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아이 구권모.
운동을 정말 못해요.달리기를 하면 늘 꼴지나 운이 좋으면 3등정도 (4명이 뛰었을때)
초등학교 5학년때 이야깁니다.
어김없이 운동회는 다가왔습니다.100m였을꺼예요.우리 아이가 생애 최초 일등이란걸 한것이,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이야기...
4명의 주자가 출발선에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어요.
아이의 심장 소리가 제게도 들려올만큼 아이의 얼굴은 긴장으로 가득합니다.
늘 꼴지였기에 꼴지만 면하면 돼는것이 아이와 나의 희망.
난 사진기를 들고서도 사진은 안중에 없고 라인 밖에서 아이와 함게 뛰었어요.
아주 작은 학교라서 가능한 일이죠.권모 화이팅...아이는 절보고서는 웃지도 않아요.
땅 소리와 출발 ,아이들은 열심히 뜁니다.우리 아이는 몸에 비해 팔 다리가 긴편이고 마른 몸인데 뛰는 폼은 그곳 어른들이 다들 웃을정도로 엉성합니다.양 손날을 세우고 허리를 75도 굽혀서 발모양은 거의 팔자 모양에 가깝게 그 자세로 전력질주를 합니다.
날센 아이들은 우리 아이만을 두고 먼저들 앞섭니다.반에서 가장 작은 아이와 우리아이가 비슷한 선에서 뛰네요.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선두에 섰던 녀석들이 결승선을 얼마 앞두고 어깨싸움을 하다가 뒤엉켜 넘어지고 우리아이는 그 사이에 일등선을 끊고 말았습니다.모든 사람들이 웅성대며 웃기 시작합니다.넘어진 녀석들은 울고 불고 난리가 났고 아이는 손등에 찍힌 일등 도장을 보여주려고 내게 달려오네요.
우리 아이는 정말 운동을 잘 못해요.
초등학교 2학년때 처음으로 여름방학을 맞아 구민 체육센타에 있는 어린이 수영교실을 선착순으로 받는다기에(경쟁이 치열하거든요.일반 스포츠센타보다 3분의 1 가격이고 시설도 좋았기에 ) 열심히 줄까지 서서 두어시간 기다린 끝에 강습을 받을수가 있었죠.
하지만 과연 아이가 잘할수 있을진 의문입니다.리조트에 가서 물놀이를 해본결과 아이는 물을 무지 무서워라 합니다.
목에 감은 손을 절대로 놓지 않고 놀라치면 자기를 죽이려는줄압니다.
결국 한달여를 물장구만 배워서 왔습니다.그래도 물에 대한 공포심은 이때에 많이 없어졌다는게 득이라면 득이죠^^
결국 6학년 봄부터 엄마표 수영강습을 했습니다.
제가 비록 몸은 왜소해도 중학교 시절 도대회까지 나간 전직 수영선수랍니다.물론 성적은 꼴지였지만...
열심히 판데기 들고 아이를 따라다니며 3개월을 가르친 결과 자유형으로 숨쉬기까지 한 오미터는 오더군요.
그때부터는 실력에 탄력이 붙더니 25m는 넉근히 완주합니다.일년만의 결과죠.요즘은 턴 동작을 가르치는중인데 수영장 안간지가 몇달이 되었네요.한번 몸에 익힌 수영은 운전과도 같아서 잘 잊지 않습니다.
우리 아인 정말이지 운동을 잘 못해요.초등학교 이전부터 인라인을 사주고 아이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저역시 인라인은 타본 기억이 없고 타봐야 롤러스케이트정도였죠.우린 동대문 운동장을 끼고 있는 스포츠 용품점에 가서 남편과 저 아이까지 인라인을 풀세트로 구입했습니다.그 당시 고거이 유행중이라서 한창들 탈때였죠.
남편과 저는 어찌 어찌해서 타게 되었는데 아이는 그것만 신겨놓으면 딥다 울어제낍니다.자전거도 겁이 많아 다른 아이들보다 일년여를 늦게 배웠기에 미루어 짐작은 했는데 결국 인라인은 사놓고 결국 일년여를 모셔놨다가 남편이 스파르타식 강습으로 가르쳤습니다.지금은 곧잘 탑니다.물론 자전거는 여느 아이들보다 더 잘 탑니다.
아이가 운동을 못할거라는건 막 걸음마를 때고 단지안 놀이터로 매일 산책을 갈때부터였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미끄럼틀을 엄마가 두어번 태워주고 혼자 타라고 하면 잘 타는데 우리 아이는 늘 제가 안고 타야만 그것을 타더군요.
