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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오르면
내 옆에 앉을 건가?"
그녀는 물었다.
"왜요?"
"네가 마음에 들어서,
인상 쓰고 정면만 바라보고
말 한마디 건네려 하지 않는 인간들은 질색이야.
인생을 미워하는 사람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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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니면"
하고 마흐무드는 중얼거렸다.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야."
…
그는 덧붙여 말했다.
“사랑 없이는 고통뿐이라구.”
“하지만 때로는”
하고 나는 반문했다.
"사랑 그 자체가 고통스럽지 않나요?”
마흐무드는 생각에 잠겼다.
“아니지. 그렇지 않아.”
그의 음성은 숙연했다.
“사랑을 둘러싼 것들이 고통스럽지.
이별, 배신, 질투 같은 것.
사랑 그 자체는 그렇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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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뿐 아니라 모든 삶의 모습이 그와 같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나는 했다.
시작도 끝도 알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성당의 모습이 어떻게 될지조차 알지 못하면서,
한 장 한 장 벽돌을 구워 쌓아가는 과정,
우리들의 존재는 이 광활한 우주 속에서 하나의 먼지 같은 것이지만,
그 먼지 하나하나가 최선의 선의를 품고 존재하는 데에
그 미세한 에너지들의 힘이 있는 것 아닐까.
그렇게 해서, 그 보이지도 않을 만큼 조그만 개개의 존재들 속에
고요히 우주가 깃드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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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흘러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순간순간의 각성.
그것이야말로 젊은 그를 우울하게 하는 대신,
오히려 쓰게 하고 읽게 하고, 사랑하게 하고,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힘이었을 것이다.
**** 한강 <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중에서
첫댓글 저짜 방에서 여정님인가? 한강인가?
사실 확인하다가 접하게 된 작품입니다. ㅎ~
한강 작가도
소설 시 수필등
장르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글을 잘 쓰네요
...
물론 각고의 노력이 잇엇겟지만
글쓰는 재능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듯
두 곡의 음악 감상을 위해
데스크탑 컴터로 듣던 차이콥스키의 바.협을 끕니다
Metheny와
Havasi
장르와 분위기가 다른 뮤지션의 곡을 듣노라니
~~
역시나
세상은 넓고 들을 음악은 많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정
거대한 전체를 '하나'로 만든다는 의미를
눈과 귀로 확인할 수 있는
Havasi 공연이 아닌가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