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2월28일 개봉작
'스토커'를 보았습니다.
(미리 말씀드린대로, 어제 밤에 올리려고 했지만
일을 다 끝내고 새벽이 되니 너무 피곤해서 못 썼어요.
오늘 일정을 마치고 들어와서 이제야 씁니다. -.-)
관객에 따라서 '햄릿'이나 '신데렐라'를 포함한
다양한 작품들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애초에 웬트워스 밀러가 쓴 각본에 오마주의 성격이 강하니
히치콕의 '의혹의 그림자'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거구요.
하지만 '스토커'의 가장 흥미롭고도 생생한 레퍼런스들은
바로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입니다.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스토커'는 너무나 박찬욱스러운 작품이네요.
(다만 이전보다 유머와 잔혹묘사는 줄었습니다.)
처음부터 그가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이 영화에는
거의 매순간 박찬욱의 인장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건 결국 '성장'과 '피'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와
'박쥐' 다음에 나올 작품으로 적격입니다.
극을 이루고 있는 모티브들을 보면
'올드보이'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등
줄줄이 이전 영화들이 떠오릅니다.
특정한 묘사들 역시 그렇습니다.
삽이 나오는 장면에서의 독특한 앵글은
'복수는 나의 것'에서 담배가 나오는 앵글을 떠올리게 하고,
사냥 장면과 실내 장면을 잇는 클라이맥스의 쇼트 연결 방식은
'올드보이'에서 엘리베이터와 다리를 잇는 어떤 장면과 흡사합니다.
편지와 신발 같은 소품을 다루는 방식은 '올드보이'를 떠올리게 하고
강렬한 노래가 나오면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복수는 나의 것'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런 연상의 예는 한참 더 늘어놓을 수 있겠죠.
(스포일러 피해서 에둘러 쓰기가 쉽지 않군요. ^^;)
고전적이면서도 스타일이 뛰어난 영화입니다.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긴장감이 넘치는데 기괴하기도 합니다.
(네, 예상하신 그대롭니다.)
전작 '박쥐'가 의도적인 이질화와 분산이 있는 영화인데 비해
'스토커'는 중심을 향해 집중된 고밀도의 작품입니다.
(스토리의 스피드가 아니라) 심리적 속도감이 대단합니다.
어쩌면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 중에서
이미지가 가장 명징하고 화려한 작품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냥 겉만 요란한 이미지들이 아닙니다.
바깥으로부터 마음을 닫아걸었지만,
눈과 귀로 끝없이 흘러 들어오는 세상의 편린에
더없이 예민하게 타고난 한 소녀의 내면이 반응한 결과가
그런 일련의 이미지들로 형상화되었을 뿐입니다.
말하자면 이 영화 속 이미지들은
인디아라는 주인공 소녀가 세상과 접선하는 방식입니다.
(박찬욱의 영화에선 언제나 아들보다 딸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이 이상한 성장영화는
계단에서 계란과 신발까지
다양한 시각 상징들을 끌어들이고
상승과 하강의 동선을 만들어냅니다.
(인디아를 담아내는 강력한 로우앵글들!)
아울러 소녀의 상태와 내면을
곱고도 신경질적인 노란색으로 그려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디아에 의해 주도되어오던 시점쇼트가
후반부 어느 단계에 이르러 그녀를 바라보는 누군가의 시점쇼트로 바뀌는 순간
소녀는 어느새 껍질을 깨고 세상으로 나올 준비를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 메인 캐릭터들 중 특정한 두 사람이 겹치는 모습입니다.
서로 다른 시공간을 시청각적으로 끊임없이 바느질하는
플롯과 편집의 마술이 있는 작품입니다.
(쇼트들의 전환 타이밍이 기가 막힙니다.)
특히 교차편집이 두드러지는
세 차례의 살생 장면은 굉장히 파워풀하네요.
필립 글래스가 작곡한 피아노 곡이 무척 좋기도 합니다.
그 곡이 흐르는 동안 펼쳐지는 신도 대단히 멋지구요.
이 영화에서 니콜 키드만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녀의 어떤 얼굴을 보입니다.
