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한 마디에 혁신위는 너덜너덜해졌다.
국민의힘이 영남권 다선 의원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면서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이 요구는 영남권에서 편하게 당선되려고 하지 말고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기 어려운 수도권에 출마하라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려면 불출마 선언을 하라는 압박이다.
영남권 3선 이상 의원 또는 재선 의원 중에서 하태경만이 험지 출마를 하겠다고 하였으나 다른 의원들은 콧방귀를 끼지도 않고 있다. 공천을 주지 않으면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출마를 할 기세다. 이들이 무소속 출마를 하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대구 수성갑 현역 의원인 주호영은 의정보고회에서 "걱정하지 마시라. 절대 서울 안 간다", "정치를 처음 대구에서 시작했으니 대구에서 마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을 함으로써 험지 출마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밝혔다.
주호영은 "바이든 대통령이 40년째 미국 상원의원을 했는데 지역구를 옮겼나. YS(김영삼 전 대통령) 9선, JP(김종필 전 총재) 9선, 지역구 옮겼나"라며 "원래 지역구 옮기는 법 아니다. 지역 사람들과 특별한 인간관계로 정치하는 것이라 어디를 등지고 가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주호영이 하는 말이 옳다. 미국이나 일본은 나이가 많은 다선 의원들이 많다. 당내 경선을 통해 승리하면 6선이든 7선이든 출마를 한다. 당에서 나이가 많거나 다선 의원이라고 해서 지역구를 버리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지역에 출마하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국민의힘이 주호영 같은 친윤이 아닌 다선 의원에게 이러한 요구를 할 것이 아니라 소위 윤핵관인 권성동이나 장제원 같은 사람에게 지역구를 버리고 서울의 마포나 강동에 출마를 요구하는 것이 우선이다. 윤석열 정권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이들이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영남권 다선 의원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것은 영남권 다선 의원들을 선거를 통해 제거하고 그 지역구에 윤석열의 검찰 인연 인사를 출마시켜 당선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국민의힘 혁신위가 1호 안건으로 내놓았던 홍준표-이준석의 징계 사면은 실패를 했고 영남권 다선 의원의 험지 출마 요구도 주호영의 강력한 반발로 실패가 눈에 보인다. 혁신위가 의원과 출마 후보자들의 희생을 말하려면 위원 전원이 출마를 포기한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혁신은 무슨 혁신을 말할 수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