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쓴 (개강도의 영화보기)라는 글에 이렇게 영화에 대한 반대주석이 달려있는 것은 처음입니다.
저는 정말 제가 본 영화에 대한 다양한 느낌들을 나누고 싶었거든요.
흥분됩니다.
사실 (개강도의 영화보기)라는 말도 비니형이 제게 만들어준 특별한 이름이었습니다. 은근히 고마왔습니다.
영화를 보기 이틀전인가 비니형이랑 전화통화하다가 형이 그랬어요.
"도영아 너 그 영화 한번 보고 나랑 얘기하자."
별로 좋지 않다는 뜻의 목소리로 들렸기에 형편없나보다 (누가 영화가 좋다 나쁘다 말해도 제가 직접 보기 전에는 전혀 영향을 안 받는 경지에 이르렀지만)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번지점프를 하다)를 보면서 가장 경악했던 장면은 따로 있었습니다.
현빈:男(아직도 모릅니다.. 이 신인배우가 누군지..)은 자신이 과거의 태희:女(이은주)임을 깨닫고 20여년이 지나서 우인(이병헌)과의 약속장소로 달려갑니다.
거기서 현빈:男은 드디어 우인:男과 만납니다.
그런데...
거기서...
그러니까...
기차의 유리창에 비치는
현빈:男과 우인:男의 만남이
태희:女와 우인:男의 만남으로 비춰져 보인다는 것이지요.
가장 꼴같잖은 구석은 바로 여기 있었습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분명히 다르겠지만)
이것은 제가 느끼기에
거의(사랑과영혼) 수준이었어요.
퀴어영화라는 굴레를 벗기위한 발악같아도 보였으며
男;男의 사랑이 아니라 男:女의 사랑임을 피력하는 핏대세운 오바질 같았습니다.
마치 男;女의 사랑만이 사랑의 완성인 양 말이죠.
물론 영화의 의도는
"그 세월을 돌고 돌아 힘들게 정녕 사랑하는 연인은 이렇게 다시 만났습니다..."
였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다분히 "오바질하는군.." 이란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장면은 영화를 보다가 그런 생각들잖아요?
"씨바...절대 저런 장면만은 나오지 말아라.."
하는데 꼭 튀어나오는 장면 말이에요..
현빈과 우인의 만남이 마지막 절정을 이룰 때
생각했죠..
"씨바...잘 만들어놓고 막판에 가서 저따우 장면은 만들지 마라.."
했는데..
꼭 덜렁 나와버린 장면의 느낌이었죠.
이 영화를 볼 때
한가지
이 영화는 결코 동성애의 영화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동성애라는 배경을 깔고 봐버리면 이 영화 무지 성질 나는 영화가 되어 버릴지도 모릅니다.
둘은 맨 나중에 맨땅에 헤딩하며 끝나는데 그것은 (번지점프)라는 말과 묘한 조화를 이루기도 합니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 뒈져버리는게 당연한 맨땅의 헤딩을 극복한 것이, 바로 인간이 만들어낸 스포츠 (번지점프)입니다.
두 사람은 맨땅에 헤딩하는 무책임한 결론을 내리지만 그들에게는 그것은 (번지점프)였습니다.
떨어져도 다시 살아나는 맨땅에 헤딩...곧 (번지점프)
그들은 동성애라는 것이 인정이 안되는 사회에서 (맨땅에 헤딩)하느니 오히려 (번지 점프)를 꿈꾼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시 한 번 태어나서 만나 잘 살아보세...
그들의 사고방식이 동성의 사랑이 버거워서 자살을 해버린다는것은 둘째치고 말입니다.
음...제 생각인데요..
그들은 결코 동성의 사랑이 두려워서 헤딩한 것은 아닐껍니다.
그리고...
우인(이병헌)의 마누라의 남편을 잃은 아픔(우인과 처의 사랑)을 이 영화는 너무도 치지도외 해버렸는데 그것은 이 영화가 태희와 우인의 영화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태희와 우인의 영화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지요...
이 영화는 가족영화나 부부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가 아니니까요...
에...
기분은 좀 그렇겠지만..
원래 이 바닥이 다 그런 거 아니겠어요..?
영화는 하나..
보는 사람은 제 각각..
그러니까 영화가 재미있는거지요.
비니형 난 이 영화가 제법 든든합니다.
: 강도의 글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리다 지금 올라왔기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
: 정말 예상대로 강도는 극찬은 아니더라두 좋은 영화였다고 평해놨군요..
:
: 근데 사실 전 개인적으로 정말 꽝인데다 황이었기에 기냥 치기로 이런 글을 올려봅니다...
: 사실 시각이 여럿이니까요
:
: 우선 시나리오....
: 나름대로 독창적이려구 애를 썼습니다.......
: 쏘울 뭐라드라 하면서 세계최초로 영화소재로 삼았다고 떠들어 대는 언론도 있지만서두 ....
: 여전히 빈약한 시나리오는 역시나.....똑같은 평년작 이었던 것같습니다....
: 영원한 사랑이라는, 그래서 이승에서도 다음생에서도 끊이지 않는다는 주제는 어쩌면 써먹을대로 써먹어 이젠 신물이 날 지경의 식상한 주제이지 않습니까?(그렇다구 시나리오가 획기적으로 좋은것두 아니구)
: 편집으로 카바할려구 중간중간 과거씬이 나오지만 여전히 편집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시나리오의 한계가 보이더군요
:
: 다음은....배우들의 연기...
