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강 바닥날라, 물 아껴라”... 美, 1조원대 투입
연방정부와 강 하류 3州, 2026년까지 ‘물 절약’ 합의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입력 2023.05.23. 22:50
업데이트 2023.05.24. 00:44
미국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네바다, 콜로라도, 뉴멕시코, 유타, 와이오밍, 등 7개주에 수자원을 공급하는 콜로라도강이 말발굽 모양의 협곡 '호스슈 밴드(Horseshoe Band)' 를 휘감아 흐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해 초여름 미 캘리포니아주는 ‘물 부족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기록적인 가뭄으로 콜로라도강과 저수지들이 바닥을 드러내 폐업하는 농장과 목장이 속출하자 일단은 절약에 나섰다. 로스앤젤레스·벤투라 등 남부 지역은 특히 잔디에 물 주기, 세차 등을 주 1회로 제한했다. 네바다주는 잔디 구장 등을 제외한 ‘비(非)기능 관상용 잔디는 불법’이라는 법까지 제정했다.
지난 몇 년간 가뭄이 이어지며 수량이 크게 줄어든 콜로라도강의 고갈을 막으려 미국 연방 정부와 캘리포니아·네바다·애리조나 등 하류의 3주(州)가 사상 초유의 물 절약 계획에 합의했다. 줄어드는 강물을 둔 인접 지역 간의 갈등이 불거질 위험이 커지자 연방 정부가 막대한 돈을 투입해 합의를 이끌어냈다.
22일(현지 시각) 백악관과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콜로라도강 하류 3주는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300만에이커피트(acre-feet, 1에이커피트=약 123만L)를 덜 사용하기로 약속했다. 300만에이커피트는 300만에이커(약 1만2140㎢)의 땅을 1풋(약 30㎝) 높이로 채우는 데 필요한 물의 부피를 뜻한다. 서울의 20배에 달하는 면적을 30㎝ 높이로 채울 정도의 물을 쓰지 않기로 지자체 간 합의를 한 셈이다. 미국 연방 정부는 관개농업을 하는 이 지역의 농부와 미국 원주민, 각 도시 등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예산에서 배정된 최대 12억달러(약 1조5800억원)의 보상금을 절약한 물 사용량에 비례해 주기로 했다. 돈을 줄 테니 강물 보전을 위해 물 사용을 중지해달라고 연방 정부가 나선 것이다.
이번 합의는 20여 년간 계속된 가뭄으로 콜로라도강의 유량이 20% 줄어들고, 미국 최대 규모의 저수지에 속하는 미드호와 파월호의 수위가 심각하게 낮아진 상황에서 이뤄졌다. 콜로라도주 북부의 로키산맥에서 발원해 콜로라도·와이오밍·뉴멕시코·유타·애리조나·네바다·캘리포니아 7주를 가로지르는 길이 2330㎞의 콜로라도강은 이 지역 주민 4000만명의 식수원이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애리조나주 피닉스 등의 서부 대도시도 이 강에서 식수를 얻는다. 1930년대 대공황기에 건설돼 ‘뉴딜 정책’의 상징으로 유명한 후버댐이 이 강에 있고, 겨울철 미국의 야채 공급을 책임지는 서부 주들의 관개농업도 이 강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콜로라도강 일대는 지난 2000년 이후 줄곧 강수량이 역사적 평균 수치를 밑도는 가뭄을 겪어 왔다. 후버댐을 건설하면서 만들어진 대규모 인공 저수지 미드호는 작년 여름 극심한 가뭄에 일부 바닥을 드러냈고, 쩍쩍 갈라진 바닥에서 과거에 수장된 변사체가 연일 발견되는 웃지 못할 일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미드호와 파월호의 수위가 너무 낮아져서 강물이 댐을 통과해 흐르지 못하는 ‘데드 풀(dead pool)’이 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 미드호와 파월호에 인접한 후버댐과 글렌캐니언댐에서 수력발전을 하는 것도 불가능해져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작년 6월 미국 내무부는 콜로라도강 유역의 주들이 200만~400만에이커피트의 물을 덜 사용해야 하며, 그러지 않는다면 강을 보호하기 위해 연방 정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이 강을 끼고 있는 7주 간의 협상이 시작됐다. 워싱턴포스트는 “미드호에서 가장 물을 많이 끌어다 쓰는 애리조나주와 캘리포니아주 사이의 긴장”으로 협상이 교착 상태였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1922년 이들 주가 합의한 ‘콜로라도강 협약’에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물 사용량을 감축하면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투손의 수도 공급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하류 주들 간에 사용량을 동등하게 일괄 감축하기로 하면 캘리포니아주의 농업 지대가 물을 쓰지 못하게 된다. 이권이 엇갈리며 해당 주들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연방 정부가 나섰다. 자발적으로 물을 절약하고 절약한 만큼 보상금을 주기로 하자 합의안이 도출됐다. 정치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정부 보조금이라는 경제적 ‘도구’를 동원해 푼 셈이다. 합의 사실이 알려진 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오늘 합의는 기후변화와 역사적 가뭄에 맞서 콜로라도강 수계의 안정성을 보호하려는 노력에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곳은 미국만이 아니다. 미국 버지니아대 연구진이 지난 18일 학술지 ‘사이언스’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 대형 호수와 저수지 53%의 수량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도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으며, 우루과이 정부는 최근 “74년 만의 최대 가뭄”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동부의 에티오피아·케냐·소말리아에서도 2020년부터 40년 만의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 지난달 유엔난민기구(UNHCR)가 2300만명이 기아 위기에 처해 있다는 우려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가뭄 도중에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려 홍수가 발생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이달 중순 소말리아 중부에서는 돌발적 폭우가 홍수로 이어져 이재민 20만명이 발생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편집국 주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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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72
