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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가 끝났다. 7월 5일부터 7월학기가 시작되는데,
여기저기 놀러가고 싶은 곳은 많지만 일단 곧 있을 JLPT시험을 위해 나와 동생은 집에서 시험공부로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방학을 이용해서 본격적으로 JLPT 시험을 준비하기 전에
학교에서 공부한 부분들을 정리하며 오늘 학교 후기로 쓸 부분들을 생각해보았다.
먼저 특이한 점은, 담임선생님이 계시고, 반도 어학수준별로 분반되어 있지만
요일별로 수업에 들어오시는 선생님들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선생님마다 맡은 과목이 정해져있는건가 싶었는데,
놀랍게도 선생님마다 진행 순서는 조금씩 달라도, 항상 배우는 항목들은 똑같았다.
물론 각자 수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연구해 오시고 준비해오시는 자료도 다르지만, 패턴은 비슷해서
굳이 이럴거면 그냥 담임선생님이 쭉 학생들을 케어하며 알맞게 지원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나 싶고....
학교의 수업시간을 보면 오후반은 1시 30분부터 4시 45분까지인데,
보통 3시부터 3시 30분 사이에 15분정도의 쉬는 시간이 주어진다.
교실마다 쉬는 시간이 조금씩 다른데, 예를들면
A반은 3시~3시 15분
B반은 3시 10분~3시 25분
C반은 3시 15분~3시 30분
으로 겹치지 않게 나누어 주신다.
흡연실이나 화장실같은 공동구역에 사람이 너무 몰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고 들었다.
아무튼 이렇게 3시간 가량의 수업을 듣게 되는데,
선생님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은 제일 먼저 수업이 시작되면 출석을 부른다.
이때 출석을 부르며 선생님들이 작은 스몰토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질문들을 준비해 오시는데, 지난 시간에 배운 문법이나 단어들을 활용하여 대답하고 복습하는 워밍업이 시작된다. 똑같은 질문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하고, 대답에 틀린 문법이 있다면 정정해주시는데, 만약 자신없으면 영어로, 영어도 자신없으면 손짓발짓을 섞어가면서라도 대답해도 된다. 선생님이 일본어로 정확한 문장을 만들어 이야기해 주시면 쉐도잉하며 연습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운이 좋아서 출석번호가 뒷편이라면, 앞에서 어떤 질문을 하는지 잘 듣고 있다가 머릿속으로 답을 생각하고 이게 맞는지 번역기를 돌려 확인해도 좋다.
차례가 왔을 때 열심히 외운 대답을 하면, 간헐적으로 그 대답에서 파생된 다른 질문을 던지실 때도 있는데, 일본인과 '대화'라는 걸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나는 이 시간이 제일 재미있고 기대가 된다.
보통 한 반에 20명의 학생들이 있는데, 20명에게 이런 짧은 대화가 오가면 어느덧 2시가 된다...
자신의 이름이 불려 스몰토크를 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20분을 멀뚱히 앉아만 있게 되니, 단어장을 가져가서 그 시간에 짬을 내어 외우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사교성이 넘치는 E성향이다! 입이 근질근질하다! 하는 분은 주변 외국인 친구와 일본어로 방해되지 않는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방법도 있다. 회화도 늘고 친구들도 늘어나지만 너무 흥분해서 목소리가 커지면 다른 학생과 선생님의 스몰토크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
그 후에는 유행어나 일본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들려주시거나 이 과정 없이 바로 발음교정 연습을 한다.
4개의 4박자의 단어나 히라가나를 들려주시는데, 어떤 부분이 높고 낮은지 맞추고 똑같이 따라 말하면 된다.
약간 모나리자 게임이 생각난다.
여러번 쉐도잉을 반복하고 나면 선생님이 또 학생 한 명 한 명의 발음을 확인하며 교정해 주시는데, 이때도 자신의 차례를 제외하면 멀뚱히 시간을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공부거리를 마련해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이 시간에 주로 한자 단어들을 외우는 편인데, 자세한 이야기는 교과서 소개와 함께 아래에 후술하겠다.
가끔 간장공장콩장장같은 문장을 들고 오셔서 읽기도 하는데, 이것도 옆친구와 같이 연습하다보면 승부욕도 생기고 꽤 재미있다.
아주 가끔 이 발음교정 연습이 들어가기 전에 학교 공지사항이나 안전교육들을 짧게 할 때도 있다. 지진이나 식중독이나,,
퀴즈느낌으로 해주셔서 재밌다.
이런 과정들이 끝나면 이제 교과서를 이용한 수업들이 시작된다.
학교에서 주는 교재와 그 수업은 이렇다.
일본어 기초문법을 청해로 공부하기 위한 교과서이다.
