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씨름인 스모는 이름 자체가 한국말 씨름의 변형이다. 이민자들에게는 모국어를 대충 얼버무리거나 빼먹는 ‘게으른 혀’ 현상이 있다. 한국말의 ‘라, 리, 루, 레, 로’는 일본말에서 흔히 생략된다. 씨름이 연음되면 ‘씨루므’가 되고 여기서 ‘루’가 생략되어 ‘씨므’가 된다. ‘씨므’는 50음도 일본 가나에 없으니 가나 발음으로 하면 스모가 된다. 구름도 같은 현상으로 일본말에서는 ‘구모’가 된다.
스모가 한국 씨름과 다른 것은 서로 붙잡지 않고 떨어져서 하는 것인데 200년 전만해도 일본 씨름이 붙어서 했다.
NHK 드라마 사카모토료마
고구려 무덤 각저총(角抵)에 씨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떨어져서 하는 것이 보여 붙거나 떨어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일본 씨름판은 도효(土俵)라 하는데 이 한자는 소리를 나타내는 이두이다. 풍(豊)의 일본 발음은 ‘도요’인데 이 ‘도요’가 한국말 고어인 것 같다. 도효는 한국말 도요가 변한 것이다. 한국 새 이름 중에 도요새가 있다. 뚱뚱해서 살이 푸짐한 속성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뚱(뚱)이’가 변한 말이 ‘도요’이다. 일본말 좌부동의 ‘부동’이 원래는 이불의 일본말인 ‘후똥’인데 도요와 같이 뚱(뚱)이 변한 말이다. 도효는 흙이나 모래를 뚱뚱이 넣어 쿠션을 만든 씨름판이다.
스모 선수는 사무라이 상투와는 다른 상투를 트는데 스모마게(相撲まげ)라고 한다. ‘마게’는 한국말 ‘말개’에서 변형된 말이다. 머리를 ‘말은 것’의 의미가 있다. 스모 선수는 든든한 훈도시를 차는데 마와시(回し,まわし)라 한다. 한국말 ‘말으신 이’가 변형된 말이다. 허리를 말은 것의 의미가 있다.
스모 천하장사를 요코즈나(橫綱, よこづな)라고 하는데 한국말 ‘옆구리 줄한 이’가 변형된 말이다. 요코즈나는 챔피언 벨트 같은 금줄을 허리 옆구리에 하게 된다. 사진
선수들이 경기 전 도효에 들어갈 때 소금을 한주먹 뿌린다. 잡된 것을 쫓아내는 의미가 있다. 과학적으로는 살균하는 것이다. 한국 민속에서 잡된 것을 제거하기 위해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다. 한국에서 재수 없는 사람이 가고나면 문전에 소금을 뿌리는데 일본에도 그런 풍습이 있다.
스모에서는 ‘시코(四股-네 넓적다리)’라 하여 경기 전에 다리를 번쩍 들었다 힘차게 내려놓는 동작이 있다. 사람은 넓적다리가 둘밖에 없으니 ‘시코’는 소리를 표현하는 이두이다. 시위한다는 의미 한자는 일본말도 똑같이 시(示)인데 그 시를 써서 ‘시위하는 것’이란 의미의 한국말 ‘시(示) 것’이 변한 말이다. 태껸에도 경기 전에 선수들이 몇 가지 기술을 시범 보이는데 이것을 ‘본데 뵈기’라 한다. 시코는 ‘본데 뵈기’에 해당한다.
선수들이 시합에 열의가 없어 보이면 심판은 핫케요이(はっけよい)라 외친다. 한국말 ‘할거요 (말거요)’가 변한 말이다. 그러거나 “다가! 다가! 다가라! 다가라!”라고 쉴 새 없이 외친다. 서로 다가가라는 순 한국말이다. 핫케요이나 다가라는 너무 순수한 한국말이라 이두조차 없다. 일본 스모협회는 그 의미를 모른다.
상대 선수를 넘기거나 장 밖으로 밀어내면 이기는데 한 선수가 밀어서 상대를 금 밖으로 밀려고 하면 심판은 ‘노콧타(殘った, のこった)! 노콧타!’를 연실 외친다. 금까지는 거리를 ‘남겼다! 남겼다!’를 한국말로 외치는 것이다.
유튜브(http://www.youtube.com/)에서 스모 동영상 한번 보면 이 한국말 외침을 들을 수 있다.