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교수의 퇴계시 이야기에서
퇴계시(26) - 도연명
퇴계 선생이 도연명을 좋아하여, 도연명의 시를 많이 읊었다. 퇴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도연명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도연명(365 – 427)은 남북조 시대에 남조의 동진 사람으로 하급 귀족 가문 출신이다. 입신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여 39세 때 제주 참군이라는 하급 관리가 된다. 12년 간 봉직하면서 현령이 되었다. 현령이 되고 80일 만에 현령직을 벗어던지고 고향으로 내려가서 전원생활을 하면서 전원시를 주로 지었다. 고향으로 돌아갈 때 쓴 ‘귀거래사’가 유명하다.
전원에서 은자의 생활을 즐기면서 시를 썼다. 당시에는 전원시라는 장르가 없었음로 시평에서 좋은 품평을 듣지 못했다. 당나라 때에 왕유, 맹호연, 위응물 등 자연시파가 등장하여 도연명을 높이 평가하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이 되었다.
귀거래사 이외에도 음주시가 유명하다.
퇴계가 ‘도연명의 시 음주에 화답하다’라는 화답시의 원래 도연명 시를 보자.
結廬在人境 결려재인경
而無車馬喧 이무거마훤
問君何能爾 문군하능이
心遠地自偏 심원지자편
彩菊東籬下 채국동리하
悠然見南山 유연견남산
山氣日夕佳 산기일석가
飛鳥相與還 비조상여환
次中有眞意 차중유진의
欲辯已妄言 욕변임방언
見은 자연스레 눈에 보이는 것을 말하고, 望은 일부려 보려고 마음으로 챙겨 보는 것이다.
偏 - 치우칠 편
띠집을 이어 사람들 사는 곳에 있으나
수레나 말 달리는 시끄러움 없네
그대에게 묻노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
마음 멀리 두니 땅도 스스로 구석이라 하네
동쪽 울타리 밑에어 국화를 따니
한가로이 남쪽 산 눈에 들어오네
산에는 기운 달이 저무니 아름답고
나는 새는 서로 더불어서 돌아가네
이 가운데 참 뜻 있어
설명하려 하니, 벌써 말을 잊었네.
이 시는 도연면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러나 도연명이 산 곳은 인적이 끊긴 산골이 아니고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살았다. 수레나 말 달리는 시끄러움이 없는 것이 아니고 ‘내 마음 속에 속세와, 나를 찾아 오는 말이나 수레가 없다.’라는 뜻이다.
즉 마음으로 조용하게 산다는 뜻이다.
첫댓글 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