총 2권을 주는데, 1편은 JLPT N5-N4정도의 수준이고,
2편은 N4 이상의 수준이라고 되어있다. 베트남어, 중국어, 영어, 일본어 4개국어로 설명이 되어있는데,
워낙 기초 문법인데다 수업을 통해 선생님께서 자세히 설명해주시니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문제없다!
CD가 들어 있어 집에서 혼자 들어볼 수도 있고,
답안지도 친절히 되어 있어 한국어가 없다는 점만 빼면 듣기연습으로도 나쁘지 않은 책인 것 같다.
하지만 JLPT 시험이 큰 목적이라면 유튜브로 JLPT 청해를 반복해서 듣거나
드라마, 뉴스, 애니메이션 등을 틀어두고 다양한 발음(?)과 언어들을 듣는 편이 회화나 듣기연습에는 더 효과적이라고 선생님도 말씀하셨다.
드디어 이걸 소개한다.
한국 학생들의 많은 불만들을 제기하는 이것,,,E-BOOK!!!
처음에 이 패드를 받았을 때는 오~ 좀 스마트해보이고 막 나도 이제 21세기 신인류구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ㅎ
아니, 진짜 이건 너무하지 않나 싶을 정도의 저세상 기능을 자랑한다.
속도가 느린것은 기본이요, 한창 공부 중에 튕겨나가기까지 하고, 초기화는 기본 옵션^^
학교에서 이번 2022학년도에 처음 도입해보는 거라는데, 그냥 하던대로 우리 종이책으로 하자ㅠㅠㅠ
원래도 종이책이 더 공부하는 느낌도 나고, 여러모로 아날로그를 선호하는 편이긴한데,
차라리 가방이 무거워지더라도 종이책을 원한다...
사실 학교에서 이 패드를 쓰는 학생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전자책은 링크를 통해 들어가면 되기때문에
각자 개인 핸드폰이나 아이패드를 가져와 사용한다.
저 패드로 수업이 진행되지도 않을 뿐더러, 휴먼아카데미 교과서로 유명한 '민나노츠나구' 교과서는 오히려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절대 교과서를 보지 말라고 권유하시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그냥 집에 굴러다니게 된다.
이 패드를 받고 제일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내 삼성갤럭시노트20울트라가 변압기 없이 일본에서 짱짱히 연결되는 새 충전기를 공짜로 얻었다는 점이다.
사족이 길어졌지만, 어쨌든 오티에서 저 패드를 주며 전자교과서 링크를 알려주시는데, 거기에 담임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들어가면 4가지의 교과서가 나온다.
민나노츠나구
민나노츠나구 워크북
속독
한자
민나노츠나구가 메인교과서인 셈인데, 여기서는 주로 회화와 문법을 배운다.
먼저 2,3명이 한 페어를 이룬다. 이때 선생님이 같은 국적끼리 한 조가 되지 않도록 마구 섞어주시기 때문에 여러 나라 친구들과 대화해볼 기회가 생긴다.
한가지 상황이 4-5컷 그림으로 나와있고,
처음에는 학생들이 그림을 보며 알맞은 회화를 추측해서 합을 맞추고 발표를 한다. 연습시간을 5분정도 주시는데, 3번 정도의 합을 맞추기 알맞다. 이때 일본어가 능숙치 않은 학생들이 가끔 교과서에 적힌 정답을 보며 연습을 하는데, 선생님들이 교과서는 보지 않고 스스로 머릿속으로 생각하여 말하길 원하신다.
영유아가 언어를 배울 때에는 먼저 읽기보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순으로 발달하기 때문에
우리가 외국어를 배울 때에도 이런 단계를 거쳐 자연스레 습득하게 되길 원하신다고 하셨다.
그렇게 연습을 하고,
사진에 보이는 교실 앞으로 나가 발표를 하게 된다. 상황극을 리얼하게 연기할 수록 선생님들이 만족하신다.
놀라는 상황에 '에..'라고 말하면 '에에~?!?!?!'라고 말할 때까지 반복시킬 때도 있다...ㅎ
발표 후에는 교과서에 적힌 본문을 확인하고 다시 연습, 그리고 발표.
이후에 대부분이 본문을 외웠다 싶으면, 본문에 나온 핵심 문장이나 문법들을 배운다.
다른 예시들을 반복해서 또 쉐도잉하다보면 처음에는 어색하거나 어려웠던 문법도 차츰 익숙해지게 된다.
이번 학기 수업 마지막 날에 배운 문법!
저렇게 정리해서 보여주시고 예시를 여러번 반복해서 연습한다.
츠나구에서는 쉐도잉을 많이 하는데, 언어공부는 스포츠랑 비슷해서 자꾸 말을 따라하다보면 자연스레 입에 붙게 된다고 한다.
반면, 머리로는 알아도 말하는 연습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입에서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수업에서 반복쉐도잉을 많이 하는 거라고 하셨다.
확실히 학기 초보다 학기 말에 발음이 좋아지거나 말이 트인 학생들을 많이 보았다.
