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하다
정순영
안방으로 들어서자마자
방전된 나를 콘센트에 꽂는다
내 안의 건전지가
붉은 빛을 깜박이며
스르르 눈을 감는다
비몽사몽
별빛에 여울지는 바다
나는 바다를 가르는 곤(鯤)이었다가
허공을 치솟는 붕(鵬)이었다가
태양을 향해 날던 이카루스처럼
문득 날개가 녹아내릴 것만 같아
쏟아지는 비 속으로
추락하듯 내려온다
젖은 날개로
허공만 퍼득이는데
똑똑똑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
그 소리에 헝클어진 마음을 여미며
첫닭처럼 눈을 뜬다
바야흐로 충전된 아침
눈빛은 푸르고
마음은 하늘 한가운데를 뚫는다
나는 나를 콘센트에서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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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분과위원회
충전하다
정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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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5.25 01:5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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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충만하게 충전되는 세계가 웅장합니다. 이제 다시, 힘찬 삶을 살아가실 선생님의 삶을 응원합니다. 좋은 시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