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잔뜩 찌푸리고 바람이 몹시 불던날 성남누비길 6구간 청계산길을 가다. 수내역 1,2번 출구쪽으로나가 정자사거리역에서 220번 버스로 운중동먹거리촌으로 간다. 한국학 중앙연구소에서 6구간 시작지점까지도 2Km가 훨씬 넘는다. 간단한 스트레칭후 11시부터 국사봉을 향해서 오르기 시작한다.
기나긴 오르막과 계단길을 지나 마침내 도착한 국사봉(國思峰 540m)엔 의왕시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다. 청계산에 은거하던 고려의 충신이었던 조윤이 멸망한 나라 고려를 생각하던 봉우리란다. 국사봉에서는 서울외곽순환도로 청계요금소가 보인다.
다시 내리막길을 한참을 가다가 또다시 치고 오른 이수봉(545m)은 정상석이 엄청 크다. 이수봉에서 7구간 스탬프를 찍고 조금 더가니 헬기장이 있고 길은 만경대로 이어진다.
망경대로 가기 전 석기봉 아래쪽 공터의 평상에서 점심을 먹는다. 바람이 세게 불어 땀이 식으니 등쪽이 오싹할 정도다. 그래도 김밥과 과일로 점심을 먹고 따뜻한 커피한잔 하니 좀 낫다. 다시 계단을 올라 소나무 숲길을 걷다가 청계산 정상인 만경대 아래쪽 능선 계단을 지난다.
망경대(望京臺 615m)는 조윤선생이 고려수도 개성을 바라보며 통곡의 나날을 보낸 망경봉이라는데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어 접근이 안되니 사실상 청계산 정상은 가지 못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리고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청계산(淸溪山)에 이렇듯 망국의 한이 서려있다는 사실도......
계속해서 과천서울대공원이 내려다 보이는 혈읍재를 지나면 매봉(매봉 582m)이 나오는데 이 매봉을 청계산 정상으로 아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하긴 갈 수있는 봉우리중 가장높고 정상석중 높이가 가장 높으니 그럴수도 있겠다. 인증샷을 찍고 매봉에서 내려서니 특전용사충혼비와 매바위가 있다. 부대가 있어서인지 곳곳에 새로 고친 참호도 눈에 띄었다.
계속해서 돌문바위를 지나 내려서면 서초구 헬기장 갈림길이 나온다. 이 곳에서 길은 옛골로 바로 내려가는 길과 길마재로 가다가 청계골과 원터골로 갈리는 길로 나뉜다. 지도상으로 보니 원터골로 내려가는 길에 진달래능선이 있는데 가보지 못해 아쉽다.
원터골은 청계산입구역 근처로 서울쪽에서 청계산을 오르는 사람들 대부분이 들머리로 삼는 곳인 것 같다. 오늘은 등산이 아닌 성남 누비길을 가고 있으므로 성남시계쪽 옛골로 내려와서 옛골종점에서 4432번 버스로 3호선 양재역으로 나와 마무리한다. 도중에 신분당선도 있지만 비싸기도한데다, 마지막 7구간을 갈때 양재역에서 이 버스를 타고 옛골에 내려야하니 알아둘 겸 해서다.
소수정예라 예상시간보다 1시간 가까이 단축하고, 뒷풀이도 생략한채 일행과 헤어져 집앞에 거의 도착하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참 절묘한 타이밍이다.
성남누비길 완주까지는 이제 비교적 쉽다는 마지막 7구간만 남겨두고 있다. 성남누비길은 다른 둘레길과 다르게 정상을 모두 다 찍고 지나니 등산을 겸해서 운동도 되고 걷기도 좋은 숲길이다. 집에서 이동거리만 가까우면 몇번이고 다시 올 것 같은데...... 적어도 청계산은 꼭 한번 다시 와보고 싶다.
첫댓글 달그림자님 ! 청계산길의 멋진 후기를 즐감하였습니다 ~
맑은 물만 흐를 것 같은 청계산에는 정말 국사봉, 만경대, 혈읍재 등 옛 선인들의 한이 서린 곳이 많지요 ~
일찍 트레킹을 마치셔서 비도 피하셨네요 ~
담에는 진달래능선으로 오르셔서 이수봉 전후 청계사로 내려가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수고 많으셨습니다 ~
산타전님 댓글 고맙습니다.
청계산에 다시 갈 때는 추천하신 코스로 가보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