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구랍 31일 '제야의 종' 타종 행사 중계를 둘러싼 논란이 우파와 좌파의 이념 싸움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우파 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왜곡과 편파 보도의 왕이 KBS를 비판하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KBS의 현장 중계를 왜곡·조작 방송이라고 주장한 MBC를 강력 비판했다.
조 대표는 MBC 뉴스데스크 진행자인 신경민 앵커를 겨냥, "KBS의 전 사장 정연주씨와 MBC 뉴스 데스크의 진행자 신경민씨는 한국 언론의 수치이자, 한국 방송의 수준을 보여준다"면서 "한국 언론 사상 최악의 편파-왜곡-거짓보도를 한 뉴스 데스크의 신경민씨는 지금도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4월 29일 MBC 뉴스데스크의 촛불-광우병 관련 보도가 희대의 오보 날조 왜곡 거짓 선동이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는데도 그 진행자가 징계를 당하지 않고, 사표도 내지 않고, 아직도 시청자를 대하고 있다는 것은 MBC가 구제 불능의 조직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신경민씨가 지금 누리고 있는 언론 자유를 한국의 언론인들이 쟁취하는 데 MBC는 아무런 기여를 한 적이 없다"며 "선배 언론인들의 피, 땀, 눈물이 배어 있는 언론자유를 공짜로 쓰는 건 좋은데 제발 남용하지 말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좌파 논객인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같은날 진보신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판타지물이 된 중계방송'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KBS의 중계 방송을 조작이라고 규정하고 KBS를 강력 비판했다.
진 교수는“모든 플래카드들, 노란 풍선들, 하늘로 떠가는 꽃등, 그 커다란 구호소리…. 완벽하게 차단했더라”라면서 “그 솜씨 앞에서는 자유의 여신상을 사라지게 만든 데이비드 카퍼필드마저 울고갈 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KBS의 중계를 “일종의 매트릭스 현상이라고 할 수가 있다”며 “이번 사건은 방송이 장악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미리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로, 언론학 교과서에 실릴 만하다”고 비난했다.
진 교수는 "아무튼 새해 첫날 시청자들이 KBS 화면으로 지켜본 것은 리얼리티 자체가 아니라, 그들이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바람직한 리얼리티의 이상이었다"면서 "한마디로 그것은 중계방송이 아니라, 한편의 환타지물이었다고 해야 할까"라고 비꼬았다.
신경민 앵커는 이에 앞서 지난 1일 뉴스데스크를 마무리하면서, KBS가 제야 행사 중계 때 정치 구호 등의 소리를 없앤 것과 관련해 "소란과 소음을 지워버린 중계방송이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파문이 일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