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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꺽정봉에서 북서쪽으로 본 파주시 적성. |
감악산(紺嶽山·674.9m)은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과 양주시 남면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한북정맥 상의 한강봉(漢江峰·530m)에서 정맥을 벗어나 북상하는 산줄기가 팔일봉(464m)~노고산(400.9m)을 지나 설마치고개를 지나 서서히 고도를 높이다가 벌떡 솟구쳐 놓은 산이 감악산이다.
감악산을 일으키고 힘이 빠진 잔릉(殘陵)은 마차산(588.4m)을 다시 일으키고 그 여맥을 임진강과 한탄강에 가라앉힌다.
산정에는 판독이 되지 않는 속칭 빗돌대왕비(일명 설인귀비 薛仁貴碑)와, 임꺽정봉에는 당나라 장수 설인귀가 살았다는 설인귀굴이 있다.
또한 임꺽정봉을 비롯해서 노송 어우러진 그림 같은 암봉이 네 곳이나 있다.
감악산은 삼국시대 이래로 한반도의 지배권을 다투던 군사적 요충지였다. 산 아래로는 토성(土成)인 칠중성(七重城)이 길게 전개되어 있었다.
‘백제 온조왕 19년 말갈이 침입했을 때 왕이 칠중하(七重河)에서 싸워 그 우두머리를 사로잡고 나머지 적들을 모두 구덩이에 쳐넣었다’는 기록도 전해지는 등 삼국간의 혈투장이었고, 거란의 침입과 한국전쟁 때 고랑포싸움의 진지역할을 했던 곳이다. 칠중하와 고랑포는 임진강의 옛말이다.
이 산은 예전에는 시외버스로 어렵게 다녀와야 했다. 그러나 대중교통편이 좋아지면서 서울 근교 산들이 대부분 그렇듯 시내버스 한 번만 갈아타면 여유있게 당일로 다녀오게 됐다.
산행 들목은 설마치고개를 넘어선 설마치계곡 중간의 설마교다. 버스정류소 역할을 하는 설마교에서 동쪽 계곡 안으로 3~4분 들어가면 거북바위휴게소에 닿는다. 휴게소 출입구 앞에 승용차 크기의 납작 엎드려 있는 거북바위가 있다. 튀어나온 부위가 거북이의 머리와 앞발 뒷발을 빼닮았다.
거북바위 옆 입산통제소를 겸한 감악산 관리사무소 매표소에다가 산불예방기간에는 반드시 인화물질인 담배, 라이터, 취사도구를 모두 맡기고, 인적사항을 적으면 들어가게 된다. 비시즌(시즌은 5월16일~10월30일)이어서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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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계폭포 상단부에 자리한 범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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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를 지나 S자로 굽돌아 오르는 오르막을 올라선 다음 3~4분 가면 왼쪽 아래 운계폭포로 가는 갈림길 안내판(운계폭포 0.1km)이 있다. 폭포 갈림길에서 4~5분 거리에 이르면 범륜사(梵輪寺)에 닿는다.
사적비에는 신라 때 의상대사가 운계사(雲溪寺)라는 이름으로 초창하고, 6·25 이후 잣나무 11만 주에 낙엽수 10만 주를 심은 후, 1973년 금봉(錦峰) 응섭(應燮) 화상이 새로이 이 절을 중창했다는 내용이 쓰여 있다.
범륜사를 뒤로하고 계곡길로 10분 올라가면 숯가마터가 있는 잣나무쉼터에 닿는다. 잣나무쉼터를 지나 7~8분 더 들어서면 작은 분지를 이룬 묵밭 삼거리에 닿는다. 이 삼거리에서 정상으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왼쪽 급사면 길은 북서릉인 까치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안골로 직진하는 길은 약수터~어름골재, 또는 안골 남쪽을 감싸고 있는 640m봉 암릉~임꺽정봉을 경유해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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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0m봉에서 남쪽으로 본 신암저수지. 멀리 의정부 방면 불곡산 뒤로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 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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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밭 삼거리에서 안골 안으로 3~4분 들어가면 만남의 숲 쉼터가 있다. 쉼터에서 약수터~어름골재로 가는 편안한 계곡길이 있지만, 감악산의 진면목을 보려면 640m봉 암릉으로 올라야 한다. 쉼터에서 오른쪽 지능선길로 들어가 약 30분 올라가면 암릉길이 시작된다.
