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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쟁이
김진수 바다를 잃은 소금쟁이들 어느 도심의 길바닥 흐린 웅덩이 위에서 제 운명의 염전 하나 맞두레질 하는 것이다 둠벙 하나이 코를 박고 엎드려 제 뱃속 어둠을 한 방죽 토해내는 것이다 한 시절 그립고도 못 다한 짓은 오롯 집이다 맑고 고요한 마음의 집 한 입술의 파문은 지구 끝을 쏠아 어느 무례한 혀의 한가운데로 되돌아온다 한 세월 사랑하고도 못 다한 짓은 다못 집이다 둥글고 환한 말의 집 바다를 잃은 소금쟁이들 어느 도심의 허름한 지붕 위를 너울거리며 제 미쁜 꿈의 염전 하나 종일 고무래질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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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느 도심의 허름한 지붕 위를 너울거리며
제 미쁜 꿈의 염전 하나
종일 고무래질 하는 것이다"
마무리가 좋아요. 지기님!
미쁜이라는 어휘 제가 자주 쓰는 단어입니다.
미더운 아침 좋은 시 '소금쟁이' 잘 보았어요.
맑은 바람결에 성근 밤꽃향기가 후욱 끼쳐오는
유월 스무열나흘 날 뭐, 생각키우게 하는일 없는감요.
해피
해피
'맑은 바람에 더운 밤꽃향기'가 유월의 생각을 뒤덮는군요. 염전 가차이 거닐다 떠오른 신데, 예쁘게 봐주셨군요... 바야흐로 지치는 계절에 온 가족 건강건강하세요~
감상 잘 했습니다. 건필하시길....
세상 말이 시처럼 짧고 내 일상의 말도 시처럼 간결하면 좋겠어요...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바다에서 밀려나 맞두레질 하는 소금쟁이도 자기 세계가 있는 것이지요. 사는 것이야 어디든 거기가 바다인 걸요.
한겨울 살을 에는 바람과 한여름 그늘 한 점 없는 사막같은 염전에서 뭍에 대고 소금을 퍼주는 이들이 있습디다. 우리 가슴과 혀도 볕에 잘 말려서 뭍에 눈부시고 하얗게 쌓아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