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새벽 4시.. 공사를 끝내고 이틀동안 모자란 잠 디비져 자다 일어나니 4시..
카페마다 이동네 저동네 돌아댕기다 바람이 불었다 콧구멍에..
잠은 않오고 마루가 혼자 있는게 걸리지만 바람을 잠재우지 못하겠다.
06시. 간단히 짐을 싸들고 바이크에 시동을 걸었다.몇달만인지.....
06시 25분. 1번 국도를 따라 수원성에 입성했다. 선조들의 숨결을 느껴본다..흐음~~ 잘 모르겠다. 나도 전쟁나면 나라를 위해 목숨바쳐 싸울수 있을까? 무서워 도망가거나 숨어버리진 않을까?
하늘은 가지말라 말리는듯 비를 뿌리고 있다. 오프로드 헬멧의 비애. 고글과 헬멧 빈틈을 헤집고 들어오는 빗방울이 제법 따갑다.
이미 떠나온 길 되돌릴 수야 없지않은가.. 가다보면 그치겠지 구라청이 분명 비 않온다켔으니까..
평택을 지날때 도저히 않되겠어서 비옷을 샀다. 평택은 작년보다 더 발전되어가고 있었다. 앞으로도 더 많이 변할거고... 비옷가게 쥔장말로는 3년전 30만원하던 땅값이 지금은 250만원 정도 한단다.. 휴일 이른 아침 문을연 가게쥔장에게 고맙다 인사하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07시30분 안성을 지나 진천에서 아침을 먹는다. 오랫만에 먹는 아침이다. 갈 길이 머니까 든든하게 ...
생거진천이라 쌀이 유명하다는데 식당밥은 서울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메롱이다.
08시10분. 다시 출발 청주를 거쳐 보은을 지나 속리산자락을 파고 들었다. 505번 지방도로를 따라 속리산을 넘는다.
속리산을 너머가니 재밌는 곳이 있다. 둘리공원이라니...아이들과 산림욕하러오면 좋겠다. 소나무숲속에 둘리와 맘껏 뛰어놀게...^^
우리나라 장승과 아마도 아프리카나 남미쪽에서 온듯한 장승이 나란히 있다. 정자는 무늬만 한식이다. 자세히보니 기와는 pvc고 기둥과 보와 서까래는 금속장석을 써서 간단하게 만들었다. 이것도 메롱이다.
공원 관리소같은 건물인데 숲속에 정말 어울리지않는 건축물이다. 부식철판이라니....ㅉㅉ 정말 개념없는 건축이다.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람도 차도 없고 고요하기 그지없다. 내려가는 길에 평소 잘 않되던 테크닉을 연습하다 아스팔트 바닥에 누워 버렸다. 일명 자빠링....ㅋㅋ 에고... 오른쪽 발로 구르고 어깨로 터치다운을 했는데 우비는 걸래 되고 발목에 약간의 통증이..
넘어진김에 쉬어간다고 잠시 앉아 옆에서 비웃는 엉겅퀴를 본다. 담배를 피어물고 어디 연기 새는 곳은 없는지 살펴본다. 다행히 연기는 콧구멍으로만 나온다.
혹시 부산팀들을 만날수있을까 하는 생각에 길을 서둘러본다. 25번 국도를 따라 상주에서 오일교환 하고 틀어진 핸들을 바로 잡고 고고~~
대구를 지나 밀양까지 논스톱 질주를 한다. 트로이세상의 이상한 형님과 통화를 하고 진영에서 조우.. 냉면으로 점심식사. 얻어먹는거라 맛있다.ㅎㅎ
이상한 형님을 따라 부산 도착.. 휴일에도 땀흘리며 일하는 풍도사님이 참 멋져 보였다. 본인이야 거시기 하겠지만...
부산 트로이 아지트 동방 바이크샵.
쥔은 없고 객들만 있었다. 멋진 바이크들과 멋진 주인들...
부산에서 6.25때 잃어버린 동생을 만났다. 헐~~ㅋㅋ
부산을 향해 떠난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 새벽에 바람따라 내려온걸...