암릉길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임꺽정봉이 마주보이고, 오른쪽 아래로는 신암저수지 방면 부도골과 뒷골이 아찔하게 조망된다. 까마귀떼가 창공을 가르며 유희를 즐기는 모습을 보게되는 암릉길로 7~8분 오르면 안내판과 119 푯말(감악산 4-3)이 있는 640m봉 꼭대기를 밟는다.
640m봉에서 북으로는 안골 건너 까치봉 능선, 그 오른쪽으로 감악산 정상이 마주보인다. 동으로는 거대한 암봉을 이룬 임꺽정봉 옆으로 동두천시가 시야에 와닿고, 그 오른쪽으로는 칠보산, 또 그 오른쪽으로는 불곡산 뒤로 수락산이 보인다. 남으로는 한북정맥과 함께 도봉산, 북한산 백운대와 인수봉 등이 그 오른쪽 한강봉과 함께 시원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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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독이 거의 불가능한 정상의 빗돌대왕비. |
640m봉을 뒤로하고 약 100m 내려서면 남쪽 봉암사(부도골) 갈림길이 있는 부도골재 사거리 안부에 닿는다.
부도골재 왼쪽 사면 길은 어름골재로 가는 길이다. 부도골재를 뒤로하고 오른쪽 급경사 암릉길로 12분 가량 올라가면 임꺽정봉(일명 응암봉) 정상이다.
삼각점(문산 22)이 있는 봉우리에서는 북서쪽 아래로 640m봉 암릉과 설마치계곡이 파주시내와 임진강과 함께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 방향 멀리로는 개성 송악산도 눈에 들어온다.
임꺽정봉을 내려서서 북릉으로 10분 내려서면 우물처럼 내려다보이는 임꺽정굴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일명 설인귀굴(薛仁貴窟)이라고도 불리는 이 굴은 고구려를 치러온 당나라 장수 설인귀가 이곳에 진을 쳤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조선지리(朝鮮地理·1918년판)에는 봉암사를 소개하면서 ‘이 절이 바위로 이뤄진 굴속에 있는데 설인귀가 혈거(穴居)한 곳으로 전해진다’고 기록하고 있다.
굴 상단부 입구는 어른 몸통이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다. 발부터 집어넣게 되는 구멍에서 6~7m 깊이에 매어진 밧줄을 잡고 내려가면 3~4평 넓이 굴속이다. 남동쪽 해뜨는 방향으로 굴이 휑하니 뚫려 있다.
이 굴 안쪽으로 다섯 걸음을 들어가면 구덩이가 나오는데 깊이와 넓이를 추측할 수 없다고 한다. 이 굴은 적성현지(1842년판과 1871년판)에 등장하는데, 일설에서는 고려 말 충신 남을진 선생이 은거했던 남선굴이 바로 이 굴이라고도 한다.
임꺽정굴에서 북릉으로 7~8분 거리에 이르면 어름골재에 닿고, 7~8분 더 오르면 널찍한 공터를 이룬 감악산 정상이다. 북동쪽 빗돌대왕비 뒤로 돌아서면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북동쪽 전곡 넘어 고대산, 금학산, 지장봉, 관인봉이 멀리 복주산과 함께 조망된다. 동으로는 마차산, 소요산, 왕방산과 그 뒤로 화악산, 명지산, 연인산, 매봉 등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하산은 다시 어름골재로 내려선 다음 안골~약수터~묵밭~범륜사로 내려가면 편리하다. 노약자나 어린이가 있는 경우 이 안골 코스로 내려가면 된다. 서릉인 까치봉 하산길이 재미있다.
