다.
모든 부처님도 이 비로자나불의 화현입니다. 다시 말해 본체입니다. 근본 틀입니다. 법계의 근본만 아니라 내 존재와 믿음의 근본 귀의처이기도 합니다.
그 비로자나불을 항상 따르겠다는 내 믿음의 표현입니다. 속에 맴도는 말을 겉으로 표현하고 여러 사람 앞에서 하는 말은 선언적 의미가 있습니다. 이 선언이 내 삶에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힘입니다.
*비로자나(毘盧遮那) 부처님은 부처님의 말씀, 즉 진리의 말씀인 불법을 상징하는 형이상학의 부처님입니다. 다시 말해 진리 그 자체를 부처님의 모습으로 형상화했다는 말씀이구요, 서양식으로 이야기하면 로고스의 부처님이고, 한자식으로 이야기하면 법신(法身)입니다. 어렵지요. 밝은 빛은 진리의 상징입니다. 햇빛이 온 세상 곳곳을 비추듯이, 부처님의 진리가 세상 곳곳을 가득 채운다는 의미로 광명의 부처님이기는 하나, 침묵의 부처님으로 설법을 하지 않는 부처님이신지라, 대중이 가깝게 다가가기는 어려운 부처님이십니다.
비로자나 부처님을 주불로 모신 금당(법당)의 이름으로 가장 많은 것은 대적광전(大寂光殿)입니다. 비로자나 부처님은 소의경전(所依經典이 화엄경이라 화엄장의 세계, 즉 고요와 빛으로 충만한 세계의 부처님입니다. 적광(寂光이라는 의미에 클 대자가 붙은 것이겠지요. 보통은 단독으로 모시지 않고, 삼신불(三身佛)로 모시는데, 법신(法身)인 비로자나불을 중앙에 모시고, 그 오른쪽에 화신(化身)인 석가모니 부처님, 왼쪽에 보신(報身)인 노사나(盧舍那) 부처님을 모시는 형식입니다. .물론 대적광전(大寂光殿)만 쓰는 것은 아니고, 대광보전(大光寶殿), 대광명전(大光明殿) 등도 쓰이지만, 고창 선운사처럼 대웅보전(大雄寶殿)을 쓰는 경우도 상당히 보이고, 논산 관촉사의 보광명전, 하동 쌍계사의 화엄전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