부산엔 또 한팀이 있다. 물론 나를 기다리는 건 아니지만 무작정 쳐들어와도 반겨줄 분들이 있다는건 행복한 일이다.
통나무사랑과 공예 좋은 인연지기를 만나는건 삶의 축복이고 나무를 만지는건 덤으로 얻은 기쁨일 것이다.
사진으로 보아온 작품들은 만든 이들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부드러운 선으로... 매끄러운 피부로...
익살스런 표정으로...
가슴을 흔드는 글귀로...
무리지은 오리떼 처럼 인연들은 그렇게 모여서 사랑을 만들고 있었다.
긴 여정에 허기짐으로 대게 한마리를 게눈 감추듯 먹어치우고...
서울 촌놈 들어보지도, 먹어보지도 못한 아주 특별한 두부(날치알,게살,새우살 듬뿍 박힌)로 입과 배를 호강 시키고...
싱싱하고 쫄깃한 살아서 꿈틀대는 회 한접시 날름 ....
거기에다 아주 특별한...찹쌀동동 이양주에..흑미주까지 넘어가니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아~~~~싸~~ 이 맛에 난 갑자기 부산을 사랑하게 되었다.
전도연이 월드스타된 영화 밀양.. 여기가 밀양이다. 삼량진에서 58번 국도를 따라 산을 넘으면 밀양이다.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잃고 산마루에서 잠시 쉬어간들 어떠리...
알군이도 힘든 모양이다. 그도 그럴것이 깍두기 타이어로 여기까지 몰고온 내가 미친거지.
솔로 투어시 늘 이용하는 셀프샷~~
이곳은 청도를 지나 69번 지방국도변에 있는 찜질방이다. 황토로 만들었다나.. 여의주를 한손에 들고 있는 주둥이가 시커먼 거북선이 참 이채롭다.
대구 갯바위 위에 둥지를 튼 도편수님을 만나 처음 뵙지만 낮설지않은 ... 마치 오랜 벗인듯 지난 삶을 나누고 가슴을 연다는건 아마도 글자 몇자라도 나눔이 있고 서로의 작품에 호감을 갖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해가 떨어지고 시간 깊은 줄 모르고 도편수님과 연이사랑님의 환대를 받으며 어둠속에서 귀향을 서두른다.
분명 이번 여행은 미친여행이다. 하지만 여행은 비우기 위함도 아니고 채우기 위함도 아니다.
치밀한 계획과 준비속에 떠나는 여행보다 다른 맛이 있음은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 머리속에 엃힌 실타래를 내려놓고
그냥 발 한걸음 더 내려 놓는것이다.
잠 오지 않는 새벽에 잠시 온동네 한바퀴 돌고 온 소감 한마디 입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좋은 나들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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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공간꾸미기 원문보기 글쓴이: 동백
첫댓글 사람 사는 게 여행의 연속인지도 모를 일...자다 일어나서 재고 따짐 없이 훌쩍 떠나오는 여행...덕분에 앉아서 산천구경 잘 했고(오토방구까정 타고서..ㅎ) 멀리 까지 찾아줘서 고맙고, 무사히 귀가해서 또 고맙고...반가웠습니데이....^_^
그저 감사할뿐입니다.. 여러모로...^^
어느싸이트에 국도만으로 연결된시켜 시내,외버스로만 한양부터 부산까지 오는 길이 있다해서 무척 궁금하드만, 대단하신 동백님, 선비 개나리 봇짐은 대한민국이 널고 크드만, 동백님은 대한민국이 좁습니다....허~ 그 참 !...
국도 여행은 다른 맛이 있습니다. 몇번다니다보니 이정표와 지도가 부실한게 아쉽지요.차를 타고 국도를 이용해 보세요.. 작은 도로변에 펼쳐진 아름다운 세상이 있더군요.
사람은 더높이, 멀리, 빠르게~~~가고 싶은곳, 가고 싶을때 떠날 수 있는 그대는 진정한 자유인.....거죽보고는 잘 몰라 글과 사진 솜씨가 저토록 뛰어난지.........
