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10월 15일
난 항도여중 3학년의 모범생(?)이다.
그리고 오늘은 2학기 중간고사 둘째 날이다.
세과목의 시험을 마치고 일찍 집으로 왔다.
내일 있을 시험을 위해서 공부해야지~
공부 또 공부 이것이 내가 할일이당!^^;
책상에 앉아서 책을 펴는 순간 전화벨이 울린다.
‘아~ 누구지? 공부좀 할려고 했더니...’
“여보세요.”
“죄송한데, 거기 현정이네 집이 맞나요?”
‘왠 느끼한 목소리지?’
“네 제가 현정인데, 누구세요?”
“내다!”
‘처음 듣는 목소린데, 누구지?’
“누구...”
“내다, 니 남편!”
‘미친놈이 잖어! 난 사귀는 사람도 없는데...’
난 짜증이 났다!ㅡ.ㅡ
“니! 뭔데~”
“내다니까 니 남편!”
난 황당해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모르나?^^”
“니. 뭔데??”
난 할말이 없어서 내 특유의 말투인 ‘니, 뭔데!’란 말만 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끊어 버렸겠지만...
이상하게 끌리는 목소리 때문에...
나도 모르게 말장단을 맞춰 주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조금씩 친해져서 시험이 끝나는 이번 주말에 만나기로 했다.
‘궁금하네, 어떻게 생긴 놈이지?
되도록이면 멋진놈 이였으면...’
드뎌 그 이상한 놈을 만나는 날이다!
할일도 없고 해서 나의 단짝인 선영이랑 약속시간보다 일찍 코지 커피숍으로 나갔다.
‘뭐~ 이런 후진 곳에서 만나자고 했지?
혹시 아저씨 스타일 아니야?? 난 싫은데...’
선영이랑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평범해 보이는 남자 세명이 우리 테이블 앞으로 왔다.
그리곤 그중 키가 젤 작은 남자가 입을 열었다.
“누가 현정인데?”
‘설마 저 녀석은 아니겠지? 얼굴은 귀엽게 생겼다만...
난 키 작은 사람은 별론걸~’
선영이와 나 모두 대답을 않고 있자, 그녀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야~ 미안! 내가 상용이다.
옆에 있는 애들은 박진성과 강희성으로 내 둘도(?) 없는 친구다!”
‘헉! 설마가 사람을 잡다니...ㅜ.ㅜ’
난 실망감으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는데,
망할놈의 기집애가 나와 자기를 소개했다.
약간 어색한 시간이 흘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편안해졌다.
그리곤 상용이가 잘 안다는 ‘샤넬’노래방으로 갔는데,
너무나 조그마한 방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이왕 온 노래방이기에 노래를 불렀다.
조금 있으니. 희성이란 상용이 친구는 가고...
진성, 상용, 선영, 나 이렇게 네명이 남았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지루한 노래방 시간은 끝이나고 길거리로 나왔다.
근데, 같이 나왔으면 같이 가야할 놈들이 앞장서서 걸어간다. ㅡ.ㅡ
이건 꼭 우리가 저희들을 따라가는 기분이 들잖아!ㅜ.ㅜ
갑자기 선영이가 나를 민다!
상용이 옆으로 가라고...
첨에는 튕기다가 못이기는 척 상용이 옆으로 뛰어가서 팔짱을 꼈다.
그랬더니 이녀석 쪽팔린다며, 자기 팔을 쑥 빼버린다.
‘아~ 민망해라! 쪽팔려서 눈물이 다 나올려고 하네!!ㅜ.ㅜ
내가 꼭 복수해 주리라~ ㅡ.ㅡ’
암튼 선영이와 나는 이녀석들에게 끌려(?)영흥초등학교로 들어갔다.
‘이 밤에 초등학교에서 뭘 하잔 거지??’
우린 이상한 천막 밑으로 들어가서 앉았는데, 술을 먹어란다.
‘미친 놈들 아냐?’
선영이와 난 안먹는다고 했더니...
뻥진 표정으로 저희둘이서 소주병 나발을 불더니 취한 것 같다.
‘참 가지가지 하는구나!ㅡ.ㅡ’
그러더니 상용이는 나를 끌고 가서는 사귀잰다.
‘치, 이런 무드없는 고백에 내가 넘어갈 것 같으냐~
조금전 팔짱 사건도 그렇고.... 일단 튕겨야지~~’
상용이의 사귀자는 말에 응하지 않았더니...
알았다며, 헤어지 잖다!
‘흥, 한번만 더 잡아볼것이지...ㅡ.ㅡ’
상용이는 나의 표현에 상처를 받았는지, 많이 취한 진성이를 부축하며 가버렸다.
그리고 그런 녀석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나...
‘미안하네!ㅜ.ㅜ’
떠나는 상용이를 잡고 싶었지만, 옆에 선영이가 있기에...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일단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런 나를 못 마땅히 쳐다보던 선영이가 춥다며, 집에 가자고 재촉했다.
‘그래, 그러자~’
선영이와 헤어지고 집에 왔건만 집에는 아무도 없다.
그녀석 생각에 잠이 오질 않는다.
난 무심결에 전화 수화기를 들고, 녀석의 삐삐번호를 눌렀다.
조금있으니 적막을 깨고 울리는 우리집 전화벨~
“여보세요.”
“내다!”
“응.”
“왜, 삐삐쳤노?”
“....”
‘몰라 나두! 내가 왜 이러는지...’
“아까전에 싫다며...”
“야~ 싫다고 안 잡냐?”
“싫다는 사람 왜 잡냐?”
“왜?”
“왜긴... 싫다는데...
난 원래 오는 사람 안 말리고, 가는 사람 안잡는다!”
“치....”
“....”
유치한 말 다툼들...
갑자기 오기가 발동했다.
이녀석과는 꼭 사겨야 한다는 이상한 생각과 함께....^^;
“빨리 잡아라!”
‘내가 지금 무슨말을 한거지?’
“싫다~”
“빨리 사귀자고 해라~”
‘난 자존심도 없어 진건가?’
“싫다니까...”
“그럼, 내가 너 잡을께!
우리 사귀자!!”
‘난 지금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다!ㅜ.ㅜ’
이런 나를 귀엽다는 듯이 약올리는 상용이...
밉지만, 밉지 않은 놈이 되어간다.
그리고 결국엔 사겨버린 우리...
갑자기 이녀석이 보고 싶어지네!ㅡ.ㅡ;
그래서 난 상용이를 우리집으로 불렀다.
