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8일 연중 제23주일
( 마르 7,31-37)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예수님께서 귀먹은 반벙어리를 고쳐주셨을 때, 군중들은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 못 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마르 7,37)라고 경탄한다.
소경이 눈을 뜨고 귀머거리가 다시 듣게 된다는 사실들은 진짜 기적적인 사실들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들이 마침내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사실에 대해 놀란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진짜 기적이라는 것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구원하셔서 해방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를 예언자들이 예언했던 그 메시아로 알아듣고자 했다. 이것은 적어도 마르코가 자신의 복음을 쓰면서 가졌던 의도라고 할 수 있다.
귀먹은 반벙어리 치유의 의미는 누구든지 하느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경청하려고 한다면 결코 구원에서 제외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보면 따뜻한 주님의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사람들이 데리고 와서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합니다. 그 뒤의 행적을 이렇게 복음은 전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 곧 열려라 하고 말씀하셨다.”(마르 7,33.34)
손만 얹어주셔도 사람들은 충분히 만족하셨을 텐데, 귀에 손을 넣고 침을 발라서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금 지저분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사랑하면 전혀 지저분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갓난아기의 아빠 엄마는 아기의 똥을 지저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 보십시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늘 사랑으로 다가가셨던 주님이십니다. 이는 우리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무관심하다면, 우리 곁에 계신 주님을 알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던 사람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기에 그런 말과 행동을 했었던 것이지요.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큰 소리로 외칠 수 있었을까요?
어렵고 힘들어하는 사람을 향한 관심이 필요한 요즘입니다. 이런 관심이 예수님을 알아볼 수 있게 하고, 또 함께하는 유일한 끈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