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대원사 법문자료> 불기2554년 9월 26일[97]
오늘은 佛敎에서의 出家와 그리스도교의 洗禮는 어떻게 다른가. 교회와 절의 종교적 기능의 차이 그리고 불교의 염주와 그리스도교의 묵주의 차이에 대하여 여러분과 음미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출가하는 것과 세례를 받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먼저 그리스도교의 세례의식에 대해서 살펴보면 세례(洗禮)라는 말은 그리스어 baptisma의 번역어이고 원래의 의미는 ‘담그다’, ‘적시다’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信仰을 고백하고 교회 인이 되는 入會儀式으로 행해지는 예전(禮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洗禮에 의해 우리들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그 부활의 신비를 체험하고(물속에 완전히 빠짐으로서 그리스도의 죽음을 체험하고, 거기에서 다시 끌어올려짐으로써 그리스도의 부활과 함께 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원죄(原罪)와 자죄(自罪) 및 그 벌을 용서받아 은총에 의해 영원한 삶을 받는 사람이 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 洗禮의 방법은 종파에 따라 꽤 다른 것 같은데 크게 나누어서
-살수(撒水:손으로 물을 찍어서 뿌림)
-주수(注水또는 灌水:머리 위에 물을 떨어뜨림)
-침수(侵水:몸을 완전히 물에 담구다 가 끌어올림)
의 3가지가 있습니다.
또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乳兒의 洗禮에 대해서는 洗禮는 자각적(自覺的)으로 신앙고백을 행한 사람에 한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반대하는 의견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하여튼 그리스도교에 있어서는 信者가 洗禮를 받음으로써 그리스도교회라는 신비 체의 일원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결국 洗禮는 共同體에의 參加儀式인 것입니다.
이것에 비하여 佛敎의 出家는 그 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이라는 共同體에서 떨어져 나와서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一所不住)’ 修行者가 되는 것이 佛敎의 出家인 것입니다.
또 佛敎에는 재가신자도 있습니다. 在家信者는 글자 그대로 집이라는 공동체 안에 머무르는 것이지만 불교의 가르침의 기본에는 ‘출세간법(出世間法)’이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세상을 한 걸음 떨어진 곳에서 보는 것이 불교의 태도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在家信者도 집에 執着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요컨대 출가 적 성격이 불교의 기본인 것 같습니다.
교회와 절의 종교적 기능의 차이는?
교회는 히브리어로 qahal 이고 ‘집회(集會)’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그리스어에서는 ekklesia라고 하는데 이 말은 ‘부르다’, ‘소집하다’라는 그리스어의 동사 ekkaleo에서 만들어진 명사인 것입니다.
따라서 ‘예배를 위해 소집된 모임’이라는 의미가 교회의 원래의 뜻이 되는 것입니다. 즉 교회는 인간이 제멋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기본으로 예수에 의해 소집된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만물을 완성하시는 분의 계획이 그 안에서 완전히 이루어진다. (<에페소인들에게 보낸 편지> 제1장)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 교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리스도를 구세주라고 고백하고 세례를 받아야만 하는 것입니다.
또 교회의 중요한 임무는 예배를 지키는 것, 세례나 성찬(聖餐) 등 성례전(聖禮典, Sacrament)의 집행,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일, 신도 사이의 교류를 깊게 하는 일 등을 임무로 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역사는 그리스도가 십자가 위에서 죽고, 3일 후에 부활하여 제자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을 때 시작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제자들은 그리스도의 부활에 의해 용기와 힘을 얻어 그리스도의 복음을 각지에 전도해가는 자신감을 가진 것이며 그 결과 많은 신도가 생겨 최초의 교회가 예루살렘에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초기 교회의 지도자 중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 것은 베드로와 바울로였습니다. 그리스도의 제자였던 베드로는 유태인에 대한 전도자로 활약하였고 그리고 처음에는 그리스도교의 박해자였던 바울로는 뒤에 개심하고 열렬한 지도자가 되어 이방인(유태인 이외의 사람)에게 복음을 전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바울로는 소아시아, 그리스, 로마에까지 많은 교회를 지었습니다.
이번에는 불교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불교의 절은 원래 승려 즉 출가수행자가 머무는 장소였습니다. 절은 원래는 ‘정사(精舍)’라고 부르는데 인도의 승려는 기본적으로는 떠도는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인도에는 3개월간의 우계(雨季)가 있습니다.
이 기간은 여행을 할 수 없었고 무리해서 여행을 하면 전염병에 걸리기 쉬운 계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우계의 3개월간 불교의 출가자는 한군데 모여서 수행하였는데 그것을 ‘안거(安倨)’라 하고 그 장소가 정사인 것입니다.
