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나날들이 계속 되었지만,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
기다리고 기다리던 100일이 다가왔다.
‘최후의 만찬’이라고 하나?
100일이란 축하파티가 끝나면 모든 것이 끝나 버릴것만 같았다.
그 당시엔, 100일이란 숫자가 왜그리도 중요시 되었던가?
(지금도 그러한가??^^;)
1997년 1월 26일!
나의 친구들과 현정이의 친구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우리들의 아지트(?)인 아카폴코 커피숍(맞는가?)에 아주많은 인파들이 모였다.
우리 커플을 축하해줄려고, 4~50명의 아이들이 모였는데,
1,2층이 모두(?)우리 패거리들로 꽉찼다.
(차라리 커피숍을 빌릴 껄...ㅡ.ㅡ)
나는 우선 회비를 걷었다! (필수!!)
시끌 벅쩍한게 진짜 개판이였다.
하지만 그럴수록 현정이와 나의 마음은 기쁨으로 부풀어 올랐다.
약 1시간 가량, 회비를 걷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린 커피숍에서 나와 노래방으로 갔다.
(그많던 인파들이 순식간에 나가니 주인 아줌마도 정신이 없는 것 같았당!ㅡ.ㅡ)
노래방은 역시 친구집인 “샤넬” 노래방으로 갔다.
포항에서 가장 큰(?) 방이 있고, 친구 집이기에...
약 2~30명이 들어갈수 있는 아주 큰방이였지만,
우리들이 모두다 들어가기엔 역부족이였다.
많은 친구들이 들락날락 했으며, 정신이 없었다.
또 많은 커플(?)들이 눈이 맞아서 가버렸다.(미친것들...)
우리를 축하해주러 온건지... 미팅을 하러 온건지...
구분이 안되었다, 괘씸한 것들....^.^
2시간을 노래방에서 보냈는데...
반이 넘는 커플들이 마음을 맞춰서 가버렸다.
인사도 없이....ㅜ.ㅜ
그리고는 남은 20명 가량의 친구들을 데리고 단란주점으로 갔다.
아무곳에나 갈수 없었기에 정인이가 안다는 (필 단란주점(?))으로 갔다.
근데 다른 술집에 갈수 없다는건, 우리들에겐 아주 큰 약점이 되었다.
서비스도 개판이고, 안주역시 개판이였다.
쉽게 말해서 바! 가! 지! 였다.(니미럴~)
하지만 우린 그에 굴하지 않고, 재미있게 놀았다.
아주 재미있게...
그와중에서도 이 년,놈들은 눈이 맞았으며, 당연하다는 듯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남은 인원들은 알코올의 힘에 못이겨 ‘청단인지? 홍단인지?’ 구분은 못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는지 술집 주인은 우리에게
「조금 있으면 단속 뜬다」라는 거짓말로 내 쫓아 버렸다.(X 같은 세상!)
쫓기듯이 나온 길거리!
약 2~3시간 전만해도 복잡하던 거리는 한산했으며, 조용했다.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 사이, 몇몇 인간들은 길모퉁이에다 오바이트를 했다.
(더러븐 놈들...)
어쩔수 없다. 이런 무리들을 이끌고 어디로 간다는건
내 인생 최대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난 상태가 심한 얘들은 택시라는 교통수단을 이용해 보내버렸다.ㅡ.ㅡ
집에 도착해서 어떻게 될런지는 내 알바가 아니다!^^;
난 그냥 보내 버리면 임무 끝(?)이니까....ㅡ.ㅡ;
그러고보니 남은 아이들은 나와 가장 절친한 친구들 뿐이였다.
4~50명이라는 대군은 10명도 안되는 소수의 정예멤버가 되어
우리 커플을 보호(?) 해주었다.
‘이젠 어디로 가지...’
우린 오거리에 있는 ‘모모 연인숙’으로 갔다.
현정이와 크리스마스때 갔던 그곳....
“야~ 뭐좀 먹을래?”
내가 실수 한것인가?
