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연과 농염 사이 / 이재봉
불이문을 지나
대웅전을 향해 걸어가는데
선방 아래 개울가에서
젊은 여승 하나가 물 위에 떠 있는
부용화를 바라보며 외로이 앉아있다
무심코 지나치려는데
나이든 여승이 골목 어귀에서 나타나
입가에 미소를 흘리며 지나간다
연분홍 꽃잎을 드러낸 채
물속에 몸을 숨긴 부용화,
진한 분홍빛 향기를 내뿜으며
오가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연분홍과 진분홍은 한통속이다
한 몸에서 나온 색을
다른 그릇에 담았을 뿐이다
첫댓글 사찰로 들어가는 세 개의 문중 절의 본전에 이르는 마지막 문을 불이문이라고 한다. 불이(不二)는 둘이 아니라는 뜻이다. 둘이 아니면 결국 하나다. 하나라는 것은 본질이 모두 동일하다는 의미이다. 부용화는 시시각각 변한다. 연분홍 꽃잎을 수줍은 듯 드러내다가도 어느새 진한분홍빛 꽃냄새를 풍긴다. 그러나 연분홍과 진분홍은 하나다. 한 몸에서 나온 색을 다른 그릇에 담았을 뿐이다.
첫댓글 사찰로 들어가는 세 개의 문중 절의 본전에 이르는 마지막 문을 불이문이라고 한다. 불이(不二)는 둘이 아니라는 뜻이다. 둘이 아니면 결국 하나다. 하나라는 것은 본질이 모두 동일하다는 의미이다. 부용화는 시시각각 변한다. 연분홍 꽃잎을 수줍은 듯 드러내다가도 어느새 진한분홍빛 꽃냄새를 풍긴다. 그러나 연분홍과 진분홍은 하나다. 한 몸에서 나온 색을 다른 그릇에 담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