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딸이 미국 명문대학인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입학 경위를 조사해달라는 국제 청원이 등장했다. 미국 한인 학부모 단체인 ‘미주 맘스(Miju Moms)’는 지난 9일 국제청원사이트인 ‘체인지’에 ‘MIT는 사기꾼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MIT shouldn’t be a playground for cheaters)’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13일(한국시각) 오전 10시 현재 해당 청원은 1만8000여명이 서명했다.
미주 맘스는 청원글에서 “지난 2022년 한인 자매가 논문 표절 논란에도 유펜(UPenn·펜실베이니아대) 치과 프로그램에 합격했다”며 “올해는 이 자매와 공모한 또 다른 학생이 MIT에 합격했다”고 적었다. ‘한인 자매’는 한동훈 장관의 처조카들이고, ‘다른 학생’은 한 장관 딸을 뜻한다.
이들은 한 장관의 딸에 대해 “일련의 논문 표절 의혹(가짜 연구논문 게시), 저작권 위반 등의 허위스펙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며 “MIT가 이 학생에 대한 입학 제안을 진지하게 재고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미주맘스는 청원 취지에 대해 “MIT 지원서에 어떤 자료가 포함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A학생이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이력서를 꾸미려고 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며 “A 학생의 합격은 특권층의 조작으로 인해 불평등으로 가득 찬 오늘날의 대학 입시 제도의 정의와 공정성에 대한 중대한 적신호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딸 논문을 케냐 출신의 대필 작가(ghostwriter)가 작성했다는 진술과 관련 한 장관은 딸의 논문 작성과 게재와 관련해 “딸이 고교 재학 중 장기간 작성해 온 글을 전자문서화하기 위해 오픈액세스 저널에 업로드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한 장관의 딸이 2022년 2월 전세계 사회과학 분야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인 SSRN(사회과학네트워크)에 등록한 4쪽짜리 논문 ‘국가 부채가 중요한가-경제이론에 입각한 분석(Does National Debt Matter?-Analysis Based On the Economic Theories)’의 문서요약을 보면 ‘집필 날짜’는 2021년 11월11일, ‘지은이’는 벤슨(Benson)으로 시작하는 이름이 적혀 있다.
밴슨의 SNS계정 메신저를 통해 한씨의 논문 ‘국가 부채가 중요한가(Does National Debt Matter?)’를 보내주고 문서정보 지은이 항목에 Benson 이름이 나오는데 ‘당신이 작성한 것이 맞느냐’고 문의하자 “2021년 11월 초에 했다”고 답변하며 자신의 컴퓨터 문서목록을 찍어서 보내왔다. 한씨 논문 문서정보 내용과 밴슨의 진술 등은 한 장관이 내놨던 그간의 해명과 배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