진정 사주고 싶은 현정이는 가만히 있는데,
옆의 엑스트라들이 나에게 주문을 해댄다. ‘시꺼!!!!!!’
(겔포스, 떡볶이, 순대, 오뎅, 과자. 술, 음료수, 아이스크림....)
본전을 뽑겠다는 심정인지.... 술이 취해서 그런건지...
난 그나마 정신이 맑은 축에 속했기에 혼자서 길을 나섰다.
약국, 분식집, 편의점을 차례로 들어가서 먹을것들을 샀다.
‘아~ 절라 많네!ㅜ.ㅜ’
양손에 일용할 양식들을 묵직하게 들고는 모모여인숙으로 뛰었다.
‘으.... 추버라!이노무 새끼들...먹을것만 먹이고, 내 꼭 보내버리 리라~^^;’
“야~ 빨리 문열어라! 절라 춥네...”
“와아~ 벌써 왔나?”
철호가 방문을 열어 주고는 내 양손에 있는 것들을 뺏들다 시피 들고 갔다.
“먹자! 먹자!”
‘추운데, 고생하고 왔구먼! 수고했단 말도 없이... 밉다!ㅜ.ㅜ’
거지들도 아니고, 미친 듯이 쳐먹는 엑스트라들.... 빨리 가거라! 워이~
약 20분정도 미친 듯이 쳐먹더니 이것들이 쳐 눕는다.
눈치없이... 빨리 비켜줄 생각은 안하고... 자고 갈려는 모션이다.ㅠ.ㅠ
친한 친구들이기에 함부로 말할수도 없고. 어떡하지...
“야~ 잘려고....?”
“응!^^”
“.....”
“빨리 자자! 피곤하다!!”
“너희 지금 장난하는 거지?^^;”
“아니! 왜?”
“....”
“....”
“현정이랑 나 오늘 100일이다!”
“그래, 축하 한다니까...”
“이것들이 눈치가 없는건지...
미안한데... 가줄래?“
“왜? 100일인데... 자고 갈게~”
(내가 하고싶은 소리다!!ㅜ.ㅜ)
“죽기 싫으면 가랑~”
“어~그래!”
입은 웃고 있지만 눈빛에 들어간 힘 때문에 아이들은 슬금슬금 일어났다.
‘아~ 쪽팔리게... 미안하네... 그래도... 이젠 현정이와 단둘이당!’
난 아이들을 아쉬운(?)마음으로 배웅하고는 현정이에게로 왔다!~^^
“뭐좀 먹지? 왜 안먹었어??”
“그냥... 아까전에 안주 많이 먹었잖아~”
우린 뻘쭘한 분위기를 만회해 볼려고, TV를 켰는데,
이노무~ 여인숙에는 유선도 안되어 있는지 화질이 개판이였다.
(채널수도 몇 개 없고...)
아~ 또 꼬이기 시작하네...
‘피곤한데, 그냥 자야겠다(?)’
“현정아~ 우리 그만 자자?”
“조금있다... 친구 오기로 했다!”
“누구? 아까전에 다 헤어졌잖아?”
“그 친구들 아니고, 다른애 한명있다!”
“누군데? 난 싫은데...”
“미안~ 중2때 같은 반이였는데, 서울로 전학갔거든.
우리 100일 이라니까 내려온데...
아마, 지금쯤 포항에 도착했을 거다.”
“치... 그래두 난 친구들 다보내고 둘만 있을려고 했는데...”
“미안... 정말 오랜만에 보는 친구여서...”
“알았다!”
그 순간, 현정이의 삐삐가 지랄을 했다.
“누군데?”
“어~ 음성이네!
용아~ 내 음성메세지좀 확인하고 올래? 친구 온거 같은데...”
“으... 밖에 추운데!”
“그럼 이추운 밤거리에 니 마누라가 나가리?”
“아니, 그게 아니고...”
난 문을 열고 앞에 놓여있는 슬리퍼를 신으며 궁시렁 댔다.
“용아~”
“왜?”