미끄럼틀 위에다가 아이를 놓고 내려오라고 하면 아이는 어쩔줄 몰라하면 울기에 이미 거기에서 그 징조를 보았죠.
운동 신경도 그리 많진 않지만 무엇보다도 겁이 너무 많았어요.
그런아이가 이젠 웬만한 스포츠는 모두 합니다. 비록 다른 아이들보다 늦거나 더디지만 하긴 하더군요.
그런데 그 아인 특이하게도 운동 못하는걸 별로 안부끄러워 합니다.달리기에서 3등을 하면 엄마 나 꼴지 안했어요.하고 웃습니다.
요즘은 학교에서 배드민턴을 배우는데 자기가 제일 못해서 따로 선생님께 10분정도 더 교습을 받고 온답니다.
요건 방과후로 신청한건데 그 선생님께 감사할 정도죠^^.운동 잘하는 아이들을 부러워는 하지만 10분을 따로 강습받기에 창피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잘 못해서 더 가르쳐주시는건데 그렇지 않다고 하네요.
아이의 단점이자 장점이기도 하지요.승부 근성이 없어서 경쟁하는걸 싫어합니다.그냥 인정해요.권모야 누구는 이번에 일등했더라.100점 맞았다더라 그러면 그앤 머리가 좋나봐요 모 이정도 반응입니다.딱히 욕심을 내는건 프라모델과 레고 정도죠.
그렇다고 아이가 정적이거나 책을 많이 조아라 하는것도 아닙니다.좋아하는건 친구 사람들 친화력은 끝내줍니다.어른이고 아이고 5분도 안돼서 형 누나 동생이고 과연 이아이가 어찌 자라줄지 걱정입니다.하지만 분명한건 내가 바라는것만큼 아이가 그래주진 않을거라는거 그렇기에 그 부족한만큼 난 아이에게 더 사랑해주고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는거죠.
엠시몽과 비를 섞어놓은 아들. 훈남임을 보여주려니 사진이 별루 없네요..ㅎㅎ 손등에 찍힌 일등 보이세요.
첫댓글 지금은 초등학교 6학년이군요..
올해 중학생이 되었답니다.이제 진정 소년이 되었죠^^
사진보니 앉은 태도가 좋네요. 뭐가 부족하다는건지...잘 모르겠네요,,,살아보니 친화력이 젤 중요하던데요,,,경쟁심 없는 것도 탁월하게 느껴지고,,,^^
경쟁에서 너무 쉽게 타협하는게 늘 불안하죠.꼭 저같아서 ㅎㅎ
한 번 끝까지 해보길 바래는군요,,,아이는 그릇을 키우고 있을거예요,,,
중학생이라..하울님 연세가 궁금해지는군요..^^ 저의 둘째놈(초5)하고 의미지가 비슷한데요. 저의 둘째놈도 이번 운동회때 5명중 4등했다고..그래서 내가 그랬죠. 차라리 꼴찌를 하지 그랬냐 그러면 눈에라도 잘 띄이고 할말이라도 많치..ㅎㅎ
가끔 줄 잘못서면 꼴지도 해요.꼴지라서 웃는게 아니라 그자세가 우수워서 달리기 못하는 아이들은 뛰는 자세가 다 이런건지 우리애는 자세가 요상스럽다는거 그래도 어디서 본건 있어서 꼭 신발은 벗고 뛰어요.ㅎㅎ 그 의지만큼은 대단하죠...
저는, 초딩 때 달리기 언제나 1등해서 늘 그럴 줄 알았는데, 중학교 고등학교가니,,,한 번은 최선을 다해 뛰었는데도 도저히 안되더라구요,,,그래서 그때 알았습니다. 안되는구나.......!!,,,를,,,애들 얘기 하는데, 제 얘기해도 될라나요??....ㅎ~
우와~~중학생!!^^// 아들이 .. 너무 듬직하게 생겼어요!! 잘생겼어요!!// 초등학교때는 달리기가 ..너무너무 중요하죠!! 아마도 공부보다 .. 더 중요하게 생각 할지도!!!//아이들 체육대회 가보면 잼있더군요! 지금 3학년인 딸이 1학년때 .. 꼴등할거 뻔하다고 ... 옆친구와.. 얘기하며.. 달려가는걸 쫓아뛰다가... 완전 허무했었다는 ^^
권모 멋진데요.
제딸과 비슷해서 읽으면서 조금 웃었어요. 제딸도 운동신경없고 겁많고 경쟁심과 욕심이 없어요. 근데 사회성은 너무 좋아서 그것 하나 안심이랄까요.
곧 있으면 초1 운동회인데 꼴등할까봐 딸 보다 제가 더 걱정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