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식 교수의 『심장내과 의사의 따뜻한 영화 이야기』출판기념식 축사
김완, 시인, 광주보훈병원 심혈관센터장
안녕하십니까? 평소 존경하는 장경식 교수님, 그리고 이 자리를 함께한 여러 휼륭한 선생님들 앞에서 제가 어떤 축하의 말을 할까 고민했습니다. 해리슨 내과학 교과서를 처음 접했을 때 서문에 나오는 '의학은 예술이다(=art of medicine)' 라는 글귀는 20대 젊은 제 마음을 사로잡아 제가 내과를 택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50대인 지금도 제 마음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해리슨 내과 교과서 총론에서는 이미 1950년대부터 휼륭한 의사를 키우기 위한 교육의 3대 요소로서 과학적 지식, 기술(technical skill) 외에 인간에 대한 이해(human understanding)를 꼽고 있습니다. 의학은 바로 질병과 연관하여 사람의 무늬를 연구하고 실행하는 인문학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란 무엇입니까? 영화와 마주한 시간이 치열하고 흥분되었다면 그걸로 충분할 겁니다.
책의 부제「냉철한 머리보다 뜨거운 가슴으로」에서 보듯 일생 동안의 여행 중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머리 좋은 사람과 마음 좋은 사람의 차이, 머리 아픈 사람과 마음 아픈 사람의 거리가 그만큼 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가장 먼 여행이 남아 있습니다.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 그것입니다. 발은 여럿이 함께 만드는 삶의 현장입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가슴에서 다시 발까지의 여행이 우리의 삶입니다. 머리 좋은 사람이 마음 좋은 사람만 못하고, 마음 좋은 사람이 발 좋은 사람만 못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장경식 교수님의 뜨거운 열정으로 출판된 『심장내과 의사의 따뜻한 영화 이야기』가 Good Doctor(=좋은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 예비의사 선생님, 기존의 의사선생님들이 자기를 성찰하고 되돌아보는데 꼭 필요한 책으로 활용되기를 소망합니다. 다시 한번 장경식 교수님의 영화 사랑과 학문에 대한 열정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201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