‘설마, 무슨일이 생길려고....?’
허나, 나의 바램과는 달리, 나보고 그쪽으로 오란다.
처음부터 내가 너무 손해보는 것 같았지만,
이상하게 너무나 보고싶었기에, 그녀석에게로 갔다.
근데...
이녀석 A.P.T 옥상으로 올라가잖다!
‘추운데, 옥상에서 뭘하자고...ㅜ.ㅜ’
내 마음과는 달리, 옥상 구석에 자리잡은 우리!
좀 어색했지만, 그시간도 잠시... 이상한 분위기가 연출 되었다.
그리고 상용이와 시작된 첫 Kiss!^^
그동안 TV와 비디오로 보고, 배웠던 나의 Kiss실력을
유감없이 발휘 했더니, 많이 놀라는 눈치였지만 난 모른척 했다.
근데 그순간...
옥상문이 잠겨 버렸다.
우리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았지만. 그것이 화근이 되어...
내려갈수가 없었다.
상용이는 부끄러웠는지 안절부절 못하는 것 같다.
혼자서 왔다갔다 하며 어찌할줄 모르는 모습! 귀엽네...
한참을 그렇게 돌아다니더니 내옆으로 와서 나를 껴안았다.
‘아~ 따뜻하다!
조그마한 녀석의 품안이 왜이렇게 따뜻하지?
나 진짜 이녀석 좋아할 것 같다!^^;’
난 그녀석의 체온을 느끼며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떴더니...
이녀석이 보이지 않는다!ㅜ.ㅜ
‘어디 갔지?’
소리가 난 방향으로 뛰어가 봤더니, 이녀석...
이상한 줄에 매달려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두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그 자리에 주저 앉아 버렸다.
그리고는 채 1분이 지나지 않았는데...
내 앞으로 다가와서는 손을 내밀고 있는 상용이!
‘정말 멋지다!’
“야~ 너 진짜 빠르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지금 그게 문제가? 빨리 뛰어라~”
정말 오랜만에 죽도록 달렸다.
초등학교 운동회를 빼고는 처음인 것 같다!!ㅡ.ㅡ
한참을 달리다가 경찰차의 소리가 완전히 들리지 않을때쯤...
멈춰서서 그녀석을 보았다.
왠지 모르게 얼굴에서 미소가 떠올랐다.
이녀석과의 사랑~ 정말 재미 있을 것 같다.
처음엔 별로 였는데... 보면 볼수록 맘에 든다.
정말, 사랑하게 될 것 같다!
다음날이다!
난 일어나자 마자 상용이에게 삐삐를 치고,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는 어제의 무용담을 들려 주었다.
그랬더니 지지배들 모두 내 앤을 보고 싶단다!^^
‘가시나들 멋진건 알아가지고...’
근데 이녀석은 아직 연락이 안온다.
설마 지금까지 자는 건 아니겠지...
난 답답한 마음에 몇 번의 호출과 음성을 남기고는 기다렸다.
지루한 시간은 지나가고...
오후가 되어서야 전화하는 놈!
‘치, 난 아침부터 자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암튼 전화를 끊자마자 친구들까지 불러내서는 상용이에게로 갔다.
그리고는 잠시 만나서 노래방에 갔다가 헤어졌는데,
녀석이 나에게 사진을 내민다.
‘호~오! 사진 빨좀 받았는데....’
난 이쁘게(?) 나온 사진을 지갑에 바로 꽂아 넣었다.
그랬더니 녀석 흐뭇해 한다.
‘귀여운 자식~^^’
또 다음날이다!
우리 학교는 오늘 일찍 마친단다. (Oh~ yes!!)
난 상용이에게 음성을 남기고 언주와 함께 시내로 나갔다.
‘월요일 시내의 거리는 참 한가하구나~^^;’
언주와 함께 커피숍에 가서 차도 마시고, 쇼핑도 하고...
상용이에게 줄 반지도 하나 샀다.
그러다 보니 시간은 엄청 빨리 흘러, 울 상용이 저녁 시간이 다되어 간다!
난 또 한통의 음성메세지를 남기고,
상용이가 다니고 있는 대동중학교로 향했다.
시내에서 대동중학교로 가는 버스안.... 엄청 빠르네...
‘차라리 걸어 갈걸~’
상용이를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도착했건만,
이녀석은 저녁도 안 먹었는지. 나에게 손을 흔들며 기다리고 있다.
‘매너두 짱이라니깐~ㅡ.ㅡ’
녀석에게 빨리 가고 싶었지만, 남자 학교에 갈려니...
역시나 떨린다!ㅡ.ㅡ
글구 뭔 놈들이 저렇게 많냐?ㅜ.ㅜ
언주와 난 상용이를 만나서 반지를 전해주고,
짧게 자른 머리를 귀엽다구 쓰다듬어 주었다.
‘짜식~ 얼굴붉히기는... 내가 실수 한건가?^^;’
그리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
상용이를 그 험악한(?) 곳에 남겨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휴~우 가슴떨려서 죽는줄 알았네...’
상용이랑 처음으로 싸운날!
상용이랑 사귄지 몇주일이 지나고...
역시나 다른 연인들처럼(?) 싸우게 되었다.
근데, 싸움의 이유인즉, H.O.T 때문이다!ㅡ.ㅡ;
난 H.O.T의 멤버중 이재원을 좋아하는데...
연예인일 뿐인데... 상용이는 좋아하지 말란다!ㅜ.ㅜ
어이없다!!^^;
연예인도 내 맘대로 좋아하지 못하게 하다니....
처음엔 장난 이거니 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상용이는 장난이 아니었다.
매일 이것 때문에 화내고, 싫어하고....
그렇게 냉전으로 몇일을 보내다가...
결국엔 내가 져 줬다.(?)
어린애 같은 상용이...
‘내가 귀여워서 봐줬다!!^.^’
그랬더니 이녀석 나에게 삐삐 비밀번호를 말해 줄라네!
“왜?”
“그냥... 빨리....”
“싫어~ㅡ.ㅡ”
“나 또 화낸다~”
“았다!ㅜ.ㅜ”
“몇번이야?”
“XXXX”
“알써~^.^”
내 비밀번호를 말해주니까 바로 끊어 버리네...
‘뭘 할려고 그러지...’
한시간이 지났을까?
음성이 한통 날라왔다!
음성확인을 위해 수화기를 들고 내 삐삐번호를 눌렀더니...
