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邱頌 / 朴籌丙
용문에 오르려는 대어大魚라면 마땅히 물살을 거슬러야 하듯 남에서 북으로 수백 리를 거슬려 달려온 비슬산 준마駿馬가 낙동강 금호강을 앞에 두고 멈칫 앞발을 치켜들고 히힝 하고 길게 우는 곳 그 곳이 어디냐고 묻지를 마라
수고했노라고 멀리서 노성老成한 장자長者 팔공산이 두 팔을 벌려 맞이한다
간밤 꿈에 이태백을 만나
수성 천변에 버들이 새 가지가 돋았다(壽城川邊柳新枝)라고 했더니
금호강 서쪽에 가을 달이 밝다(琴湖江西秋月輝)라고 태백은 화답했다
황하黃河에 용마가 도圖를 지고 나타나고(河出圖) 황하의 지류인 낙수洛水(㶟河)에 신령스러운 거북이 서書를 등에 업고 나타났다(洛出書) 이게 중국문명의 철학적 기원이요 역易의 고전적 시원이다
그 낙수가 동으로 왔다고 낙동강이다 통치철학 홍범洪範을 상징하는 그 낙서洛書가 해동으로 왔다
낙동강 칠백 리에 도덕군자가 몇몇이더냐 독립운동가 우국지사 금수문장은 또 몇몇이더냐
낙동강 중심이 대구다
코로나19 때문에 한때 코로나 대구란 누명을 덮어썼다.
대구를 우습게 보는 사람들아
코로나가 대구를 먼저 침략한 이유나 알고 그러느냐
대구는 인체에 비유한다면 위치로 보나 그 말없는 성품으로 보나 신장이다
신장은 오행으로 치면 물이다 물이 마르면 나무가 시든다 간肝이 나무다 그 다음 이야긴 하지 않겠다 탈레스는 만유의 아르케는 물이라 했다 그래서 홍균洪鈞 할배가 이 반도를 살리려고 대구를 붙들었다
맹자왈 우환에서는 살고 안락에서는 죽는다(生於憂患而死於安樂也) 그래서 홍균 할배가 장차 대구를 크게 쓰려고 먼저 대구에 우환을 주었다 대구가 무너지면 삼남이 무너지고 삼남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 그 이치를 그 요망한 코로나 녀석이 어찌 알고 대구를 제일 먼저 침략했더란 말인가
대구 사람이 국채보상운동을 했다
대구의 설명은 여러 말이 필요 없다 이 한마디로 족하다
대구 사람은 어떤 재난을 당해도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남의 동정을 바라지 않는다 숨넘어가는 소릴 안 한다 지하철이 붕괴되었을 때에도 코로나가 창궐해도 팔공산 선바위처럼 묵묵했다
대구 남자는 먼저 말을 거는 법이 없다
대구 여자는 먼저 웃는 법이 없다
대구 사람은 행동으로 말을 하고 행동으로 웃는다
내가 옳지 않을 때에는 개한테도 허리를 굽히고
내가 옳을 때에는 천만 창검 앞에도 나는 나아간다 이게
대구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