시종 정면으로 개성 송악산을 바라보며 15분 내려서면 기암절벽 위에 노송들이 군락을 이룬 까치봉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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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릉에서 본 정상(왼쪽). 정상 오른쪽은 어름골재와 임꺽정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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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봉을 뒤로하고 아기자기한 바위지대를 내려서서 30분 가량 내려가면 440m봉인 쌍소나무 쉼터에 닿는다.
이 쉼터에서 하산길은 두 코스로 갈라진다. 북서쪽 능선으로 약 1km 거리인 선고개에 이른 다음 남쪽 소맷골로 내려서면 설마치계곡 323번 지방도변 감악산휴게소에서 산행을 마치게 된다.
쌍소나무 쉼터에서 남서쪽 능선으로 10분 내려서면 안골 묵밭으로 내려가는 길과 만나는 안부에 닿는다. 여기서 묵밭으로 내려가 범륜사를 경유해 설마교로 하산하면 된다. 또는 안부에서 계속 남서쪽 능선을 타고 25분 더 가면 계곡휴게소 갈림길(왼쪽)이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계속 직진, 급경사 내리막길로 10분 내려서면 소맷골 입구 감악산 휴게소 앞이다.
설마교를 출발해 범륜사~안골~만남의 숲 쉼터~640m봉 암릉~부도골재~임꺽정봉~임꺽정굴~어름골재를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서릉~까치봉~440m봉 쌍소나무 쉼터에 이르러 선고개~소맷골을 경유해 감악산휴게소, 또는 계속 서릉을 타고 소맷골 입구로 하산하는 산행거리는 약 8km로, 5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쌍소나무 쉼터에서 서릉 아래 안부~묵밭~범륜사를 경유해 설마교로 나오는 코스 거리는 약 6.5 km로, 4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교통
서울 동부지역은 1호선 전철 이용해 의정부 북부역으로 간 다음. 북부역 맞은편 버스정류소에서 15분 간격(05:25~22:20)으로 운행하는 적성행 25번 버스 이용,
법륜사 입구에서 하차한다.
요금 2,750원. 1시간 소요. 이 버스편은 의정부시장 앞 구버스터미널이 시발점으로
북부역~양주시청~양주경찰서~덕정사거리~국군병원~서정대학~은현면~갓바위~신산리~감악산을 경유해 적성 종점에 이른다.
감악산휴게소 앞이나 설마교에서 의정부행 25번 버스 15분 간격(06:00~21:10)으로 운행.
서울 서부지역은 서부터미널(불광동·전철 3호선 불광역)에서 15분 간격(06:00~22:40)으로 운행하는 적성행 직행버스 이용, 적성에서 하차.
요금 3,000원. 1시간20분 소요
적성에서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의정부행 25번 버스 이용해 설마교 범륜사 입구에서 하차. 요금 950원. 5분 소요.
식사
매표소 옆 거북바위휴게소(031-958-5885)에서 토종닭도리탕, 닭백숙, 오리탕, 오리로스구이(각 30,000원), 사댕이뼈우거지탕, 된장찌개백반(각 4,000원) 등을 판다.
법륜사 입구 설마교 옆 법륜사휴게소(031-959-3670)에서 닭도리탕, 옻닭, 매운탕, 오리탕, 녹두전, 각종 음료수 등을 판다.
설마교 북쪽 도로를 따라 자리한 계곡휴게소(959-3841), 낙엽송휴게소(959-8179), 설마교 남쪽 도로변에 있는 동반휴게소(959-2303), 인정휴게소 959-3381), 파주계곡휴게소(959-8535) 등 이용.
시즌(5월16일~10월30일)에만 거북바위 옆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받는다.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 등산문의는 010-7128-6892 감악산관리소장 김은규.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5월중에 한번 가 봅시다. 산행시간,코스 적당한것 같소..
대장이 마음을 정해 버렸네.A ,B조로 나누어 적당한 장소에서 만나면 무방하겠소.주필...수고 하셨소.
전임도 가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