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입고 가꼬?"
두꺼운 쉐타를 들고 나온다.
오늘 비가 와도 바께 날씨 밸로 안추븐데
쉐타말고 쪼끼 입으소.
울산 토배기 남편이 동네 친구들이
그리워서 일찌감치 집을 나선다.
이 모임은 팔등회라고 예전 울산,남구
신정동 일대를 팔등이라고 불렀다.
지금도 팔등로라는 도로명이 붙었지만
저가부지(남편) 윗대 그러니까 부모님들이
그 동네를 이웃하며 사시던때.
남산댁, 정산댁, 신동댁, 이렇게 불리울때
부터 시작하던 팔등회.
지금 이 모임은 그 자녀들이 하는 모임이다.
주로 상포계 역활을 하는데, 울산에
거주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원거리에
사람도 한해 마무리 하는 이때만은 다 모인다.
특히 초상때의 역활을 단단히 주관하는 사람들이다.
초상 당일 불참시는 어마어마한 벌금이
주어진다.
집에서 고향간다 해봐야 택시 기본요금 거리지만
아직도 고향지킴이의 아지트가
있기에 서너시간 일찍 집을 나선 남편.
그런데 저녁 6시30분 띠리리~
" 지금 퍼뜩 이리로 온나"
"어디로?"
"오늘 모임 부부 동반 이란다."
앵? 츠암내, 욕 튈라 하네.
"지금 이래갖고 당장 우찌 나가는교?
당신 화장하는데 5분도 안걸린다 아이가?
가든으로 이동한다꼬 봉고타고 간다더마는...."
(머시라? 지금 나온나라꼬~?)
하이고, 당신 오늘 딱! 걸렸어!
"마~ 이왕 늦은거 올해는 그냥 혼자 가는걸로 하이소."뚝!
도로 이불 속으로 쑤욱~
잠시 후 또 띠리리~♪
나보다 나이 적은 집안아제겸 총무님.
"퍼뜩 나오소. 늦어도 좋으이끼네
준비되는 대로 나오소." 뚝!
봉고차는 이미 떠나버렸다는데....
그래도 빨리 오란다.
아님 집까지 데리러 오겠다고...
"알았심더."
나에게 기본 화장법이 어디있나.
살색 페인팅에 검정, 빨강으로 분장을하고
택시를 탔다.
차가 엄청 밀리네....
주말이고 7시 전이라 우리동네 도로가
완전 빨간 불켜진 주차장을 방불게 한다.
총무님차로 울산을 찌매 벗어난 시골 어느가든
평소 뻔쩍이던 이마도 보이지 않을정도로
구석에 가 앉았다.
이미 그 모임에서 내 나이는 갈블사람
없는 좋은 조건.
거의 일년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
그래도 평소 이미지 관리상 인사는 공손하게~^^
고개를 들면서 나는 또 하나의 험악한
얼굴로 눈에 불통을 튀기면서 내 시선은
내 남편을 쫒는다....
물론 내 남편 눈은 내 시선을 피한지 이미 오래.
"오늘 모두 계신자리에서 공포 하오니
저 내일부터 호적이 우찌 되더라도 아무도
절 나무라지 마시이소~"
" 부부모임은 여태 한번도 빠진적 한번 없는
개근상 감인데, 오늘 이런일이 있다는건 내
남편이 날 거부하는 행위가 되므로 내일부터
저 이집에 살지 안살지 모르니,오늘 이후로
절대적으로 앞으로 저 안부를 아무도 아실라꼬
하지마이소~"
내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기다렸다는듯 서로
중매 해주겠다고.....^^ 히히~
부부모임에 마누라를 이자뿔고 혼자 가다니?
내가 이리 떠들어도 모두가 내편이다.
나 와이리 기가 사노? ㅋㅋㅋ
"요새도 저리 간 큰남편 본적 있떵교?"
나의 높은 언성에 모두 박장대소. 쯧~
한참 웃다가 고개를 드니 헉?
'어디선가 본듯한 저 물건이???
와 저쭈 올라가 있을까?'