: 전 오수정을 보고는 이은주라는 연기자가 좀 주목이 되더군요.. 매력이 없는거 같으면서 풍겨나오는 매력은..제가 박하사탕이나..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의 남자 연기자...그 사람이름이....아! 설경구....
: 설경구같은 이미지가 생각이 나더군요 전 사실 설경구를 좋아합니다....
: 좋아하는 이유는
: 그 사람을 보면 백지 같아서 좋습니다...
: 보통의 연기자들은 그 사람을 보면 아! 이런 이미지 하고 떠오르는데.... 그냥 보면 아무것도 생각안나는 이미지 있잖습니까.......평범할 수도 있지만....향기가 나는....
: 전 그런 연기자를 좋아합니다.......
:
: 바로 이은주가 그랬습니다.......
:
: 제가 이야기하려는건 이은주가 아니구........이병헌입니다.
:
: 이병헌....
: 정말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 늘 영화에서 실패만 거듭하더니만(영화에서의 실패는 겉으로는 흥행에 대한 부분이지만 좀더 자세히 바라보면 그 연기자의 연기 일것입니다) 공동경비구역에서 홈런을 난리더군요
:
: 저 역에 이병헌이 아니면?
: 뭐 이런 물음에서부터.... 그 영화에서의 풍부한 표정들은 감히 그를 연기자의 반열에 오르도록 재촉하더군요
: 그렇지만 저 개인적으론 사실 이병헌이라는 연기자에 대해 그리 호의적인 감정(연기자로서)이 없는지라 좀더 두고 보자는 심산이었습니다
:
: 근데 바로 이때다 싶게 번지가 나왔습니다
: 내심 기대를 하고 봤지만..(영화를 보기까지 우여곡절이 아주 쬐금 있었지요) 역시 이병헌...평년작이더군요...
: 전 사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이병헌이라는 연기자가 혹시나 공동에서 쌓아올린 연기자의 명성을 점점 깍아 먹으면 어쩌나 하는 노심초사를 하였습니다...
: 영화에서는 공동에서의 풍부한 감정이나....느낌들이 겉묻어 있다는 느낌 지울 수 없었습니다
: 자신의 감성에서 끌어낸 연기...정말 진짜 배우.....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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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만 이병헌은 계속 영화를 할 것이고 우린 볼 것이고 많이 염려는 하지 않습니다....
:
:
: 다음은....억지 상황설정...
: 정말 화나는 부분인데..... 그들의 영원한 사랑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정말 많은 억지 상황들이 연출되는 것이 정말 답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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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든든한 신뢰자로서의 선생님이 동성연애로 비춰져 아이들한테 따돌림 받는다는 상황설정도 어수룩하고 아니 화나고 이병헌의 아이와 아내의 설정도 기가막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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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을 아이낳고 잘 살던 남편이 동성연애라는 오명을 받았을때 받았던 아내의 허탈함이 정말 사랑한 사람이 태희였다고 한마디 하며 눈물흘리던 이병헌의 모습에 더 많이 가려져 나와 그녀의 아픔이 퇴색돼 나온다는 설정도 정말 화가납니다. 곁다리지만 그녀의 사랑이 정말 안타깝기도 하더군요..그래도 사랑해서 이병헌이랑 결혼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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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동성애여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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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정말 감독이나 시나리오에게 묻고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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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헌이랑 남자의 탈을 쓴 이은주는 왜 마지막을 그리 장식할까요?
: 이 자체도 역시 영원한 사랑에 대한 상황에 복무하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쓰여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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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연애만이 사랑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
: 겉으로 보기에는 동성연애는 사랑이 아니라고 믿고 감독이나 작가는 썼나봅니다
: 그러니까 그렇게 결말을 맺지...나중에 나레이션으로도 이런 사상을 대변하더군요
:
: 이 영화는 영화사에서두 연기자들도 감독도 절대 동성애 영화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 그런데 감독은 정말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동성애 논란을 불러일으킬만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제가 보기에도 이영화는 동성애 영화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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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만 이 영화를 보면 동성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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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이런 고민들을 감독이 의도했을까요?
: 전체의 주제(아름답고 영원한 사랑)에 부합되지 않은 고민들을 새롭게 던져주는 이 영화를 그냥 사랑영화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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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다양한 사람들이 보구 다양한 해석을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이야기 하려는 것이 있을것입니다
: 꼭 그것에 맞춰서 볼 필요는 없겠지만..그 감독이 뭘 말하려고 하는지는 영화보기에서 꽤 중요한 안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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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이영화는 무엇을 말하려고 한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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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 몇가지를 이야기 해보았는데요...
: 그냥 비판만하다 만 것같지만....
: 그래도 중요한 것 한가지는 저는 우리영화를 사랑하고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 또..여기에 글을 올리는 이유는 한 영화에 대해 많은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 한번 올려봤습니다.
: 사실 기대했던 영화에 대해 실망해서 올린 이유가 크지만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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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가지 영화에서 좋았던 점은 직접 보시구 느껴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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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오프라인에서 얘기할때는 사람들한테 비디오로 봐라 얘기는 했지만 그래두 제작사가 망하지 않을 정도만 관객이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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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게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
: 앞으로 개강도의 영화보기 많이 성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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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 번지점프를 하다
: 를 보구 쫌 실망한
: veenee가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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