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 첫 안타를 역전 결승 3루타로 신고하며 값진승리를 안긴 이대진을 28일 잠실 LG전에 4번타자로 전격 기용했다.
1군 경기 10타석,통산 1군 엔트리 등록 8일,지난 5월 16일 타자 변신을 선언한지 73일만의 파격적인 조치였다.1군 6경기만에 타선의 중심인 4번에 선 것이다.
김 감독이 팔꿈치 부상으로 빠진 4번 루디 펨버튼의 후임에 이대진을 기용한데는 나름대로 의도가 있다.
이대진으로서는 3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있어 단기간 안에 변신을 성공으로이끌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있다.이를 잘 아는 김 감독은 어떻게든 그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은 마음이강했다.또 김 감독은 고교시절 4번타자로 활약했던 이대진의 타격 잠재력을살려 기아의 새로운 힘을 만들어내겠다는 복안도 서있다.스타를 여전히 팬들의 곁에 머물게 하려는 배려도 숨어있다.그러나 이대진의 깜짝 4번 기용은누가 뭐래도 새로운 실험이다.도박이라고까지도 비칠 수 있다.
SBS스포츠 박노준 해설위원은 “이대진의 4번타자 기용이 무리는 아니다.주자를 쓸어담을 수 있는 파워가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아직까지 변화구에 익숙치 않다.변화구 승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타격감이 떨어질 수 있다”며 앞으로 그가 해결해야할 숙제도 제시했다.
어쨌든 이대진은 이날도 6회 2사 1·2루에서 과감한 스윙으로 좌월 적시 2루타를 터뜨려 1-1 동점을 만들어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3루측 관중석을 가득메운 기아팬들은 ‘이대진!’을 연호했고 모험수를 두고 가슴 졸이며 바라보던 김성한 감독도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김 감독은 전날 이대진이 대타로 나서 결승 3루타를 쳤을 때는 덕아웃에서 만세를 불렀다.
4번타자 첫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얻은 이대진이 과연 1위 기아의 새로운 중심타자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투수로서의 10년의 세월을 접고 과감히 타자로 변신한 이대진을 둘러싼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