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정
1.
남편과 주말에는 김장에 필요한 마늘 한 망을 같이 까기로 했다.
주말 아침이 되었는데 전날 저녁 회식을 하고 온 남편은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는데 그 어떤 원망도 없이 편안한 나.
그러니 혼자서라도 먼저 까도 될 것 같아 어젯밤 물에 담가둔 마늘을 까기 시작했다.
조금 더 있으니 남편이 일어나서 부엌으로 온다.
그리고 통에 가득 담겨 있는 마늘을 보고는 '이것만 다 까면 되는 거야?'라고 묻는다.
'응'
'그래? 그럼 조금 더 자고 일어나서 까도 되지?'라고 묻는다.
'조금 더 자고 일어나도 돼. 아직 술도 다 안 깼을 텐데'라고 말을 하니 다시 자러 들어가는 남편.
세상에나...!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나.
이렇게도 되어 지는구나!
마음공부가 참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 마음에 여유가 있으니 상대의 반응에 대해서 그대로 응해지지요. **
2.
요즘 변화된 나의 행동들을 보면서 '자신 천도'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리고는 '천도에서 천자가 옮길 천자'라고 해주신 말씀이 떠오른다.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옮겨가는 것이 바로 자신 천도구나!
마음공부를 계속하다보니 자신 천도가 어느 순간 저절로 되어지는구나!
단지 어느 누구도 나 대신 해 줄수 없는 천도구나!
오직 나만이 나에게 해줄 수 있구나!
자신천도야말로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 것이구나!
** 그렇지 내가 나를 천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지 **
3.
딸이 입은 옷에 conscious life(자각하는 삶)이라고 적혀있다.
그동안 자각이라는 말을 많이 들으면서 살아왔지만 자각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는데 오늘에서야 자각이 바로 경계를 알아차려서 원래마음을 찾는 것임이 알아진다.
그러고 보니 마음공부로 인해 확연 통철해지는 것이구나!
** 그렇지 스스로 알아차림이 스스로 깨치는 자각이지 **
4.
누군가의 아침을 깨우는 것이 행복일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지난 나의 결혼 생활 20년이 고생으로 얼룩진 악몽이 아니라 행복 그 자체였음이 알아진다.
이런...
그러고 보니 내가 그동안 행복 안에서 살고 있었구나!
파랑새를 찾아 3년을 고생 고생했지만 결국 파랑새는 자기 집에 있었던 것처럼,
행복을 찾아서 행복한 삶을 꿈꾸며 살아왔지만 결국 행복은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있는 것이네!
아니 행복이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온통 행복 안에서 살고 있었구나!
알고 보면 온통 행복만 가득한 세상이구나!
** 그렇지 온통 행복인데 행복인줄 모르고 살고 있었을 뿐이지 **
5.
그동안 '마음을 비운다'라고 하면 마음을 다 내려 놓아서 마음에 아무것도 없는 것만 생각했는데 있어진 그대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마음을 비우는 것임이 알아진다.
** 그렇지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늘 마음을 비우고 사는 삶이지 그래서 유즉 무인 거고 **
6.
남편을 출근시는 차안 라디오에서 대산 상사님의 법문 말씀이 나온다. 대산상사님의 법문 말씀을 듣고 있던 남편이 '말은 참 좋다!'라며 퉁명스럽게 이야기를 한다.
'말이 좋다고? 타고 다니는 말을 말하는 거야?'라고 농담을 던져주고는 ' 죽을 고비를 몇 번을 넘겨야 이런 좋은 말씀이 나올 텐데'라고 하니 '이렇게 법문 말씀처럼 사는 사람도 없는데 뭐!'라고 한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없으니 당신이 먼저 법문말씀처럼 살면 되지.'라고 말을 하니 남편이 생각이 많아지는지 한동안 말이 없다.
남편을 내려주고 다시 생각해보니
남편의 탓 속에는 다른 사람들 모두가 법문 말씀처럼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엄청나게 크다는 말임이 알아진다.
그러고 보니 남편의 탓 속에는 온통 다른 사람들에 대한 걱정과 사랑이 가득 들어있는 것이구나!
남편은 다른 사람을 탓하는 탓쟁이가 아니라 불국토 건설을 간절히 염원하는 염원쟁이이고 기도쟁이인 것이구나!
그동안 내가 '남편은 남탓쟁이'라고 엄청난 오해를 하며 살아왔구나!
남편! 오해속에 살게 해서 미안~^^
** 공부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살기이해 노력하며 살고 깨달은 자들은 그런 삶을 살고있는 거지 그래서 깨달으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고...
내가 그렇게 살지 못하면 다 그렇게 살지 못한다라고 하는 거지마치 돼지눈에 돼지만 보이듯이 **
7.
외출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저녁 알바를 간다는 딸이 집에 있다.
'알바는?'
'사장님이 몸이 안 좋아서 오늘은 식당 문을 안 연다고 하시네요.'
'그래?'라고 말하고 돌아서는데 '식당 사장님도 참 지멋대로네!'라는 마음이 일어난다.
얼른 알아차려보니 자기 식당을 자기 혼자 운영하는 사장님은 닦히 쉬는 날을 정해놓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사장님이 일이 있을 때 맞쳐서 가게 문을 열지 않는다.
그 모습에 가게는 정해진 날에 꼭 쉬어야 된다는 내 틀로 인해 사장님을 지멋대로인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더 생각해보니 다른 누군가는 내가 아니니 자기에 맞게 지멋대로 밖에 할수 없는 것이구나!
이런...
그동안 나는 지멋대로 한다는 것을 늘 부정적으로 안 좋게만 여기고 .살아오고 있었구나!
지 멋대로가 그대로 그대로인 것이네~!!!
헐...
** 그래서 자행자지가 알고 하면 스스로 행할자리 행하고 그칠자리 그친다는 것이지
지멋대로도 알고 하면 지멋을 즐기며 사는 것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