불교에서의 정사의 제1호는 인도 마가다국의 수도인 왕사성(王舍城, 라자그리하)의 교외에 있었던 죽림정사(竹林精舍)라는 곳입니다. 이 정사는 마가다 국왕인 빔비사라가 釋迦에게 기증한 것입니다.
또 코살라국의 수도인 사위성(舍衛城, 쉬라바스띠)교외에 건립된 기원정사(祇園精舍)도 아주 널리 알려진 정사인 것입니다.
이러한 印度의 정사가 중국에서는 ‘절(寺)’이 되었는데 절은 원래 관청이거나 또는 외국의 사절을 접대한 건물이었습니다. 서역에서 중국에 불교가 전해졌을 때 외국인인 승려를 절(寺) 즉 접대소에 머물게 하고 불상이나 경전을 절에 안치했습니다.
이것이 홍련사(鴻蓮寺)라는 절(접대소)인데 뒤에 불교승려를 위한 특별접대소로서 백마사(白馬寺)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런 이유로 절이 스님이 사는 곳, 또는 불상 등을 안치하여 경을 읽는 곳이 된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기도할 때 염주를 사용한다. 이 염주와 그리스도교의 묵주의 역할은 어떻게 다른가.
불교도가 사용하는 염주도, 가톨릭교도가 사용하는 묵주도 원래 기도의 횟수를 세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그 원래의 역할은 똑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 염주의 구슬 수는 108개가 원칙입니다. 불교에서는 108번뇌라고 하여 우리들이 108가지의 번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래서 부처를 한번 예배할 때마다 또는 염불을 한번 욀 때마다 염주의 구슬을 하나씩 굴리는데 그것을 108번 되풀이해서 108번뇌를 소멸시킨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섣달 그믐날에 제야의 종을 치는 것도 같은 생각에서 입니다. 그러나 108 염주는 꽤 크고 무거우므로 약식의 염주가 나오게 되었는데 약식으로는 54주, 36주, 27주, 18주처럼 108의 공약수로 되어있는 것이 많습니다.
그 밖에 42주, 21주, 14주 등과 같은 염주도 있습니다.
염주의 재료로는 나무열매, 금속, 수정 등 여러 가지가 쓰이는데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보리수 열매나 수정이 잘 쓰이는 것 같습니다.
또 종파에 따라 염주의 모양이 다르며 따라서 지니고 있는 염주로부터 그 사람의 종파를 알 수도 있습니다.
인도의 힌두교에서도 역시 염주가 쓰이고 있는데 오히려 불교의 염주는 힌두교에서 배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 힌두교의 염주는 ‘자빠말라 (japamala)’라고 하며 ‘자빠’라는 것은 神의 이름을 부르고 神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리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말라’는 고리(輪)의 뜻을 가지는데 그러니까 ‘자빠말라’는 ‘염송(念誦)의 고리’인 것입니다.
그런데 로마인은 이 ‘자빠 japa'를 자빠- japa-’로 잘못 들었다. ‘자빠’와 ‘자빠-’이니까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의미가 전혀 달라진 것입니다. 즉 ‘자빠-’는 산스크리트어로 ‘장미(薔薇)’라는 뜻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빠-말라’는 ‘장미의 고리’로 해석되어서 다시 라틴어로 ‘로사이움 (rosarium)’, 포르투갈어로 ‘로사이오(rosario)', 영어로 '로사이 (rosary)'라고 불리게 된 것입니다. 문화의 전파에는 이러한 오해가 항상 따라올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게다가 이것이 오해인 줄 모르는 채, 로사리오(묵주)의 구슬은 장미나무를 재료로 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백과사전에 쓰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 참 재미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장미나무 종류를 재료로 쓴 로사리오는 거의 없고 구슬의 재료는 나무, 유리, 수정 등이며 사슬은 은으로 되어있습니다. 또 구슬의 수는 큰 구슬(大珠)이 6개, 작은 구슬(小珠)이 53개로 되어있습니다.
나온 김에 말해두지만, 이슬람교에서도 염주를 쓰는데 이는 아마 인도에서 배운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슬람교의 염주의 구슬은 100개가 보통이고 약식은 33개로 되어있습니다. 구슬의 재료는 나무, 뼈, 뿔, 희귀석(稀貴石) 등이 대다수 입니다.
아래에 불교 각 종파의 염주 모양과 그리스도교의 묵주의 모양을 그림으로 보여드리면서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시간에는 계명과 세례명에 대해서 음미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여러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성불하십시오.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단 군 포교분야 1팀 포교사 혜산 이 승 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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