일벌형님 뵈서 더 좋았구요. 욕심없이 국산 바이크로 쭈~~욱 ..다음엔 일본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사진보니 자전거타고 뒤따를껄싶넹.....열씨미 일하신 뒤의 나들이여서 더 좋으셨을듯 싶습니다...^ ^
제 바이크에 줄 매서 끌고 오면 좋았을걸...ㅎㅎㅎ 고맙습니다. 가깝지 않은 길 미천한 소인 맞아주셔서...^^
열심히 일한 그대 떠나라......좋았겠다.....연이가 보고싶다
좋았지...아주...엉덩이는 죽을맛이었지만... 연이는 자네보다 내가 더 보고 싶을껄? ㅋㅋ
열심히 일한 sun 계속 죽어라 일해라..쩝
깍두기 타이어 ㅋㅋ 알엑스로 바까야 되는데..동백님 울집에도 함오시징 ^^ 엠엑스타고 산악훈련갑시더 .산에서는 2사이클이 쪼매 힘쓸낀데. 대단하십니다. 거시기 타고 1000킬로는 족히 달렸으니..
적산거리계가 없어서 몇키로 탔는지는 모름..추억의 88MX ..산에서야 2T지만 환경오염을 생각해서 4T로 바꾸삼..ㅎㅎ
베트맨님 그모습이 멋있었습니다.오토바이 소리도 우렁차고요.잘도착 하셨군요.
ㅋㅋ 배트맨..망토가 없어서... 덕분에 좋은 작품 구경잘하고 첨먹어보는 호박전도 맛있었고 좋은 추억거리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멋진여행에 멋진 주인공을 멋지게 반겨주신 님들이 있어 이카페가 남다르나 봅니다,, 동백님 너무 멋집니다,,^&^
흐미~~쑥스러운거.....
반가웠습니다...
나도 반가웠습니다. 님들이 있어 즐거운 나들이 였습니다. 대게와 특별한 두부 정말 환상입니다.ㅎㅎ
할말 무지 많았는데.....학기말 시험 끝나고 함 보입시더.
나도 오토바이 사야겠다. 동백님 미친여행 읽고
멋지군요 글도 잘쓰고.... 그런데 6.25때 잃어버린 동상 이라니 ㅋㅋㅋ
이런 걸 볼때마다 여자로 태어난 것이 늘 한이 됩니다.ㅠ.ㅠ 세상에 어떻게 저렇게 자유로울 수가 있습니까?ㅠ.ㅠ너무 너무 부럽네요. 그리고 솔로투어시 이용하는 셀프샷 너무 멋집니다. 특공대원 같습니다. ^^*
한이 되지 않는 방법이 있지요. 대구 나들이 함 오셔요~~갓바위에서 소원하나 비시고, 내려와 아더공방에서 차 한잔 마시고.... 그럼 특별부록으로 제가 공연도 보여드립니다?.ㅎㅎㅎ..병원? 산골? 우쨌든 탈출 함 하셔요~^ ^
산골소녀님보다 훨씬 훠얼씬 옛날 사람인 저도 전국을 구석구석 다 돌아 댕겼는걸요. 시골 버스에 완행열차에 뚜벅이에 무박도 마다치 않았고 동해안에선 노가리 대꼬챙이에 끼워 말리는 작업장서 알바도 하고 밭서 도 따고( 피는 철엔 도 따고 벌 대신 수분(수정)작업도 ..)여행비 벌어 가며 2년 가까이 투숙객 거의 없던 숙박업소서 잠도 자보고 석유 버너 위에 찌그러진 코펠에세숫물 데우고 반합에 라면 긇여 먹던.. 지금은 교통 좋지요, 돈 흔하지요, 자... 언능 떠나 보시지요. 여자라서란 편견은 다락방 깊숙히 밀어 넣어 두고서....
동백님처럼 미치면 한번 미쳐볼만 하다^^. 동백님 저도 미치고 싶어요~ 어디 잃어버린 제 형은 없나? 거북선 찜질방에 예전 대학 다닐때 한번 가서 잔 적이 있습니다^^ 농활 갔다가~
저도 여러번 생각했던 건데.. 아직 실천하지 못해서 부끄럽습니다. 마냥 부럽습니다... "나도 오토바이 잘 타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