‘허걱! 인사말이 바뀌어 있다!^^;’
「음... 안녕하쇼? 내가 현정이 남편 상용인데,
지금 전화거는 당신이 남자분이 시라면...
당장 끊어 주시고, 여자분이 시라면...
많이 많이 이용해 주시와여~ 이상임!^^」
처음엔 웃기고 황당스러웠지만....
몇 번이고 다시 들어 보았다!
상용이의 사랑을 느끼며...
나의 입가에 미소짓게 만드는 상용이!
사랑스런 상용이~~^.^
실수한날!ㅡ.ㅡ
오늘은 우리집이 빈다.
미애를 불러서 놀고 있는데, 상용이가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상용이를 불렀는데. 희성이를 데리고 오며.
내가 좋아하는 레몬 소주를 사왔다!
우리 네명은 조촐하게 조용히 술을 먹었는데.
미애와 희성이가 가버렸다.
안되는데....ㅜ.ㅜ
우리 둘만 남은 공간! 이상하다~
술을 먹어서 그런지 상용이의 시선이 뜨겁게 느껴진다.
이게 아닌데....ㅠ.ㅠ
우린 자연스레 내방으로 들어왔고, 한이불 속에 누웠다.
‘아~ 떨린다! ㅡ.ㅡ 혹시 이상한 짓 하는 것 아니겠지...’
허나, 나의 예상과 바램과는 달리...
상용이는 나에게 다가왔다.
거부해 볼려고 했지만...
녀석의 따뜻하고, 달콤한 말과 조심스런 행동으로 인해....
난 녀석에게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ㅜ.ㅜ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자와 자게 된나!!
‘아프다~ ㅠ.ㅠ’
이런걸 왜 하는걸까? 괜히 눈물이 나온다.
억울하고.... 나쁜놈....
그런 나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미안하다라는 표정과 말로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래서 내가 널 미워할수 없는거야~
나쁜놈이지만 미워할수 없는 녀석....
‘나 이제 너에게 다 준거야~ 사랑해~~’
우린 그렇게 잠이 들었다.
이젠 상용이와 만나고 전화통화하고 편지교환 하는게
당연 하듯이 되어 버렸고... 시간은 흘러간다.
어느날, 상용이에게서 전화가 와서는 중앙고등학교에 원서를 냈단다.
‘치, 맨날 놀더니... 공부좀 해놓지...’
「바늘 가는데, 실도 간다!!!」
난 앞날을 생각하지 않은건지...
상용이와 같은 학교로 가야한다는 결론을 내어 버렸다.
엄마와 선생님께 야단맞고... 싸우고...
결국엔 자살소동(?)까지 일으켜서야 이겨 낼 수가 있었다.
(내가 어떻게 그런건지 모르겠다! 나두 상용이 닮아 가는건가?)
그래서 나도 중앙여고에 원서를 냈다.
‘치, 그까짓 학교 눈감고도 들어갈수 있지...^^;’
근데 울 어머니께서 상용이의 존재를 어케 아신건지...
상용이는 어떤 학교에 갔냐고 물어봤다.
(아마, 내 삐삐 인사말 때문에 아신걸로 추정된다!ㅡ.ㅡ)
‘똑같은 것끼리 지랄한다!’고 할까봐 그냥 웃으면서 넘겨 버렸다!
‘상용아! 절대 쪽팔려서 그런건 아니야~
알잖아? 내마음... 절대 절대 실망 하지마!
그냥 울 엄마한테 너 야단 맞을까봐 말 안한 거니까...
내가 너 무지 많이 사랑하는거 알지?!^^;
근데 상용아! 너 그거 알어?
내 친구들 다(?) 포항이랑 유성여고 갔어~
그래서 나 혼자만 다른 학교인 중앙여고에 가게 되었단 말야~~
이젠 진짜 너만 보고 살아야 하거든...
그러니까 내속 썩이지 말고, 나 책임져랑~
난 너밖에 없단다!^^; 사랑해~^.^‘
어느덧, 시간이 흘러 크리스마스 이브야~
저녁에 상용이랑 만나서 영화보고 데이트 한뒤, 헤어졌다.
난 상용이에게 ‘지프라이터’를 선물해 줬는데,
이녀석은 선물 준비를 못했단다.
‘치, 나쁜놈... 실망! 실망!!ㅡ.ㅡ’
하지만 난 내색하지 않았다!?
용이랑 헤어지고 친구 집에서 술을 먹으며 진실게임을 하였는데...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박! 상! 용! 이! 양! 다! 리! 였! 단! 다!」
난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실망 아니 절망 스러웠다.
나에게 이런 사실을 말해준 친구까지 밉다!
이름도 기억하기 싫어서 잊어 버렸다!!
난 억울한 마음에 새벽이란 것도 잊은채...
전화 수화기를 들고는 나쁜 녀석을 찾았다.
「 배 신 자 ~ ㅜ.ㅜ 」
“여보세요!”
“....”
자다가 일어난 목소리 짜증난다!ㅠ.ㅠ
난 이렇게 아프고 힘든데... 자고 있었다니....
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채 울어 버렸다!
끝없이 흘러 내리는 내 눈물! 아까운 내 눈물!!
“현정아~ 너 현정이지?”
“....”
“무슨일 있어?”
“....”
“야~ 대답 좀 해봐라!”
“너.... 왜 그랬어?”
“뭐 얼~?”
“나한테 잘못한거 없다며....”
“그래....”
“나 너 믿는 다니까....”
“그래...”
“근데, 왜 그랬어?”
“뭔데, 말해봐~”
“내가 직접 말해야 하겠나?”
“그래. 난 진짜 니가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
“....”
지독한 침묵이 흘렀다.
난 서럽게 울어 버렸고, 이 나쁜놈은 한숨만 쉬고 있다.
너무 얼울하고 답답해서 내가 입을 열었다!
“너... 양다리 였다며?”
“....”
아무 대답이 없다!
사실을 인정하는 건가? 분하다!!
하지만..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널 그냥 보낼수는 없다!
그러기엔.... 난 너한테 너무나 길들어져 버렸다.
내 인생은 너한테 맡겨진거란 말야~
정말 오랫동안 눈물을 흘렸다.
몇십년 울 것을 오늘 하루만에 다 울어 버리듯...
이 나쁜놈도 미안한지 아무말도 못하고 있다!
어느새 날이 밝아오고...
나의 눈물샘도 말라 버렸다.