“빨리 갔다 와야해~^^”
“말 안해도 빨리 온다! 추워 죽겠는데....ㅜ,ㅜ”
난 금방 온다는 생각으로 위에 옷도 걸치지 않고,
양말도 신지 않은채, 슬리퍼를 끌려 밖으로 뛰어갔다.
허거덩! 근데...
전화박스에 어떤 여자가 전화를 쓰고있었다.
일찍 끊을 것 같진 않은데...
다른곳으로 갈려고 해도, 너무 멀고 귀찮아서 마냥 기다리기로 했다.
(실은 꼴이 많이 추했음!)
헌데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어...
그여자는 나를 힐끔 힐끔 쳐다보며, 전화통화를 할뿐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씨부럴~’
날 힐끔거리며, 수화기에 대고 무슨말을 하고는 막 웃는다.
‘아~ 신경쓰이네! 나 흉보는 것 같은데...’
근데, 저얼굴 어디서 많이 본 얼굴 같은데...
약 10분의 시간이 지나갔다.ㅜ.ㅜ
난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ㅠ.ㅠ
방으로 다시 들어갈려는 찰나, 그여자가 전화박스에서 나왔다.
‘왜 나와? 아예, 밤새도록 하지! 미친,..’
하지만 내 마음과는 달리 상냥하게(?) 말했다.
“전화 다 쓰셨어요?”
“아, 네! 죄송해요. 너무 오래 썼죠?”
(알긴 아네!!!!!!!)
“아녀, 괜찮아요....”
어색한 인사를 하고, 수화기를 들었는데....
그여자도 누굴 기다리는지 가지 않고, 전화박스 옆에 서있었다.
‘누굴 기다리나? 이늦은밤에....
저것도 보나마나 뻔하겠다!!’
난 이상한 상상을 하며, 현정이의 음성을 들었다.
한개만 온줄 알았는데, 3개나 와있단다. ‘누구지?’
음성 3개 모두다 현정이가 말하는 서울(?)친구 였는데,
참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이런, 이런....
*첫번째 메시지~
「현정아~ 내다!
조금전에 포항 도착해서 니가 말한 곳으로 왔거든
빨리 나와야 해~ 기다릴께!!
근데, 진짜 춥다!ㅜ.ㅜ」
‘어디서 만나기로 했지? 말을 해줬어야 데리러 가든지 하지??
또 방에 들어갔다 와야하나???ㅜ.ㅜ’
*두번째 메시지~
「현정아~ 난데!
왜 빨리 안와? 진짜 추운데...
근데, 지금 내 뒤에 이상한 남자 왔거든.
진짜 꼴불견이다.
여관에서 자다가 왔는지 슬리퍼 끌고...
후훗, 암튼 불쌍하다!
지금 막 손비비고 떨면서 지랄한당!ㅡ.ㅡ
으이구~ 이 불쌍한 놈아!!
기다릴게! 빨리와~~」
‘후훗! 현정이 친구옆에 이상한 놈이 서있다네!
나랑 좀 비슷한 처지인 것 같은데...
난 빨리 들어가서 이런 모습 보이면 안되겠당!^^;’
*세번째 메시지~
「야~ 왜 안오는데...
나 진짜 춥단 말이야!ㅜ.ㅜ
서울에서 온 이 친구 얼려 죽일려고 하는감? 빨리 와야해~
근데 내 뒤에 있는 이남자도 무지 춥겠다!
다른데 갈줄 알았는데 그냥 기다리네...
미안해서라도 빨리 나와줘야 겠다. 불쌍한놈! 히~히~
아참! 니가 말한곳이 ‘모모 여인숙’맞지?
너 올때까지 전화하면서 기다릴려고 했는데.
불쌍한 놈 때문에 나가서 기다려야 겠다.
근데 뒤에 있는 이사람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모르겠다. 암튼 빨리와~ㅠ.ㅠ」
‘허걱! 그럼 그 불쌍한 놈이 나였단 말인가??
이런 니기미...’
난 전화 수화기를 거칠게 내리고는 밖으로 시끄럽게 나왔다.
