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대륙의 목소리'라는 그녀의 힘있는 목소리, 그리고 그에 영롱하게 맺혀있는 유려한 가사들, 나서지 않고 조용히 바라보는 처연한 기타소리가 간만에 날 달뜨게 하고 있다. 언어도 생소하고, 그 노래가 태동한 현실에 대해서도 한없이 무지하지만 그래도 그녀의 노래가 단숨에 나를 사로잡은 이유는 그 노래가 가진 미학적 혹은 감성적인 부분 때문만은 아닌것 같다.
라틴 아메리카가 겪어왔던 현실, 피정복자로서, 그리고 피독재민으로서의 민중 현실이 우리네 삶과 닮아있고, 그런 처참한 현실에서 노래가 희망이라며, 노래로 말해야 한다며 피어난 노래운동이 우리의 민중가요운동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희미한 연대의식이라고 할수도 있을까? 소사의 노래를 들으면서 자꾸만 꽃다지가 겹쳐지고 유빵끼의 노래를 듣고있으면 김민기가 떠오른다.
Mercedes Sosa - Gracias a la vida (생에 감사해)생(生)에 감사해
생에 감사해 내게 많은 걸 주었어
내게 준 두 개의 샛별로는
잘 가려내지 검은 것과 흰 것을
높은 하늘에 박힌 촘촘한 별들을
그리고 군중 속에서 내 사랑하는 그 이를
생에 감사해 내게 많은 걸 주었어
활짝 열린 두귀를 주었어
밤낮으로 듣지 귀뚜라미 소리, 카나리아 소리,
망치 소리, 물래방아 소리, 공사장 소리, 소낙비 소리
그리고 내 사랑하는 그 이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생에 감사해 내게 많은 걸 주었어
소리와 글자를 주었지
그것만으로 난 낱말들을 생각하고 발음하지
어머니, 친구, 오빠 그리고 찬란한 빛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그의 영혼의 길을
생에 감사해 내게 많은 걸 주었거든
두 발을 주어 걸을 수 있게 해주었어
난 도시들과 늪지들을 걸어다녔어
해변과 사막을, 산과 들판을
그리고 그 이의 집, 그 이의 거리, 또한 그이의 정원을
생에 감사해 내게 많은 걸 주었어
심장을 주었지, 그게 막 뛰어
인간의 머리에서 나온 고결한 작품을 볼 때
나쁜 사람들 멀리 착한 사람을 발견할 때
그리고 그 이의 맑은 눈 깊은 곳에 내 시선이
가 닿을 때
생에 감사해 내게 많은 걸 주었어
웃음도 주고 눈물도 주었어
그래, 난 내 노래의 두 재료인
기쁨과 슬픔을 분간할 줄 알아
그 노래는 바로 여러분의 노래
모두의 노래는 또한 나의 노래
생에 감사해, 생에 감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