그제서야 입을 여는 나쁜놈!ㅡ.ㅡ
“현정아~”
“....”
“이제 실컷 울었어?”
“그래...”
“미안....”
“사랑해~”
“치, 바부!”
“생각해 봤는데, 그냥... 너 용서해 주기로 했어~
헤어져 버릴까도 생각해 봤지만...
사랑하니까 그냥 못 보내 주겠더라~
사랑하니까....”
“미안 나두 너 사랑해~ 아주많이....”
“이게 뭐야?
크리스마슨데 선물도 못받고 남자친구랑 싸우고...
울기만 하고...
만나면 때려 줄거야~”
“그래~
만나면 나 실컷 때려라!
아니, 죽여버려라~”
‘짜식 말은... 니 죽어버리면...
난 어떡하라고... 혼자 남게되는 난 어떡하라고...’
우린 오후에 만나기로 하고 전화통화를 끝냈다.
그리고는 얼굴을 씻으면서 거울을 보았는데...
몇 년은 늙어 버린 것 같다!
우는거 진짜 힘들다!!
드디어 망할놈의 원수와 만날 시간이다.
미안한지 동환이랑 같이 나오는 녀석...
‘아~ 저녀석 보니까. 또 눈물이 나올려고 하네!ㅡ.ㅡ’
하지만 난 입술을 꼭 깨물고는 녀석을 보아주었다.
녀석은 나를 달래 줄려고 오도방정을 떨었지만,
지금 내 기분은 처참하단다.
다 잊고 용서해 주기로 했건만...
‘이상하게 널 보고 있으니 너무 힘들다!ㅜ.ㅜ’
그래서 난 집에 간다고 커피숍에서 나왔는데,
이놈은 나를 보내주지 않고...
비디오방으로 끌로 가서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는 밥을 사먹고 정인이 집에가서 술을 먹었다.
그러다가 정인이 사촌누나에게 야단 맞고 쫓겨 나왔고,
이젠 집에 들어 갈수도 없다!
그래서 여인숙으로 향한 우리!!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인숙이란 곳에 들어가 보았는데
진짜 갈곳이 못 되었다.
‘상용아! 우리 다시는 이런곳에 오지 말자!!
지저분하고, 불편했지만, 너가 곁에 있기에...
난 견딜수 있단다. 밉지만 싫지 않는 너!^^’
어느새 잠든 동환이와 또 나를 가질려는 상용이!ㅡ.ㅡ
난 거부하고 싶었지만, 어제 너무 운탓에 힘이 없다.
그래서 결국 상용이와 두 번째 관계를 맺게 되었다.
‘진짜 이러면 안되는데...
또 외박을 하게 되었는데, 집에 들어가서는 어떻게 하지?
두렵다! ㅜ.ㅜ
그냥 이대로 이녀석과 같이 살수는 없는 걸까??ㅠ.ㅠ’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다시 예전처럼(?) 돌아 갔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다.
그리고 상용이와 나 모두 중앙고에 거뜬히 붙었다.
진짜 상용이가 이뻐 보인다.
‘상용아~ 고마워~~ 나 진짜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어?
매일 놀기만 하고 싸움만 하는 너를 보며...
내가 얼마나 가슴 졸여 했는지 넌 진짜 모를 거야~ㅡ.ㅡ
그래도 이렇게 당당히 붙어줘서 고마워~
진짜 감사할게~ 그리구 정말 사랑해~~’
박상용 정현정 중앙고에 합격! Oh~ yes!!
근데 이녀석 이때부터 진짜 본격적으로 놀기만 한다.
매일 나를 불러내고... 난 부모님께 야단맞고....
녀석 이미지 깍이고.... 난 두렵고....
그럴수록 잦아지는 싸움.... 싫당! ㅜ.ㅜ
‘상용아! 나두 너랑 언제나 같이 있고 싶고,
무억이든지 같이 하고 싶은데... 우린 아직 어리잖어!
그러기엔... 우린....
우리 조금만 더 참자! 아찌~’
하지만 나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린애처럼 자꾸 떼쓰는 녀석...
난 이녀석의 애교에 또 넘어가 버린다.ㅡ.ㅡ
그러던 어느날!
상용인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술취한 목소리로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옆에서 엄마가 흘겨보고 있었지만,
느낌이 이상해서 끝까지 통화했다.
희성이와 동환이가 같이 있는지 돌아가며 술주정 하는 아이들!
상용이 잘해줘라는 등, 크리스마스때 나쁜짓 한거 다 안다는 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상용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편이다!”
“응!”
“현정아... 미안~”
“아니...”
“사랑한다!!”
“나두...”
처음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얘기까지 꺼내가며 투정부리는 상용이!!ㅡ.ㅡ;
‘아버님께 받았어야 할 사랑!
사랑받지 못한 그 사랑!!
내가 그 몫까지 다 사랑해 줄게~
그니까, 힘들어 하지마!
니가 힘들어 하면, 난 더 아프단 말야~
그러니까... 제발...
기다리고 기다리던 100일이 다가 왔다.
근데 왜이러지?
100일이 지나면 우리 끝나 버리는거야??
꼭 너가 나를 떠나 버릴 것 같당!ㅡ.ㅡ
1997년 1월 26일!
상용이가 자주가는 커피숍에 아주 많은 친구들이 모였다.
그 큰 커피숍(?)이 꽉(?)차도록...
‘상용아~ 그거 알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둘을 위해서
모여주고, 축복해주고... 우린 정말 감사해야 하는거야~^^
알지?^^;
원래는 너랑 단둘이서 어딘가로 여행 갔다오고 싶었는데...
내 고집대로 그랬다면 이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처음(?)으로 니 말이 맞는 것 같네....^^;
그래두 아쉬운 점은 남는다!ㅜ.ㅜ
단둘이서 떠나는 여행이라~
우리 나중에 꼭 가자! 여행~^.^’
노래방도 가고 술도 먹고...
좀 정신없고, 시끄러웠지만 재미 있었다.
근데 끝이 되갈수록 모두가 떠나니까 좀 섭섭하드라!ㅡ.ㅡ
‘맞지? 상용아~ ^^;’
어쨌든 끝날 것 같지 않던 축하파티는 막을 내리고...
여인숙에 둘만 남은 우리...
모모여인숙! 어색하다!!
나영이가 오기로 했는데.... 빨리 오지~ㅡ.ㅡ
“현정아~ 우리 그만 자자?”