아쭈구리 음료수 냉장고 위에 제법 나란히 줄을 서서
폼 잡고 있잖아?
우찌 보이끼네 돌 하루방 모양이고, 우찌 보이끼네
남정내 거시기 모양.
캬~ 기똥차네?
<앞면>
<뒷면>
이노무 나이는 다 어디다 두고 호기심이 발동하여
선김에 짧은팔 + 까치발해서 겨우 하나 손에 불끈 쥐었는데,
'우와~ 감촉 쥐기네.'
매끌 매끌~ 잘도 생겼네. 이히히히~
(사실 이때 나의 패션은 허리 짧은 티샤츠땜시
옆구리 뱃살이 밀고 나와서리 두꺼운 스카프로
허리를 감은 상태에서...스카프 흘러 내릴까봐 엉거주춤~)
방금 손뼉 치고 박장대소 하던 사람들
시선집중 조용~
거대한 물건을 내 손에 쥐었는데.....
모두들 시선을 내 한몸에 받는 이순간.으흐흐흐~
어느 명강의 교수가 삼십 여명 시선 이리 집중
시킬소냐?
그걸본 순간 가만 있을소냐?
짜안~ !!!
근데 남편이 있어서 좋을때가 딱 이 순간이다.
내가 이런 물건들고 흉허물 없이 외간 남자들과
편하게 농담 할수가 있다는거. 캬캬캬~
남편이 없다면 부부동반 따라온 아내들에게
눈총은 물론 입방아+돌빼이+몽디이로 실컨
두들겨 맞고 두어대 더 맞을껄?
남의 남자앞에 성추행한죄로....ㅡ.ㅡ
난 그 잘생긴 물건을 되도록이면 여러 테이블에
앉은 사람 억울하지 않도록, 모두가 잘보이도록
빙그르르르르~
돌려가며 보여줬다.
이리보면 제주도 돌하루방 모양, 저리 보면
밤에 어두워서 정확히 잘 못보던 남정네
거시기 모양.
이때 여자들 내숭 파악하는 순간이다.
부끄러워 고개를 외면하는 사람 부류.
나도 한번 만져 보자 맞대항 하는 사람 부류.
주로 년식 차이로 부류 될때가 많다.
모두가 "뭘로 만들어 졌노?하면서...
그새 하나 하나 다 가져 가버리고 나니,그 위에
진열되어 있던 하루방도 아닌것이 남성 거시기
모양도 아닌것이 하나도 남김없이
다 없어졌다.
주인장을 불렀다.
이거 용도가 뭐냐고?
나 왜이리 용기가 좋으냐?
내가 무슨 죄인이냐?
알고 싶어서 물어본것 뿐인데?
나에게 죄가 있다면 년식이 조금 되어서
스스름 없이 이 물건 용도에 대해 대표로 제의
한거뿐인데...^^
생전 처음 본 물건도 아니고, 안만져본 물건도
아닌데, 안본것 처럼 모르는것 처럼....
나의 사전에 절대 있을수 없는일.
쥔장 설명인즉
「도자기의 용도는 벌떡주라는 술이 있는데, 그
술에 딸려 나오는 용기」
그때 누가 대번에 벌떡주 한병 달라고....
그런데 그 술을 이 잔에 따루면 어떻게 될까?
잔을 받아놓고 비워지지 않으면 상에 놓을수가 없을텐데....
일단을 술을 다 마셔서 비워야 하고, 그것을 상위에
놓을라 치면 말그대로 벌떡 뒤집어 세워서 놓아야 한다.
술을 따루기 일보 직전.
잠깐!
팔등회 여~어러분들은 언제부터 경로사상도
없어져뿟나?
벌떡주는 년식을 보나따나 내가 먼저 받아야
하지 않냐고....
한잔 마신 탓인지 나 좀의기 양양했다.
(부부모임에 날 떨구고 간 남편.
내가 내일 살지 말지도 모르는데, 내가 체면
따지게 생겼나...ㅋㅋㅋ 중얼 중얼 거리며~)
또 누군가가 그랬다.