현정이 친구란 애는 그런 내가 무서웠는지...놀랐는지?
몸을 움찔하며, 눈을 크게 떴다. (좀 귀엽네...헤!헤~)
“저기여~”
“네...넷!”
“저, 따라 오세요!”
“제...제가 왜여?”
“당신이 말한 그 불쌍한 현정이 애인이 저걸랑요!?”
“,,,,”
“빨리 따라와요! 추우니까....”
난 말을 마치자 마자 뛰듯이 여인숙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 서울친구는 무안했는지... 미안했는지?
쭈삣 거릴뿐 움직일 생각을 안했다.
“빨리 오라니까요~”“소리치듯, 내가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는지 그제서야 내뒤를 졸졸 따라왔다.
먼저 여인숙에 도착한 나는 우리(?)의 방문을 거칠게 두드렸다.
“누구세요?”
“누구기는, 니 서방님이지!”
“왜, 이렇게 늦었어?”
약간 삐진투로 문을 여는 현정이...
‘화내야 할 사람은 바로 나라구!’
무슨 말인가 할려는 현정이를 무시하고, 난 빠르게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으이구~ 추버라~~”
바로 그 뒤를 이어 현정이의 친구가 들어왔다.
“나영아~” (맞는지 모르겠당!ㅡ.ㅡ)
“응...”
“진짜, 왔네~ 우리 나영이~~”
“그, 그래...”
서울친구는 내 눈치를 보며 머뭇거렸지만,
우리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현정이는 나영이라는 서울 친구를 안고 뛰고 난리였다.
‘치...’
하지만, 별 반응없이 내 눈치만 보는 나영이가 이상했는지...
현정이는 친구에게 나를 소개 시켜줬다.
“아~ 여기는 내애인 상용이!
이쪽은 내친구 나영이!!
둘이 인사해랑~^^”
“았다!”
“....”
“안녕하세요~ 전 현정이의 「불쌍한」애인 상용이 입니당!”
“....”
분위기가 이상하다는걸 눈치챈 현정이가 나를 밖으로 보냈다.
“용아~ 캔 맥주 몇병만 사와라!”
“또? 나 금방 들어왔잖어!ㅜ.ㅜ”
“서방님~ 소녀 오랜만에 만난 벗과함께
약주를 마시며 못다한 담소를 나누려고 하는데,
저에겐 서방님 밖에 없사옵니다!
제발! 못난 소녀의 소원을 거두어 주시길 바라옵고, 청하옵나이다!^^”
울 귀여운 마눌님!
난 또 내여자친구의 재치에 넘어가 버린다!^^;
“알았소! 내 어찌 당신의 청을 마다한단 말이오!
내 지금 당장 달려가, 맥주 몇병이 아닌
몇짝이라도 구해 오겠소! 조금만 기다리시오~”
“아닙니다! 서방님~ 밤도 깊었는지라, 조금만 있음 됩니다.
그러니, 조금만 구해다 주십시요!”
“알았소! 내그리 알고 갔다오리다~ 몸조심 하구려~”
“네~ 서방님도 밤길 조심하시어 다녀 오시옵소서!”
이러는 우리가 한심하다는 듯이 나영이가 쳐다보았다.
‘으이구~ 쪽팔려라! 두 번째 쪽이네.,...ㅜ.ㅜ’
난 또 슬라퍼를 끌고는 편의점에서 캔맥주 6병과 안주거리를 사들고 왔다.
(아까전에 먹던것도 남았는데...ㅡ,.ㅡ)
더 이상 추위에 떨기 싫었기에...
난 무서운 속도로 술을 사들고, 들어왔다.
근데 내가 들어서자, 현정이는 배를 잡고는 아주 크게 웃고 있었다.
나영이는 얼굴을 붉히고 있고...
“왜? 무슨일 있나??”
“있지! 아까전에 너희둘이 있었던 일 들었당!^.^”
“아~”
“그래서 니가 아까전에 「불쌍한」애인 이라고 했구나~^^”
“그려~^^;”
“빨리 화해해랑~^^”
“화해는? 재미있었는데....