“조금있다... 친구 오기로 했다!”
“누구? 아까전에 다 헤어 졌잖아...”
“그 친구들 아니고, 다른애 한명 있다!”
“누군데? 나 싫은데...”
“미안~ 중2때 같은 반이였는데, 서을로 전학 갔거든.
우리 100일이라니까 내려온데...
아마 지금쯤 포항에 도착했을거다!”
“치, 그래두 난 가기 싫어하는 친구들 다 보내고 둘만 있을려고 했는데...”
“미안... 정말 오랜만에 보는 친구여서...”
“알았다!ㅡ.ㅡ”
상용이랑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삐삐가 울렸다.
‘ 어~ 음성이네! 나영이 온 것 같다!!’
난 상용이에게 내 음성을 듣고 오도록 시키고!^^;
이불속에서 뒹굴었다!!^.^
근데 10분이 지났는데도 이녀석은 오지 않는다.
‘얼어 죽었나? 괜히 걱정이네...’
상용이를 찾아 볼려고 몸을 일으키는데 누군가가 방문을 거칠게 두드렸다.
“누구세요?”
“누구기는 니 서방님이지!”
“왜 이렇게 늦었어?”
나의 애교스런 목소리를 무시하고, 이불속으로 들어가는 나쁜놈!
‘그렇게 춥더냐?ㅜ.ㅜ’
따질려고 하는 찰나, 나영이가 얼굴을 빼꼼히 내밀었다.
“나영아~”
“응.”
“진짜 왔네~ 우리 나영이~~”
“그... 그래.”
정말 반가웠다. 얼마만에 만나는 거지?
근데 나영이와 상용이의 사이에서 이상한 분위기가 흐른다.
‘궁금하네...’
난 상용이를 다시 차디찬 밖으로 보내 버렸다.
그리고...
“나영아~ 정말 오랜만이다. 그치?”
“응!^^”
“근데, 밖에서 상용이랑 무슨일 있었어?”
“그게...”
“말해봐랑~”
“음... 니가 모모여인숙 앞으로 와서 삐삐쳐라고 했잖아?”
“응.”
“모모여인숙 앞에서 너 나올때 까지 전화 할려고 계속 있었거든!
근데 좀 불쌍한 남자가 전화박스 뒤에서 기다리는거야~”
“그래서?”
“그래서 그냥 장난으로 니 음성에다가 그남자 흉을 좀 봤거든!”
“그랬더니?”
“그랬더니... 그게말야!
그남자가 니 남자친구 인거야!!”
“진짜?”
“응...ㅜ.ㅜ”
“하! 하! 괜찮다!! 걱정하지마라~
저녀석 보기엔 저래도 착한 놈이니까...
자기도 잼있어 할걸~^.^”
“그런가?”
이렇게 나영이랑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상용이가 왔다.
이녀석 얼굴을 보니 웃음이 나온다!^^
“왜? 무슨일 있나??”
“있지! 아까전에 너희둘이 있었던일 들었당!^.^”
“아~”
“그래서 니가 아까전에 「불쌍한」 애인이라고 했구나~^^”
“그려~^^;”
“빨리 화해 해랑~^^”
“화해는? 재미있었는데... 맞져? 나영아~”
“아~ 응....”
“근데 우리 어디서 본적 있는거 아니가?”
“나두 아까전에 그렇게 느꼈었는데...”
이자식들! 조금전에 얼굴 붉힐때는 언제고, 자기들끼리 말놓고...
자기들 끼리 논다!ㅡ.ㅡ
초등학교때 같은 학원이 었고... 재미있었다고... ㅜ.ㅜ
‘치, 나보다 더 오래전부터 알았던 거잖아!’
괜히 샘나고 짜증난다.
난 둘의 대화에 끼지도 못하고 술만 먹고 있는데, 상용이가 먼저 잔단다.
‘왜? 왜 먼저 자지?? 피곤한가???’
그래서 나영이랑 둘이서 술을 먹으며 놀았는데.
올만에 만나서 그런지 할얘기가 너무 많았다.
근데 상용이 코곤다. 심하게 곤다.
많이 피곤 했었던 것 같다.
‘치, 100일인데...’
나영이랑 술을 먹으면서도 마음만은 상용이에게로 가있다.
술자리가 끝나고 난 상용이 옆으로 가서 누웠다.
“나영아~ 너두 이리로 오지~”
“괜찮다! 난 그냥 여기서 잘게~ 잘자~~”
“괜찮은데... 그럼 좋은 꿈꿔라~^^;”
방 구석에서 잔다는 나영이를 놔두고, 난 상용이를 껴안고 잠들었다.
‘뭐지?’
어느정도 잤을까?
누군가가 나를 더듬는다는 느낌에 눈을 떴다.
이녀석 내옷을 벗기고 있다.
‘어떡하지? 나영이 옆에 있는데... 소리 지를수도 없고...’
“야! 또 언제 벗겼노?”
“우리 100일 이잖어~”
‘100일이라~ 그래두 너무 하잖아!ㅡ.ㅡ
내친구도 옆에 있는데...
난 이런 여자가 아닌데...
상용이 싫어진다!!’
어쨌든 엎질러진 물! ㅜ.ㅜ
상용이와 나는 그짓을 했다.
그리고 나영이에게 들켜 버렸다!ㅠ.ㅠ
‘이런, 이런...’
쪽팔려서 뒤지겠다. 자기도 해봤다며...괜찮다며.... 위로해주는 나영이!
‘으.... 이건 아닌데...’
암튼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리의 100일은...
이렇게 엉망(?)으로 끝이 났다.
1997년 2월 첫 번째 주말...
오후 3시경! 난 시내 우체국 계단위에 올라가 있다.
조금 있으니 상용이와 그의 친구들이 왔다.
(상용이는 혼자서 절대(?) 못 다닌다!
친구들이 그렇게 좋냐? 나보다??)
“어~ 현정이 벌써 나왔네!”
“응!^^”
“근데 왜 혼자있어?”
“친구좀 늦게 온단다.”
“맞나? 우리 어디 들어가서 기다리장~”
“싫어! 친구 삐진단 말이야~
니 친구들이랑 먼저 어디 가있어라.
미애오면 그리로 갈게~”
“그럴까?”
“앙~”
가란다고 진짜 가는 상용이!
친구들과 함게 멀어지는 상용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미애를 기다렸다.
‘왜 이리 춥지? 이노무 가시나는 또 왜이리 않와??ㅜ.ㅜ’
그렇게 뻘쭘히 기다린지 30분이 지나서야 미애가 왔다.