그건 남자가 마셔야 하는거라고...
"하이고 ~ 와 이캐사."
오늘 비록 나를 버리고 간 남편이지만, 아직 호적에
남편이 그대로 있으니 일단 나 먼저 한잔
주보소~ (사실 년식 믿고 좀 터프해뿟다! ㅎㅎㅎ)
맛?
눈에 벌써 맛이 가삔상태라~
혀끝에 닿는 술맛은? ㅎㅎㅎ
하이고 이 기똥찬 술잔에 벌떡술을 받았는데
실제 맛이 문제가..... 그래도 이 열녀 충신 마리가
날 버리고 갔다고 기 있는대로 다 죽인 저
구석자리에 있는 남편 찾아 그 잔을 건넸으니...
당연 박수 받아야제....
"여기 모인 사람 박수 안치면 주거!!!! ㅎㅎㅎ"
짝짝짝!!!
그런데 볼수록 참으로 요상스레 생겼네?
그것 참 볼수록 잘생겼네.
요리보고~ 조리 보고~ㅎㅎㅎ
잘 생겼으니 이런 옹기로 구울 정도의 모델이 되었지.
다시 내손에 들어온 순잔.
그잔으로 술돌리다간 내손에 그 물건 다시 올리 만무하고,
년식 타령 그리 써먹어놓고,그 물건 안준다고 싸울수도 없고
휴지에 잘 싸서 말 그대로 In My Pocket !!!
2차 노래방을 들러서 집에 오는길.
호주머니에 조물락 거리던 물건 한참을 만지다가
"빈이 아빠, 이거 집에가서 오데 얹어 노오꼬?"
은근히 걱정이 된다.
"애들이 보면 이거 뭐냐고 물어 보면 우야꼬?"
"애~들이 그기 뭔지나 아나?"
"어데 얹기는 아무데나 그냥 두면 되지."
"그래도 아무대나 얹어 놓기는 좀거시기 하게
생겼다 아잉교?"
"하이고~ 싱겁기는 그라모 말라꼬 가져왔노?
"근데 볼수록 참 잘생겼지요?"
코에다 술잔을 데어본다.
아까 못느낀 술향기가 후욱~
참~ 상큼한 술향기.
그런 내 모습을 지켜보는 남편 피씩 웃는다.
히히~
요상스런 물건 땜시 웃느라고 날 버리고 간
남편의 서운함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아직 호적에 별 이상없이 이렇게 살고 있슴다.
그것이 벌떡주 효과 아니냐고요?
히히~ 글쎄요~
*** 이글은 실제상황이며 어느회사 제품인지 모르지만
실제 업소에 있는 물건이며, 저는 이 제품과 전혀 무관합니다.
다만 회사에서 술에 대한 감정을 의뢰해 온다면 한말씀 드릴수가 있습니다.
아마 매출에 지장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
*** 이 글이 황토빛고운님들께 심의에 문제가 제기되면 당장 삭제 하겠습니다.***
첫댓글 ㅋㅋㅋㅋ ㅎㅎ^^
술맛은 술꾼만이 안다. 다음엔 벌떡주 꼭 가지고 오십시요 걸 기대 합니다=
?~ 명령 받들어 뫼시겠습니다. ^^ 물론 멋진꼬푸도 가져 가야겠죠? ㅎㅎㅎ 막상 글을 올리고 나니까....^^억수로 부끄럽네요.... 용서 하소서.....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저도 진짜로 함 보고싶어지네요... 사진으로만 봤는데도..정말로 신기하게도 생깃네요...거~!~참~~~ㅎㅎㅎㅎㅎ
너무 순진한 아거들은 보믄 안되야~ ㅎㅎㅎ 휙! 근디 뭐시야? 사진으로만 봤다고?????