맞져? 나영아~”
(갑자기 말 놓아버리는 우리...)
“아~ 응...”
“근데, 우리 어디서 본적 있는거 아니가?”
“나두, 아까전에 그렇게 느꼈었는데...”
우리 셋은 삥~ 둘러 앉아서 술을 먹으며 생각해 보았다.
어디서 봤었는지...
“너 혹시 국민학교때 학원 안 다녔었나?”
(그당시엔... 초등학교가 국민학교였음!!)
“응, 친구랑 다녔었는데...”
“국민학교5학년때.... 해도동에 있는....「아이템풀 화신학원」맞지?”
“응! 근데... 어케알어?”
“바보야~ 우리 학원 같이 다녔잖아!
니 친구가 나 좋다고 나쫓아 다니고... 편지두 주고...”
“....”
“기억 안나나?”
“아~맞다! 이제 기억난다.”
“진짜?”
“응... 너 쌍둥이 친구랑 같이 춤췄잖아?
서태지와 아이들 나왔을 때니까...
니가 서태지 하구...
쌍둥이 둘이서 양현석이랑 이주노 하고... 맞제?”
“아~ 홍용석! 홍용제!
쪽팔리게...ㅡ.ㅡ“
“뭐, 어때? 그때 생각으론 멋졌는데...
그니까 내친구도 니춤에 반해서(?) 너 좋아했던거고!”
“그런가? 헤! 헤~”
“그때. 재미있었는데...”
“응! 쉬는 시간에는 공기놀이하고...
근데 나 좋아한다는 얘 이름 뭐였더라?
명화인가? 요즘 어떻게 지내는데??”
“나두, 몰라!
그때 잠시 놀다가 중학교 올라가면서 못 만났다.
포항여중 간 것 같은데...^^:”
“아~”
나영이와 나는 현정이를 ‘따(?)’시키고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놀았다.
그런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술을 마시는 현정이... 미안하네!ㅜ.ㅜ
“마눌님~ 술 그만 두세요!
아까전에도 많이 먹었잖아~”“....”
“삐졌나?”
“....”
“삐졌나 보네, 바부~”
어떡하지? 현정이를 달래 줄려면 이분위기를 없애야 하는데....
“아~ 피곤하다. 자야겠다!
현정아~ 나 먼저 잘테니까 친구랑 놀다가 자랑~~^^”
“....”
“나영아~ 울 현정이랑 잼있게 놀아줘라! 난 먼저 자야겠당!!”
“벌써? 좀더 놀지??”
“미안...”
아쉬워하는 나영이의 눈빛과 ‘이게 아닌데...’라는 눈빛으로
나를 보는 현정이를 놔두고, 난 이불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것이 최선의 방법인줄 알았다. 그당시에는...
친구 사이란걸 망각했는지 약간 어색한 분위기가 지속되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언제 조용했었냐는 듯이 시끌벅쩍 해졌다!
‘역시 여자들이란...’
난 이불속에서 자는 척을 했지만, 온갖 정신과 귀는 아이들쪽으로 향해 있었다.ㅡ.ㅡ
(엿 듣는건 아닌데...)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잠이 들었던 것 같다.
눈을 떠보니, 내옆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마눌님이 ‘코~’자고 있었다.
‘으이구~ 귀염둥이! 근데 나영이는 어디갔지?’
어두운 방을 두리번, 두리번 살폈다.
(그 좁은 방에??)
‘허걱! 저~ 구석에서 자네!!’
벽 모서리 부분에 새우처럼 등을 구부리고 깊은 잠에 빠져든 나영이!!!
(불쌍하네!ㅜ.ㅜ)
벌떡 일어나서 나영이를 바로 눕힌뒤, 이불을 덮어주고 싶었지만....
나에겐 더 중요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 히히! ㅡ.ㅡ;
난 불쌍한 나영이를 무시한채, 현정이를 조용히 끌어 안았다.
“현정아! 자나?”
“....”
아무 대답없는 현정이!