“야~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미안, 차가 너무 막혀서...”
“나 추워서 죽는줄 알았잖아~ 잉!”
“진짜 미안~ 근데 상용이는?”
“응 첼로 노래방에서 기다리고 있을거다! 가자!!”
난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을 내 애인에게로 간다.
빨리 보고싶기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근데 노래방에 있어야 할 상용이 무리들이 밖에 나와 있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 보고 싶어서 죽는줄 알았잖아!”
“나두... 근데 노래방에 있지 왜 나왔어?”
“그냥... 울 마눌님 마중 나왔지비!^^;”
“치, 거짓말!!”
“....”
상용이란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상용이의 친구들이 뛰기 시작했다.
‘뭐지? 무슨일이 있는가??’
“상용아~ 가자!”
“용아~ 재들 왜 저래?”
“몰러~ 우리도 뛰자! 미애도...”
“?”
“잼있겠당!^.^”
또 무슨일이 있는건가?
상용이만 만나면 불안하다!ㅡ.ㅡ
언제 무슨일이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아이...
난 힘들다.ㅜ.ㅜ
우린 10분정도 힘차게(?) 뛰다가 오거리에 있는 커피숍에 들어갔다.
그리고 차를 시켜서 먹고 있는데...
상용이 주먹에 핏자국이 보인다.
“야~ 박상용.”
“왜...”
“너... 또 싸웠지?”
“아닌데... 왜?”
“지랄... 근데 니 손에 묻은 피는 뭐야?”
“어! 이건.... 아까... 미안!ㅜ.ㅜ”
설마 설마 했는데 진짜다!
이녀석 또 싸웠다.ㅜ.ㅜ
진자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ㅠ.ㅠ
“너 자꾸 내말 안듣고 속썩일래?”
“....”
“싸움이 그렇게 좋냐?
울엄마도 너 이러는거 안단 말이야!“
“미안... 이젠 다신 안싸울께!”
“그말이 벌서 몇 번째야?”
“....”
“흑.... 흑...”
갑자기 설움이 북받쳐 오른다. 정말 걱정이다.
내가 이런 녀석을 믿도 살아야(?) 한단 말인가??
난 그냥 울어 버렸다.
조금이라도 내 마음을 이해해 주길 바라면서...
그러자, 온갖 재롱을 다 피워가며...
나를 달래 주려고 노력하는 상용이!
순간, 웃음이 나올뻔 했지만, 꾸~욱 참았다.
반성하길 바라면서...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우린 그 커피숍에서 나왔고, 진성이와 동환이도 집으로 갔다.
그리고 나와 미애는 우리집으로 가고,
상용이와 희성이는 나를 데려다 준단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옮긴 발걸음...
근데...
순간 하늘에서 눈이 내렸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눈이였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떠오르고...
나머지 애들도 좋아라~ 하였다.
하늘이 상용이와 나를 화해 시킬려고 눈을 보내신건지...?
우린 그만 웃어 버렸고, 떢볶이를 사먹고는 헤어졌다.
항상 우리 집앞까지 바래다 주는 상용이 였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같이 가기가 싫었다.
실망감이었을까?
마음이 조금씩 멀어지는 것 같다.
그렇지 않기를 바라고...
그렇지 않다는걸 인정하지만....
힘들다! 너무나....
「우리 헤어지는 건 알수 없지만, 마음이 멀어지는 건 느낄수 있습니다!」
1997년 2월 13일!
오늘은 나의 중학교 졸업식이다.
불과 얼마전에 입학한 것 같은데, 벌써 졸업이라니...
이젠 새로운 고등학교에서 상용이랑 다녀야 하는데...
암튼 내일은 모든(?)연인들을 위한 날인 발렌타인 데이 이기에.
난 상용이에게 줄 초콜렛을 정성들여 준비했다.
엄청난 노력과 돈으로...^^;
‘아이고 아까버라~ㅡ.ㅡ’
내일 만나서 주고 싶지만, 이상하게 오늘 주고 싶어진다.
상용이도 내 졸업식에 온다니까...
난 자기 졸업식에 못갔었는데, 미안하게 시리~^^;
그래도 이녀석 때문에 친척들은 물론 부모님들도 모두 못 오시게 했다.
(울집에선 상용이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기에...ㅜ.ㅜ)
어쨌던 지겨운 졸업식 시간...
난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이녀석을 찾고 있는데 이녀석은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 간거야?
설마 아직까지 자는건 아니겠지?ㅡ.ㅡ’
중학생 신분을 벗는 마지막 순간까지 보이지 않는 녀석...
난 이녀석을 기다리며, 친구들과 교실에서 못다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그제서야 헐레벌떡 뛰어와서는 나를 찾는 나쁜놈!ㅡ.ㅡ
“야~ 정현정!”
녀석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지만 모른척 했다.
(지금은 삐진척 하는 중!ㅡ.ㅡ)
하지만 그런 나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지
오히려 투정을 부리며 내손을 잡고 아니 끌고 나와 버렸다.
(난 가냘픈(?) 여잔데...ㅜ.ㅜ)
“바보야~ 졸업 축하한다.”
“그래, 너두~ 축하해!”
이제야 축하한다란 말을 하는 이녀석!
내가 그말을 얼마나 듣고 싶었는데...
난 기쁜마음에 준비한 초콜렛을 주었다^^
“어~ 이거 왜? 뭔데??”
“바부야~ 낼 발랑까진 날이잖어! 초콜렛이지~^^;”
“낼 주면 되지?”
“그냥...”
‘주면 그냥 고맙다고 받을 것이지, 뭔말이 그렇게 많어!?ㅡ.ㅡ’
그순간, 상용이 친구들이 나에게 달려들며
밀가루와 계란등으로 무식한 공격을 했다.
아주 옛날(?)에 하던 구시대적 발상을...
“야~ 공격해!”
“우아~”
“꺄아~ㄱ”
난 소리를 치며 도망을 가고 녀석친구들은 미친 듯이 덤벼 들었다.
얼마간 피해 다녔을까?
너무나 숨이차서 멈춰버렸더니 나를 아주 죽여(?) 버린다.
‘아~ 쪽팔린다. 짜증난다!’
난 할수없이 상용이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냈건만 도움이 안된다.
자기 친구들을 말리기는커녕 나를 안고는 같은 골이 되어 버렸다.