2023.05.24 00:06:42
물부족은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석유보다 물전쟁이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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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2023.05.24 03:10:02
메콩강 상류도 중국에서 댐을 수십개 만들어서 수력발전과 용수 선점으로 동남아 국가들 말라 죽어갈 날만 남았다~~ 섬진강,영산강,금강 수자원 아껴서 지난번처럼 물난리 않나도록 합시다~~ 허구헌날 환경분지 간경분지 조선노동당 남쪽분지 하는 쓰레기들한테 농락 당하지 말기요~~~
라이솔
2023.05.24 00:35:55
워싱턴 특파원이 Horseshoe Bend 를 Horseshoe Band 라고 쓰고 한국의 자동차 이름이기도 한 투산 (Tucson) 을 투손이라고 쓰면 안되지. Bend 는 사진에서 보이듯이 물길이 굽은 지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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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솔
2023.05.24 02:25:17
그리고 애리조나 주 피닉스와 투산의 수도공급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고 썼는데, 애리조나가 사용하는 콜로라도 강물의 85% 가 농업에 쓰인다. 대도시의 수도공급이 타격을 받기 전에 캘리포니아나 유타보다도 싼 값으로 콜로라도 강물을 쓰는 애리조나 주 농업이 타격을 받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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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2023.05.24 06:32:51
예측 불가한 기후변화로 인해 治水의 중요성은 갈수록 대두되고 있다. 정치적 더러운 의도로 녹차라떼 타령이나 하는 짐승들이 수혜자일 필요까지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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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_Hwang
2023.05.23 23:15:01
일본수도국장... 무라까와 쓰지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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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감별사
2023.05.24 07:40:40
한국은 국토의 67프로가 산지이다보니까 물 걱정은 없는게 큰 축복인데 이랫지방 사는 반골좌파들이 국가를 전복시키려는 시도를 늘 하는게 문제, 인 나라다. 그것만 빼면 참 살기좋은 나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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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rking
2023.05.24 06:03:35
관개 농업을 축소해서 농업용수를 줄이는 고뇌에 찬 결단을 존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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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처럼
2023.05.24 04:44:19
기후 이상에 물도 ‘ 전략 자원‘. 물의 총량을 수치화해 물자원을 디지탈화하고 그 총량을 기록하고, 보존할 방법을 강구하여 실향 달성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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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_Hwang
2023.05.24 05:08:17
미국도 미국판 4대강 개발 해야할 판이네... 그나저나. 조선일보 미국 특파원... 레벨이 왜 이모양들이지... ? 데스크 정신차려요. 특파원들 싹 교체해야함. 정치병 관종 환자는 매가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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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로인생
2023.05.24 08:45:21
지구가 점점 노쇠해가고 있다. 우리는 이미 살 만큼 살았지만 우리의 후손들이 문제다. 세계가 함께 고민할 때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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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4more
2023.05.24 12:33:37
사막화이다. 예측도 어렵고 막을 수도 없다. 해수 담수화가 점점 더 중요한 수단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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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깨비
2023.05.24 10:24:02
그래도 녹조라떼 가붕개와실개천 찾는놈들 은 엄나봅니다 올여름엔 비많이와 만수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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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철
2023.05.24 09:24:20
금수강산 대한민국 전부다조은 대 특정지역이 문제다 영산보 등등 다박살내버러라 물없이살아봐라 4대강사업 칭찬할때까지 물없이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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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023.05.24 12:38:47
한국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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