그리고 비슷한 디자인의 민나노츠나구 워크북.
이거는 음, 수학익힘책, 사회과부도같은 존재다.
수업시간에는 거의 손대지 않고, 숙...제로 처리되는 문제집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전자책이 또 불편해지는데, 이걸 숙제하려면 전자책을 보며 공책에 문제를 옮겨적고 풀어야하는 귀찮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선생님께 이 점에 대해 불편함을 제기해보았지만, 일단 전자책은 이번이 처음 시행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불편하게진행하기로...
다음은 속독인데, 단문이 주어지면 2-4분 안에 읽고 문제를 풀어보는 시간이다.
보통 하루에 단문 하나씩 진도가 나간다.
나는 행동이 느리고 문제 푸는 속도도 느리기 때문에(스쳐지나가는 수능국어영역...토익...)
이 시간을 이번 JLPT 독해 연습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고 뇌에 힘주고 빠르게! 정확하게! 읽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대망의 한자.
이렇게 한자 연습노트까지 준다. 좀 더 상급반은 코알라말고 다른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칸 수가 더 작고 많다고 한다.
아니근데한자아니중국인들부럽다진짜ㅠㅠㅠ
앞서 후술하겠다던 부분인데, 매일 한자 3-5개씩을 새로 배운다. 처음에는 한자 7,8급정도의 쉬운 한자들이 나오기 때문에 별 문제 없다. 근데, 이정도는 껌이지~하던 한자가 점점 못씹는 껌이 된다.
겹치고 헷갈리는 부수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외웠다고 생각한 한자를 뒤돌아서면 잊는다던가..그래버린다....
아무튼 한자시간에는 한자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한자를 활용한 예시 단어 2-3개씩을 같이 배운다.
그리고 그걸 다음날 시험본다. 매일.
그래서 선생님이 다른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봐주고 계실 때 시간을 활용해서 한자를 외워두면 한결 편하다.
보통은 이렇게 수업이 끝난다.
수업 이후나 도중에도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언제든 질문이 가능하고, 선생님께서도 굉장히 세세하게 설명해주시기 때문에 공부에 부담이 적어진다. 심지어 선생님께서 자신의 설명이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시면 추가조사를 해오셔서 다음날 보충설명까지 해주신다. 이 부분에서 진짜 감동받았다.
나도 짧지만 교육쪽에서 일을 해보았고, 보통 자신만의 수업방식이 잡히면 거기서 맴도는 경우가 많은데, 잠까지 줄여가며 자신의 수업방식을 업데이트해오신다.
이렇게 수업준비를 열정적으로 하고 매일같이 연구하기가 정말 쉽지가 않은데,
매번 이렇게 열심히 준비해오시고, 상냥하고 친절하게 알려주시니 그에 부응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발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음, 추가로 내가 하고싶은 말은,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개인별로 자세히 봐주시기 때문에 자칫 지루할 수 있고 시간을 날린다고도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같은 시간이 주어져도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꿀같은 시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수업방식 또한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지금 어학연수를 고민 중인 분은 다른 학교의 교육프로세스와 여러가지로 비교하고 심사숙고해서 부디 어학교를 정해 즐거운 어학생활을 보냈으면 한다.
다음 4편은 빠른 시일 내로 업로드할 수 있길 바라며, 학교의 분위기나 규칙에 대해 이야기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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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녕하세요. 지원씨 ^^
동유모 강남본사입니다.
수업 내용들을 정말 세세하게 알려주셨네요.
휴먼아카데미 학교 고민 중인 학생들에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될 듯 해요~!
JLPT시험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네요. ㅎ 여기저기 둘러보고 싶은데 많으시겠지만,
시험을 위해 과감히 포기하신 것 대단하십니다. 시험 끝나고 방학 되면 많이 많이 즐기셔요 ㅎㅎ
정말 세상 많이 좋아졌네요 ㅎㅎ 전자책으로 공부라니 새삼 놀랐습니다.
여러가지 여건이 ㅋㅋ 아직 제대로 구축 되지 않은 듯 하지만~^^:
저도 아날로그 방식에 동의 합니다. ㅎㅎ 너무 너무 전자화 되어가는 요즘이 조금 씁씁해 질때도 있더라고요. ㅎㅎ
상황극은 ㅋㅋ 변하지 않네요. 나름 긴장하며 더듬으며 했던 기억이 지원씨 덕분에 새록 새록 납니다.
자세히 학교 수업에 대해 알려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다음 글도 기대가 되네요 ^^
일본도 많이 덥지요? 한국은 한 여름이었다가 어제 비 엄청 쏟아지고 오늘은 그래도 조금 기온이 내려갔네요.
무더운 여름도 건강히 잘 이기시려면 잘 드시는 것도 휴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니, 건강 챙기며 공부 하세요 ^^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