자기딴에 멋있게 보일려고 나를 안았겠지만...
‘이미 다 버린 우리 옷과 몸은 어떡하란 말이냐고?ㅜ.ㅜ
치, 하나도 안 멋있네여....ㅡ.ㅡ’
우린 상용이 집에서 샤워를 하고는 시내로 나갔다.
상용이가 늘 즐겨가는 커피숍!
‘자기들 아지트라나? 뭐라나??’
1층에서 놀다가 상용이랑 둘이서 2층에 올라가서 놀고 있는데...
별로 재미없다. 지겹다. 늘 똑같은 생활들...
잠깐 동안의 주인 아줌마의 출현과 사기당한 우리 바보 커플!
그리고는 저녁이 되어서 Tea타임은 끝이나고 술자리로 바뀐 테이블!!
상용이랑 같이 놀다가 잠깐 내친구들에게 갔는데,
그곳엔 잘생긴 남자가 한명 있었다.
유머감각은 또 왜 그렇게 좋은지...
‘우리 상용이도 예전엔 재미있었는데... 권태기인가?ㅡ.ㅡ’
한참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상용이랑 희성이가 질질 짜고 있네!?
‘또 무슨일이야?
요즘 상용이도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은데...’
난 울보 녀석에게로 달려가서 달래 주었다.
그랬더니 이녀석 나를 데리고 무작정 어디론가 가네!ㅜ.ㅜ
‘치, 재미있었는데...ㅠ.ㅠ’
그리고 우리뒤를 따르는 나와 상용이의 친구들...
우리는 모모여인숙으로 갔다,
‘상용이랑 나쁜짓(?)을 두 번이나 했던 그곳! 난 싫다!!’
그리고는 또 나의 몸을 요구 할려는 상용이...
‘사랑을 확인하고 싶다나? 어쨌다나??
사랑하긴 사랑하지...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요즘 조금 힘들어서 그렇지...
난 세상에서 너를 가장 사랑해~
근데 이건 아니야! 우린 아직 이러면 안되는 거야!!
미안하지만, 우린...’
갑자기 울리는 내삐삐 친구였지만...
집이라는 거짓말을 남긴채,
친구들과 그곳에서 도망치듯 나와 버렸다.
‘나 어떡하지...’
그렇게 상용이랑 헤어지고, 난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않고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약 2일동안 아니, 그전부터 생각해 온건지도 모른다.
내가 고민한 결론은 이별이였다.
솔직히 말하면 이별아닌 이별이지만...
언젠가는 다시 사귈것이라고 다짐하며...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상용이에게 마지막(?) 음성을 남겼다.
「나야~ 현정이!
미안...
우린 안되겠다. ㅡ.ㅡ
난 니가 원하는 그런 여자가 될 수 없을 것 같다.
잘지내고...
즐거웠고, 행복했었다.
그리고 정말 사랑했었다.
잘가~ㅜ.ㅜ」
몇 번을 지웠다가 다시 녹음한 음성!
머리가 아파온다. 후회도 된다!!
하지만, 이것이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상용이 힘들 거야~ 하지만 그보다 내가 더 힘들 거야~~
사랑하니까 이별한다는 말 솔직히 안 믿었어!
하지만, 이젠 내가 그런 바보가 된 것 같다. ㅡ.ㅡ
근데 그거 알어? 우리 진자 헤어진거 아니란걸!~
너도 느끼고 있을거라 생각해...
그냥 너 반성하고 나도 반성하고....
우리 조금더 성숙했을때 그때 다시 만나는 거야~
난 언제나 너 기다릴 테니까...
그때 다시 돌아와,.. 알지? 내마음..
사랑해, 사랑한다고...
눈물이 흐른다, 정말 많이 울었다.
바보처럼...
난 정말 너만 기다릴게~
하지만, 넌 기다리지마~ 둘다 기다리면...
둘다 제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우린 못 만나잖아~
그니까 넌 기다리지 말고 나에게로 와~ 꼮!
「난 기다릴테니 넌 기다리지마~ ㅜ,ㅜ」
그렇게 몇 주일이 지났건만 녀석에게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 의해 알게된 녀석의 소식!
녀석 술먹고 싸우다가 깜방 갔단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일이...
맨날 싸우다가 큰일날줄 알았다.
정말 바보야~ 넌!
혹시 나 때문이야? 그런거야??
내가 너랑 헤어지지 않았으면 그런일은 없었겠지...
괜히 죄책감 느끼고... 미안해 진다! ㅜ.ㅜ’
상용이 친구들에세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연락이 온다.
「상용이 많이 힘들꺼라며,,, 같이 면회 가자고...」
하지만 난 가지 못했다. 아니, 가지 않았다.
‘난 그냥 기다릴래~ 난 기다리기로 했단 말이야~~
그니까 바보같이 그런곳에 있지 말고 빨리 내게로 와!
니가 있어야 할곳은 그곳이 아니잖어!?
나 너없는 학교 싫어~
너랑 같이 다녀야 할 학굔데...’
약 한달이 지나고 다시 알게된 녀석의 소식!
녀석 그곳에서 나왔단다.
학교는 짤리고...
바로 연락이 올줄 알았던 녀석인데 연락이 없다,
‘왜?’·
1997년 5월 14일!
난 오늘도 학교에 가기위해서 눈을 떴다.
무의식중에 학교 갈 준비를 하는나!
아무 재미도 없는 학교!!
학교를 가기위해 신발을 신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꼭 받아야 된다’라는 느낌이 들어
신발을 신은채 허둥지둥 뛰어가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전화기에서는 아무말이 없다.
‘그 녀석이다!’
“너,,, 상용이지?”
“....”
“맞지? 너 지금 어디야?”
“어,,, 오랜만이네~
왠일이냐? 아참! 내가 전화했구나!!^^;
미안,,,”
“뭐가, 미안해야~
글구 왜이제 전화했어?
얼마나 기다린줄 알어??”
“그랬구나...”
“너 소식 들었다, 면회 갈려고 했는데....”
“아냐~ 다 끝난 일인데 뭘~
잘지내지?”
“당연하지, 넌?”
“....”
“넌, 어떻게 지내”
“나?”
“그래! 너!!”
“난 그냥 지내...
학교 짤리고... 집나오고... 술집 웨이터 하고...
뭐, 그냥 지내~^^;”
“....”
“휴우~”
“야~ 너 술먹었지?”
“나? 응! 조금...”
“조금이 아닌 것 같은데...