ㅋㅋ언니가 올리신 글과 사진속에서 밧잖유~~~~ㅎㅎㅎㅎㅎㅎ
아이구 다 못 읽었따.. 퇴근시간 다 되서.. 내일 다시 읽어볼께요 ~~
대충보고 나면 맴이 뒤숭숭할껄껄껄덕주...... 아이다 벌떡주다. ㅋㅋㅋ
아이구 별스럽게 생겼네.. 제가 좀 내숭과라서.. 그런데 나도 그 잔에 벌떡주 한잔 마셔보면 안될까용~~~
ㅋㅋㅋ 벌떡주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오늘 부터 모두 슈퍼 가시면 주류코너 목을 쭈욱~ 빼는거 아닌가 몰러? ㅎㅎㅎ
성님~ 낼 일찌감치 울산 가께예~ 집에 놔두면 안됩니더~ 지가... 잘... 보관하고 있을텡께...
허허~ 여기도 경로사상 모르는 사람 있구만....ㅉㅉㅉ 내가 이 세상 하직 할때 물려주꾸마....지둘려라 잉~ 아마 수십년대 내려가면 진품명품에 안나오까이? 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식당에서 그 술잔보구서는 놀래서 얼굴이 홍당무가 됐던 기억이 나네요...지난해 가을에 시아주버님이랑 형님 시누이.남편 동반해서 간 식사자리에 왠 요상한 물건 대문에 얼굴이 화끈거려서 당장 주인 불러서 돌려보낸 기억~~~ㅋㅋㅋ
딱 걸렸어. 여기도 내숭과!!! 어제도 사랑초님 맨치로 안보는척 하는 사람 있더라. ㅎㅎㅎ 알~면~서~~~~~~ 보~고~ 싶~으~면~서~
마리언냐~~~그기 좀...내숭과도 있지만 어케 시숙님 앞에서 좋아라 헤벌쭉 입 벌리고 요상한것이 뭐냐고 만져본데유? 그래서~~~히~~히
ㅋㅋㅋ 제일 어려운 사이가 시숙과 제수씨 사이~ 하긴 좀 그렇겠다. ㅎㅎㅎ
ㅇ ㅏ ㅎ ㅏ ㅎ ㅏ ~~~~~~~~~~~~~~발라당 `~~~~~~~~~~
하이고~ 젊은 읍빠한테 이 늙은 아짐이 주책스럽지유? ....캬캬캬~
그거 맨날 쥐고 있으면 땃땃해서 진짜 가토유?.... 그거 진짜 이름이 뭔지 아시는디....ㅋㅋㅋ...넘살스러서 원!....뭔지 알고 잡어서 좀 쑤신다고유?.............XXX개........오~잉! ㅋㅋㅋ!!!.......힌트를 더 달라구유?......그람! XX마개...인자 더 이상은 어림엄쓔?....앞에 XX는 까이꺼 대충 맞춰봐유?......댓닢이 갈카줬다고 허지 마셔유?...여기 꼬리글유?....거짐 암봐유?....우헤헤헤!!!....ㅋㅋㅋ!!!......나 몰러?...이러다 강퇴 당하면 우쫘지???
강퇴 당한다면 원인 제공자인 저 부터 먼저겠죠? 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
마리님의 그런 점이 좋아요.용 기내시고 즐겨 들은풍어리 헌 문짜라도 도움이 되면 좋으니까?
내용이 좀 거시기 해도 생활속에 실제 상황이라 어쩔수 없습니다.... 근디 부끄럽습니다...^^ 용서 해주시이소~ ^^
요상쓰러운 그림 잘 봤구요^^ 이번 모임에 뵐수 있으려나 기대 했지만 지부터 못 갈 사정이 생겨서 했는데 ... 역시 마리언니도 못 가셨네..^^
요상시럽다니? 술을 담는 용기로 쓰이는 옹기 술잔인디? ㅎㅎㅎ 다음에 내가 가는데 소녀가 못간다 이러면 내는 용서 못한대이? 알긋째?
으흐흐~진즉볼걸 거참~ 누가 거시기에다 사람 얼굴만 그려놨구만..ㅋㅋ
ㅋㅋㅋ~
솔뫼님~~~~ 그게 아이고요~~ 사람 얼굴에다 "거시기" 몸통을 붙여 났지예~~~잡기 쉬워라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