하지만 미아 바시코프스카와 매튜 구드는 좋네요.
특히 미아 바시코프스카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몇몇 장면에서는 이상하게 배두나씨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박찬욱 감독의 최고작이 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그의 몇몇 걸작들처럼 마음을 고스란히 앗기는 느낌까진 들지 않습니다.)
사실, 이야기 자체가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세 캐릭터의 삼각 구도가 중반까지 팽팽하게 이어지다
후반부 들어 니콜 키드먼 쪽이 내려앉으면서 균형이 깨지고
이야기가 많이 흔들린다는 점에서 특히 아쉽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애매한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사람에 따라선 외화내빈이라고 공격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저는 내내 긴장감과 신비감으로 끌어가며
이렇게 그려낸 탁월한 연출력에 경탄하는 쪽입니다.
첫댓글 난 박찬욱 호호호호!!!!!!! 꼭볼거야!
석호필찡.. 시나리오 후지단 소리 계쏙 들리던데... 박찬욱 b
지극히 박찬욱감독 스타일이라는거네...
봐야디봐야디 ㅎㅎㅎㅎㅎ
아 졸라 기대된다...ㅎㅎㅎ
평론가 말투따라하고싶다. (이미 따라하고있습니다.)
난 박찬욱껀 좋았던 영화가 없는데 이상하게 챙겨보게 되더라,,,,,,,,,,
으아 기대기대 꼭봐야지
무조건 볼꺼야 그냥 영화가 존나 재밌어보여ㅠㅠㅠㅠㅠㅠ
난박찬욱감독영화조아ㅋㅋ여운쩌는영화들
무족권본다
평론하는 사람들거 읽다보면... 진짜 허세에 찌들어서 비평만 하는 사람들이 있음.. 그 땐 진짜 뭔가 짜증이 솟구침
우어 완전보고싶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영화 되게 박찬욱' 엄청 명쾌한 평론이다ㅋㅋ
앗 그럼 난 호겠다
석호필???저 남주가 석호필이여??흡 궁금하다 내용
나이거 진짜 보고싶은데 많이 잔인함? 무서운거못보는데...
보러가긴할껀데 예고편을 너무 못만든거같다....
22 예고편이 맥빠짐
난 박찬욱 영화를 좋아하는편이라 ㅎㅎ 기대된다. 박찬욱 최고의 영화는 복수는 나의것이라고 생각해. 물의 복수.
오! 평 디게 ㅔ좋다 보러가야징
덱스터?!!!!!!!!!!!!!!!!!!1
이 영화 도대체 무승 내용이야??
교차편집이나 기술적으로는 매우 훌륭한데 스토리가 약하다고 하더라 ㅋㅋ
난 불호일것같아
완전 기대ㅠㅠㅠㅠㅠㅠ 미아 얼굴에서 키키가 보이넹?
금자씨 좋아하는데 스토커도 봐야겠다!ㅎㅎㅎ
지이이인짜 보고싶어
난 겁나 호일것만같은 느낌....빨리보고싶어ㅠ똥줄탄다ㅠ
꼭볼거야
예고편만 봐도 겁나 땡겨...... 내일 볼거야
d ㅠㅠ평도 괜찮네 ㅜㅜㅜ당장보고시퍼어ㅜㅜ
잼쓸거같던뎅ㅎㅎ
각본이 별로인가보네......일단 너무 기대하지마야지 기대는 영화보는데 방해돼.....
시사회 갔다왔는데 ...내가 박찬욱 전 영화들은 안봐서그런가 ????????????
재밌든 재미없든 일단 보고 판단하게끔 예고편을 만든것같다 ㅋㅋㅋㅋ
볼꺼야!!!!!!!!!!!!!!!!!!!!!!!!!!!!!!!!!!!!!!!!!!
난 진짜 괜찮았는데
근데 니콜키드먼을 너무 활용 못한다는 느낌이랑 니콜키드먼이 생각보다 연기를 잘하지 않는다는 느낌?
그게 박찬욱이 의도한건지 아니면 원하는 바가 제대러 전달이 안된건지 잘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