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호르몬’으로 잘 알려진 멜라토닌이 영양제 시장을 달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verifiedmarketresearch)에 따르면 2022년 멜라토닌 약물의 전세계 시장 규모는 2조 1천억원(16억9천만달러)에 달했다. 연평균 성장률을 고려할 때 2030년에는 4조 7천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합성 멜라토닌을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한다. 처방 전이 있어야만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등의 쇼핑몰에서 해외직구로 들여오는 것은 불법이다. 반가운 소식은 최근 ‘식물성 멜라토닌’이 개발, 출시되면서 국내 소비자들도 일반식품의 형태로 멜라토닌을 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멜라토닌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과 식물성 멜라토닌의 특징을 알아본다.
수면은 피부 건강과 깊은 관련이 있다. 잠을 푹 못 잔 날은 얼굴이 푸석푸석하고 어둡다. 화장이 잘 받지 않아 애를 먹기도 한다. 잘 때 분비돼야 할 ‘호르몬’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탓이 크다.
피부 관리의 기본은 숙면이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깨끗하고 윤기 나는 피부의 비결은? ‘멜라토닌’
수면 중에는 멜라토닌, 성장호르몬,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등이 분비된다. 낮 동안 손상된 피부 장벽을 복구해 수분감과 윤기를 더해주는 호르몬들이다. 잠을 잘 못 자면 이러한 물질들이 부족해지면서 수분량이 줄고 각질은 늘어나 얼굴이 건조해진다.
특히 주목할 것은 멜라토닌이다. 천연 항산화제인 멜라토닌은 피부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비타민 C 등 여타 항산화 물질이 활성산소와 1:1 반응 후 소멸되는 반면, 멜라토닌은 최대 10개의 산화물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
멜라토닌은 색소성 질환 예방에도 기여한다. 자외선이 피부에 닿으면 활성산소가 생성되는데, 우리 몸은 여기에 대응해 멜라닌 색소를 분비한다. 적절한 양의 멜라닌 색소는 피부 건강에 이롭지만 과도한 경우 피부 내 색소가 침착되면서 색소성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기미, 주근깨, 검버섯 등이 대표적이다. 멜라토닌은 활성산소를 제거함으로써 멜라닌 색소의 분비를 줄이고 이 같은 색소성 질환을 직접적으로 예방한다.
비싼 화장품? 호르몬 개선이 우선!
피부 건강을 위해서는 적정 수면시간(7~9시간)을 지켜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되게 해야 한다. 멜라토닌은 깊은 수면 단계에 이르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에 가장 활발하게 분비되므로 이 시간대 숙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늦은 시간대 운동과 야식을 피하고, 밤에 광원 노출을 줄이는 것도 멜라토닌 생성에 좋다.
수면 부족은 멜라토닌 결핍을 부를 뿐 아니라 면역력을 떨어뜨려 트러블을 유발한다. 좋은 화장품을 바르는 것보다 잠을 잘 자는 것이 먼저다.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 강력한 항산화제로서 체내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평소 생활패턴이 불규칙하다면 멜라토닌 영양제를 먹는 것도 방법이다. 멜라토닌을 잠들기 2시간 전, 1일 적정 섭취량인 2~5mg으로 꾸준히 복용하면 규칙적인 수면과 피부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멜라토닌 영양제는 그간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었으나, 최근 식물성 멜라토닌이 개발∙출시되면서 건강식품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쌀겨, 자주 개나리 등 천연 원료에서 추출한 식물성 멜라토닌은 기존의 합성 멜라토닌 대비 내성 및 잔류 화합물 우려가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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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