일단 자라! 자고 저녁에 전화해라~
나 지금 학교 가야 하거든....”
“아~ 학교! 중앙....?”
“응! ㅡ.ㅡ”
“미안하네~”
“뭐가?”
“너 나 때문에 그 학교 갔잖아!?”
“여기~ 잼있당!^^;”
“야~ 정현정!”
“응?”
“나 뭐하나만 물어봐도 돼?”
“뭔데?”
“있잖아....
나.... 너랑 다시... 시작하면 안될까?”
“그러자!”
‘내가 그말을 얼마나 기다린줄 알어? 이 바보야~^^;’
난 녀석과 다시 사귀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침부터 술취한 놈과의 전화통화...
머리가 혼란 스럽다!
내가 지금 기쁜건지, 슬픈건지 모르겠다.
그냥... 녀석을 만나보고 싶다.
난 그렇게 녀석 생각에 빠진채 학교로 향했고,
하루종일 고민에 빠졌다.
녀석과의 재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까?ㅡ.ㅡ
‘녀석 많이 힘든 것 같던데...
나라도 씩씩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겠다.
아주 당차게...ㅡ.ㅡ’
난 오늘 야ㆍ자 튀고 녀석에게로 갈려고 한다.
근데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른다.
연락처도 모른다 허탈하다.
그래서 난 녀석의 연락만을 기다렸다.
어디에 있던 최대한 빨리 갈수 있을 준비를 하고는...
7시가 다 되어서야 녀석에게서 연락이 왔다.
“왜 이제 전화했어?
야ㆍ자 튀고 니 연락만 기다렸잖아!”
“미안,,,”
‘이녀석 또 미안하단다.
뭐가 그리도 미안한건지...
항상 씩씩했던 녀석이 왜 이렇게 된건지...?’
“또! 내가 하지 말랬지~”
“어, 그래!”
“너 어디서 일해?”
“왜?”
“내가 지금 그리로 갈테니까 꽃 준비해놔!”
“진짜? 근데... 왠 꽃?”
“너 죽을래? 오늘이 몇일이야?!”
“오늘.... 5월 14일!”
“그래, 오늘 로즈데이잖아!
난 너한테 초콜렛주고 사탕도 못 받았는데...
꽃이라도 받아야 겠다!^^;”
‘실은 사탕이고 꽃이고 다 필요 없어~
꽃을 달라고 한건...
그냥...
널 만날려는 구실로 말한거야~
너는 내맘 모를꺼야!ㅡ.ㅡ
그런 마음적 여유는 보이지않아!
지금 네 모습은...’
난 친구와 함께 상용이가 일하는 곳으로 갔는데, 녀석을 놀려 주고 싶었다.
그래서 내 친구가 받은 이쁜 꽃다발을 빌려서는 내것인 마냥 행동했다.
암튼 몇 달만에 만난 상용이...
많이 변해 있었다.
많이 불안해 보이고, 초췌해 보였다.
눈물이 앞을 가렸지만, 씩씩하게 행동했다.
그런 내모습이 오히려 싸가지 없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내 맘을 이해해 주길 바랐지만...
상용이는 아닌 것 같다.
난 무작정 녀석에게 꽃을 달라고 했고... 상용이는 없다고 했다.
테이블 뒤에 숨겨져 있는 장미꽃 한송이!ㅡ.ㅡ
초라한 장미꽃 한송이가 보였지만, 난 못본척 했다!!ㅜ.ㅜ
상용이의 얼굴은 붉어 졌으며 어지 할줄을 몰랐다!!!ㅠ.ㅠ
‘상용아! 그거 알어? 지금 네모습은...
테이블 뒤에 숨겨놓은 장미꽃 과 같다는걸...
불쌍한 우리 상용이! ㅡ.ㅡ’
결국 상용이는 뻔히 보이는 거짓말로 나를 보내 버렸다.
거짓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속아 넘어가주는 나...
「눈 가리고 아웅이다!」
상용이를 그곳에 남겨두고 떠나는 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ㅠ.ㅠ
「부디 행복하길 바랄게~ 잘지내야 해~~」
시간은 유수같이 흐른다.
그동안 아주 많은 것들이 변했다.
이제는 중학교때의 그 앳된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대한민국의 성인 여성이 되었다.
상용이는 뭘하고 지낼까?
이젠 상용이와의 추억도 잊혀지고, 가물 가물 해진다.
항상 똑같은 일상이 지루하지만...
그냥 하루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오늘은 2001년 11월 1일이다.
‘그립다’는 느낌의 전회벨이 울리고...
“죄송한데. 현정이 폰이 맞나요?”
“예, 제가 현정인데, 누구세요?”
“내다. 니 남편!”
“....”
“내다니까....”
이상황, 이 목소리...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 같고,,,
언제인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운 느낌이 다가온다!!
이건...
“야~ 너 상용이지? 박상용!”
“응, 그래~ 어케 알았어?”
“이런 유치한 장난 할 사람 너 밖에 없지...
오랜만에 옛날 생각 나네...”
“그래....”
잠시동안의 침묵이 흐르고...
서로 각자의 옛생각으로 무료함을 달래갔고,
입가엔 미소를 짓게 되었다.
‘참! 재미 있었던 추억이지...^^’
과거의 일을 대화의 주제로 삼아 얘기하고 즐거워 했지만....
그 끝은 씁쓸하다. 군대에 간다는 녀석....
어느새 훌쩍 커버린 녀석이다.
나만 변한줄 알았더니. 녀석도 많이 바뀌어 있다~
그리고 나를 자기의 첫사랑이라고 단정짓는 녀석이다.
나는? 나도 그런가??
잘 모르겠다. 그냥...
녀석의 의견에 동의해주고 웃었지만...
괜히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다.
군 입대전에 나를 꼭 만나야 한다는 녀석!
그런 녀석을 피하는 나!!
또 예전처럼 떼쓰는 녀석이다,
‘과연 그래도 될까? 우리가 다시 만나도 될까??
왠지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냥 아무 느낌없이 친구로 만날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건 아니야!?
그러기엔 우린 서로를 너무나 사랑 했잖아!?
난 솔직히 다시 만난다는게 두려워!
그래, 두려울 뿐이야...
그냥... 우리 추억으로 간직하자!!
이쁜 추억, 이쁘게 간직하고...
이쁘게 기억하면 돼~
그러면 우리 사랑은 아름 다운 거야!
잘지내고...
건강해야해~
군생활 열심히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