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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문인협회
 
 
 
카페 게시글
隨筆분과 방 스크랩 한국판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소재 느릅나무
이팝나무 추천 0 조회 53 07.01.27 15:57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느릅나무

 

 

메디스 카운티의 지붕 덮인 다리

프렌체스카의 집

 

지붕 덮인 월정교 복원 모형도(안)

 

자유분방한 중년의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트가 메디슨 카운티라는 조그마한 지역에 있는 지붕 덮인 다리를 취재하기 위하여 한적한 시골의 한 농가를 방문한다. 그 집에는 한때 문학(文學)교사였으나 자신의 꿈을 접고 농사일을 하는 남편을 뒷바라지 하며 평범하게 살고 있는 유부녀 프란체스카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이 낮선 이방인에게 길을 안내하는 친절을 베푼다. 때마침 남편은 외출 중이었고 두 사람은 남편이 없는 단 나흘 간 짧은 사랑을 나눈다. 이것이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줄거리다. 유부녀가 외간 남자를 사랑한 말하자면 사회적으로는 금기된 사랑이이야기다. 하지만 이러한 도덕적 한계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사랑이 기혼자들을 대리 만족(?) 시켰는지 동양과 서양이라는 공간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공전의 히트를 친 영화가 되었다.

그러나 사실 다리를 주제로 한 러브 스토리의 원조(元祖)는 우리 나라였다. 한국판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라고 할 수 있는 월정교는 760년(경덕광 19) 신라의 수도 경주 월성에 세워졌다. 특히 이 다리가 주목 받는 이유는 ‘누가 나에게 자루 없는 도끼를 빌려 주지 않겠는가? 나는 하늘을 떠 벋칠 기둥을 찍으리라.’ 라고 하면서 거리를 떠돌아다니던 원효 스님과 요석 공주와의 사랑의 이야기가 전해오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스님은 이웃 경산 출신으로 팔공산에서도 오래 동안 수도 하였을 뿐 아니라, 661년 의상대사와 더불어 당나라로 유학을 떠났다가 당황성(남양)에 이르러 한 오래된 무덤에서 잠을 자다가 잠결에 목이 말라 마신물이 날이 세고 보니 해골에 고인물이라 일체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사실을 깨달아 그냥 돌아왔다는 일화를 남긴 분이다.  원효가 보통 승려가 아니라는 것을 눈여겨 보아온 태종 무열왕은 의미 깊은 이 노래를 듣고 그가 파계(破戒)를 원하는 것을 알고 시종(侍從)을 시켜 데려오게 한다. 태종이 무슨 뜻으로 자기를 부른다는 것을  짐작한 원효 또한 월정교를 건너면서 일부러 강에 떨어진다. 물에 젖은 옷을 말린다는 구실로 요석 공주가 머물고 있는 궁으로 들어가 마침내 설총을 낳아 뜻을 이룬 빌미를 제공한 다리이기 대문이다. 문헌상으로 우리니라에서 가장 오래되어 사적 457호로 지정된 다리이자, 원효와 요석 공주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전해오는 이 다리를 복원하기 경주시가 한국전통문학교에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를 의뢰한 바에 의하면 길이가 63, 폭이 12, 높이가 5미터였으며, 교각은 돌, 상판은 나무, 지붕이 덮여 있었다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2010년 쯤 완공되리라고 한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20세기에 비로소 지붕을 덮은 다리인데 비해 월정교는 이미 1,000여 년 전에 지붕을 덮을 만큼 한결 멋을 부렸던 다리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주인공들은 그 후 단 한 번도 만나지 아니하고 애틋한 사랑을 가슴에 묻고 일생을 살았던데 비해, 원효 스님은 신라 불교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고, 요석 공주와의 사이에 태어난 설총은 우리의 고유 문자 ‘이두’ 창안하는 등 국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으니 이야기 역시 더 생산적(?)인 러브 스토리 아닌가.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의 저자인 박상진 교수에 의하면 월정교의 상판(上板)은 느릅나무였으며 재질이 좋아 신라에서도 이 나무를 서민들은 함부로 건축재로 쓸 수 없도록 법제화 하였다고 한다. 서양인들처럼 재질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지 못했을 신라인들이 어떻게 정확하게 용도에 맞게 사용했을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선조들의 나무를 보는 시각이 엄청나게 높은데 대하여 또 한번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왜냐하면 느릅나무는 물 속에서 잘 썩지 아니하여 영국에서는 데임즈 강의 워털루 브리지나 런던 브리지의 교량재로 썼으며 영화 ‘콰이강의 다리’ 역시 느릅나무로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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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7.01.27 20:53

    첫댓글 생산적인 러브 스토리....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와 월정교와의 대비, 참 재미있군요. 선조들의 재질 보는 눈처럼 이 비교 역시 감탄을 자아낼 만합니다.

  • 07.01.28 07:36

    아름다운 얘기네요.월정교의 복원이 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다려야겠네요.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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