몸을 조금 흔들어보니 아무런 기척도 없다.
‘잘된 일인지... 잘못된 일인지...잘모르겠네!^^;’
난 나영이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현정이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약간 몸을 뒤척이는 현정이... 깬건가?
일어난 것 같은데... 가만히 있는 현정이!
좀 의아했다.
어느새 현정이와 나는 태어날대 그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쁘다...^^;’
떨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작업에 들어가는데 현정이가 갑자기 눈을 떴다.
“헉! 놀래라~”
“야~ 또 언제 벗겼노?”
“우리 100일 이잖어~”
핑계 같지 않은 핑계를 대는 나에게서 멀어 질려고 하는 현정이!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나의 훌륭한 작업(?)에 현정이의 몸은 나를 반겼고,
우린 또 한차례 천국(?)을 갔다 왔다.
“야~ 너 진짜 죽을래? 내친구도 옆에 있는데...”
“뭐, 어때? 자잖아!”
“아닌데, 나 일어 났는데...”
허걱! 갑자기 일어난 나영이!
눈치도 없이.... 너무(?)하네!ㅜ.ㅜ
현정이와 나는 이불속으로 들어가 얼굴을 붉혔다.
그런 우리가 우습다고 약 올리는 나영이...
‘아~ 쪽팔려라!’
우리를 향해 온갖 추파와 따가운 시선을 던지는 나영이를 뒤로하고,
현정이와 나는 쥐죽은 듯이 조용히 자버렸다.(ㅡ.ㅡ)
몇시간이 지났을까?
따가운 햇살에 눈을 떠보니, 이노무 지지배들은 아직도 꿈나라다.
프렌치 키스로 현정이의 아침을 열어주고,
푹신한 베개(?)를 던져서 나영이의 아침을 열어 주었다.
“모두 기상하십시오! 오늘도 희망찬 새아침이 밝아 왔습니다!”
잠자리에서 뒤척이던 두 지지배들이 나의 시끄러운 기상나팔에 눈을 떴다.
“음... 몇시야?”
“벌써 12시가 다 되어간다. 밥묵자?”
“아~ 늦었다. 지금 가야된다!”
“왜? 벌써??”
“야~ 여기서 서울까지 몇시간 걸리는 줄 아나?”
“포항 온김에 몇일있다 가지?”
“안된다!ㅜ.ㅜ”
어제 와 놓고 오늘 간다는 나영이!
‘그럼 왜 온건지?? 이해가 안되네!!ㅡ.ㅡ’
할수없이 나영이를 터미널까지 배웅해주고, 현정이와 나는 식당으로 향했다.
“뭐, 먹을까?”
“아무거나...”
“아무거나는 없당!ㅡ.ㅡ”
“그럼... 난 볶음밥! 넌?”
“나두~”
“치, 바보!”
어제의 술 때문인지 밥이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반 그릇밖에 못 먹고는 식당에서 나와야만 했다.
“이제, 어디 갈래?”
“어디가긴... 집에 가야지!”
“왜? 조금만 더 같이 있자~”
“또 봐라~
맨날 안보낼려고 하니까 너 만나기가 두렵지!
울 엄마도 그래서 너 싫어하고...”
“치, 편지로는 항상 같이 있고 싶고
같은 집에서 같이 눈뜨고 싶다며! 매일 아침...”
“그건, 희망사항이지... 현실은 아니잖어~”
“그래두...”
“미안!”
“....”
나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서
현정이를 데려다 주고는 발걸음을 되돌려야만 했다.
“정현정씨~”
“예?”
“백일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사랑합니다!”
“저두,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백일, 이백일, 삼백일.... 언제까지나 함께 해요~”
“.... 잘가! ^^;”
“?”
“전화해라~ 잘가고...”
“그래. 너두!”
아쉬웠지만, 어쩔수 없이 헤어져야만 하는 우리!
헤어질때, 약간 이상했는데... 뭐지?
그렇게나 갈망하던 백일 이였는데...
막상 지나고 보니 약간 허탈하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