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피터제갈
1.인간은 은혜를 모르고, 2. 변덕스러우며, 3.위선적이고, 4.위험을 피하려 하며, 5.이익에 눈이 먼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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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을 냉정하게 바라볼 때, 위 다섯 가지 형용사는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오랜 관찰의 결론이다.
마키아벨리는 이미 500년 전 “인간은 대체로 배은망덕하고 변덕스럽고, 탐욕스럽고, 겁쟁이며, 이익을 좇는 존재”라고 단언했다.
오늘날에도 이 말은 여전히 날카롭게 유효하다. 아래에서는 각 특성을 실제 사례와 함께 하나씩 짚어보겠다.
● 은혜를 모른다 (배은망덕)
가장 대표적인 예는 정치·사회 운동의 후원자들이다. 오랜 기간 재정적·정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후원자들이 정권 교체 또는 세대 교체가 일어나자마자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외면당하는 장면을 수없이 목격한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 한국 민주화 운동을 지원했던 재야·종교 인사들이 이후 정치권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잊혀지는 과정이 전형적이다. 도와준 사람은 기억에서 지워지고, 도움받은 사람은 자신이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었다고 믿는다.
● 변덕스럽다( fickle )
SNS 시대의 여론이 가장 극명한 증거다. 월요일에 “이 사람은 천사다”며 열광하던 사람들이 수요일에 “최악의 인간”이라며 돌을 던진다. 2020~2021년 코로나 시기 특정 연예인이나 유튜버가 한마디 잘못했다가 하루 만에 팬덤이 180도 뒤바뀌는 현상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 상태와 그날의 트렌드에 따라 충성도와 증오도를 자유롭게 바꾼다.
● 위선적이다 (hypocritical)
환경운동을 외치면서 매달 해외 여행을 다니는 인플루언서, 동물권을 주장하면서도 애완동물 산업의 수혜를 누리는 채식주의자 유명인, 반부패를 외치던 정치인이 나중에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 등은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약자 보호”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정작 자신보다 더 약한 사람에게는 냉혹한 태도를 보이는 이중잣대는 한국 사회에서 매우 흔한 풍경이다.
●위험을 피하려 한다 (겁쟁이 본능)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심리로 빠져나가려 했던 영상, 전쟁·재난 상황에서 약자를 버리고 먼저 도망치는 모습, 회사에서 부당한 지시를 받았을 때 “나 하나 희생돼서 뭐하냐”며 침묵하는 직장인들… 인간은 생존 본능 앞에서 이상과 정의를 대부분 포기한다.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대다수는 “안전한 다수” 편에 선다.
●이익에 눈이 멀다: (profit-driven)
부동산 투기 열풍, 주식·코인 광풍, 연예 기획사의 착취 구조를 방관하면서도 “저렇게 벌면 나도…” 하며 부러워하는 시선, 대기업의 횡포를 비판하면서도 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 2020년대 한국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이념은 좌우가 아니라 ‘내 집 마련’과 ‘수익률’이다. 도덕적 비판은 이익이 걸리지 않는 한에서만 가능하다.
은혜를 모르는 2차 사례 – 부모-자식 관계
수십 년간 희생하며 키운 자식이 경제적 독립 후 부모를 “구시대적”이라며 경멸하거나, 연락을 끊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특히 40~50대 자녀가 부모의 노후 준비를 “너무 늦었다”며 비난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노후 대비를 거의 하지 않는 아이러니가 반복된다.
변덕의 극단 – 팬덤 문화
한 아이돌 그룹을 10년 넘게 응원하던 팬이 소속사 분쟁 한 번으로 다음 날부터 “탈덕 선언”을 하고 전혀 다른 그룹으로 옮겨가는 현상. 팬덤은 감정의 롤러코스터이며, 충성심은 대개 “내가 지금 느끼는 쾌감”에 비례한다.
위선의 집단적 형태 – 기업의 ESG 경영
탄소중립을 외치며 광고를 때리는 기업이 정작 공급망에서는 아동노동·환경파괴를 방치하는 경우, 여성가족부를 비판하던 정치 세력이 정작 자신들의 당내 여성 인재를 철저히 배제하는 모습 등. 조직은 개인보다 더 노골적으로 위선을 드러낸다.
위험 회피의 집단 심리 – 전쟁과 징병
평시에는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외치던 사람들이 실제 전쟁 위기가 닥치면 “왜 나부터 가야 하냐”, “금수저들은 빠져나간다”며 불평하는 패턴은 인류 역사 내내 반복되었다. 한국에서도 2024~2025년 군사 긴장 고조 시기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심리가 급증했다.
이익 추구의 최종 형태 – 배신의 일상화
사업 파트너가 조금이라도 더 벌 수 있다면 어제까지의 동지를 바로 버린다. 스타트업 공동창업자가 투자 유치 직후 지분을 독식하려고 창업자를 쫓아내는 사례, 정치권에서 오랜 동지가 권력을 잡자마자 측근을 교체하는 장면은 이제 뉴스가 아닌 일상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이상적인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대부분 배은망덕하고, 변덕스럽고, 위선적이며, 위험 앞에서는 도망치고, 이익 앞에서는 양심을 접는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인간이 항상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부분의 인간이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이렇게 행동한다는 사실을 직시할 때, 타인에게 과도한 기대를 걸지 않게 되고, 스스로도 조금 더 솔직해질 수 있다.
이 냉혹한 인간관은 비관이 아니라 현실주의다. 은혜를 베풀 때는 잊힐 각오를 하고, 동맹을 맺을 때는 언제든 깨질 수 있음을 알고, 정의를 외칠 때는 내 안에 있는 위선을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 그래야 적어도 스스로를 속이지는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